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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먼지 Jan 10. 2024

당신들의 불륜은 사랑이 아니다

한 사람의 영혼을 망가뜨리고 자기만 행복해진 결과에 책임을 


불륜도 사랑이라고 말하는 사람들.


불륜이 사랑이 될 수 없는 가장 큰 하나의 이유는,


"너도 좋고 걔도 좋으니 나는 둘다 포기 못하겠다"는 심산을 먹고 둘 다 가지고 싶은 욕망을 생각에서 끝내는 게 아니라 실천으로 옮긴 것일 것이다. 그럼으로써 원래 지켜야 할 사랑의 의미를 변질시키고 상대방의 영혼과 더불어 자신의 영혼, 그리고 불륜남녀의 영혼까지 망가뜨리게 되기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떳떳하지 못한 타이밍,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는 말을 숨긴 채 일상을 유지하고 싶어하는 그득한 욕심 때문에,

불륜은 사랑으로 인정받을 수 없는지도 모른다.


요즘 불륜으로 기사거리가 도배되는 상황에서 웃긴 점은 이 불륜의 주체들이 꼭 "사랑꾼"인 것처럼 원 배우자,애인을 속여왔다는 사실로 더 치가 떨리는 포인트를 만들어내고 있다는점이다.


배우 장신영과 강경준 부부. 사진출처 뉴스1


강경준은 지난해 12월 상간남으로 지목돼 불법행위로 인한 50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당했다. 강경준에게 소송을 제기한 B씨는 “강경준이 한 가정에 상간남으로 개입해 그 가정을 사실상 파탄에 이르게 했다”라며 “강경준은 (아내인) A씨가 유부녀인 것을 알면서도 부정 행위를 저질렀다”라고 주장했다.

 

 강경준과 A씨는 한 부동산 중개업체에서 함께 재직 중으로 같은 건물, 같은 층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소속사는 “내용을 보니 서로 오해의 소지가 있다. 회사는 순차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전한 바 있다.

이후 이날 오전 스포츠조선은 강경준과 A씨가 나눈 것으로 추정되는 모바일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강경준은 A씨에게 “보고 싶다”, “안고 싶네”, “사랑해” 등의 부적절한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여 파문이 확산됐다.

이에 대해 소속사는 “오전에 올라온 기사 내용을 회사 내부에서 확인하려 했으나 배우의 개인 사생활에 관련된 내용이라 회사에서 답변드릴 부분이 없는 거 같다”라고 밝히며, 강경준과의 전속계약 만료 사실을 알렸다. 그러면서 소속사는 "이번 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사과드린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소속사가 사회적 물의를 사과했다는 것은 아마도 자기들이 확인한 바, 강경준의 불륜이 맞기 때문이겠지.


장신영 배우가 여러 드라마로 한참 주가 올릴 때 그 환한 웃음이 정말 예쁜 사람이었는데, 어느날 너무 빨리 결혼한다 싶더니 아이를 낳고 이혼을 했었다.

그리고 홀로 아이를 키우다가 강경준을 만났을텐데. 방송에서 보여준 꾸밈없는 모습들이 꾸민 모습들이었으려나.

강경준의 텔레그램 메시지 유도는 참으로..... 싸대기 오백대 정도 마렵다.


연인사이를 당당하게 외치며 작품활동을 함께 하고 있는 불륜커플 홍상수감독 그리고 김민희배우


남편 간수 잘하지 그랬냐며 아빠 뻘 되는 아저씨랑 영화도 찍고 상도 받고 운전도 하며 본인은 끝까지 사랑이라며 대담한 행보를 보이는 김민희(대 홍상수 감독)를 보더라도 [배우 대 감독]으로는 정말 좋은 인연일지 모르지만 한 가정을 파탄내고 둘이 누리는 그 자유로운 사랑의 대가는 꼭 감당했으면 좋겠다.



같이 찍은 드라마에서 임신한 와이프를 두고 9살 어린 배우랑 불륜을 해놓고 와이프랑 이혼을 하고도, 산 속으로 들어가 여자 배우들과 산속동거를 하고 있는 히가시데 마사히로나(대 카타카 에리카 배우)나.


불륜으로 이혼하고 산속 칩거중인 히가시데마사히로와 그의 전부인 와타나베 안(좌)과 불륜녀 카타카 에리카(우)


뻔뻔함과 야비함에 대한 처벌이라는 게 어쩌면 꼭 지금은 아니더라도 나중에 그들이 가장 행복한 순간에 내려진다면 좋을 것 같다.


[행복과 불행의 총량은 정해져있으니까]


저들이 불륜으로 저지른 자기만의 행복은 언젠가 그들이 가져갈 불행으로 갚아질테니까.


어디 연예인 뿐이겠나.


"남편 말고 잘생긴 남자한테 관심없어?"


"너는 결혼한 지 5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남친이 없어?"


"우리 엄마 동창회 나가면 요새 남친 없냐고 놀린대."

....


그런 세상이 되어버렸다. 지고지순한 사랑꾼들은 어딘가 부족하고 모자라보이는 사람처럼 만들어보이는,

욕망덩어리들에게 한심한 취급을 받는.

그런데 뭐, 사실 그들에게 한심한 취급을 얼마나 받든지 개의치 않는다.

나는 결혼이라는 걸 했고, 내 남편이 나를 때린다던가 어딘가에 중독되어 있다던가 한 사람이 아니라 그저 평범하게 나와 같이 이 험한 세상 걸어가고 있는 의리있는 친구이기 때문에 굳이 다른 욕망을 표출해낼 일이 없다.

(아 꿈속에서 서인국과 송중기 꿈을 꾸는 것은 별개이다, 남편은 본인도 여자연예인 꿈을 꾸면서 내가 서인국 꿈을 꾼 걸 얘기하면 괜히 서운해함)


아이있는 동창생의 불륜이 7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는 걸 알았을 때, 나는 그녀에게 말한 적이 있다.

"이혼을 차라리 하고 만나는 게 어때? 왜 좋아하는 남자는 따로 있으면서 남편이랑 헤어지지 않아? 애 때문이야?"

"아니, 꼭 그렇다기보단, 그냥 좋은게 좋은거지. 뭐하러 이혼을 해."

불륜남 역시 유부남에 아이가 있는 비정상인이라고 생각하니, 나는 솔직히 이 두 사람의 욕망이 영원하지 않기를 바란다.

"너 지금도 젊고 예쁘고 돈많은 거 다 알아. 그 남자도 아마 그런 부분이 더 매력적이라 생각할거고. 그런데 진짜 그럴 일 없겠지만 만에 하나 사고로 니가 팔다리 한쪽씩 다 잃고 돈도 없는 그런 여자가 되었을 때, 그 때도 그 남자가 널 봐줄까? 난 아니라고 봐. 그 남자는 널 떠나도 니 남편은 널 지켜줄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어. 그러니까 정리 못하겠으면 차라리 이혼을 하고 만나."

그녀는 그냥 웃었다.


"나 그냥 얘 남편한테 말해?"

"냅둬 그냥 둬. 끼지마."

불의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내 성격에 남편이 말린 이유는 

첫째. 남의 가정사에 함부로 끼었다가 정작 그들에게 아무렇지 않고 너만 아작나는 수가 있다.

둘째. 그 쪽 남편도 어떤 상황인지 모르고 남편이 너의 지인도 아니면서 함부로 나서지 마라.

셋째. 치정에는 절대 끼지마라.

이 정도가 이유였다.

최근엔 사는 게 바빠 연락 자체를 1년 넘게 끊고 지내고 있어 그녀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

굳이 먼저 연락할 정도의 사이도 아니므로.

다만 그녀가 이혼했다는 소식이나, 불륜남과 헤어졌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그렇게 됐구나, 하고 말 일이다.


일전에 시댁에서 시어머니랑 장난으로 이야기하다가 나온 게 있었다.

"이이 사주를 봤는데 뭐 첩이 두명이나 세명이나 아무튼 여자 조심하라는 얘기가 나오는거에요. 그래서 제가 웃으면서 아이고 우리남편 부럽다, 그랬어요!"

어머님은 얜 도대체 뭘까 싶으셨을 것 같다.

"근데요 어머님 저는 이혼은 그냥은 안해줘요....."

내가 이혼을 기쁘게 해줄 날은 아마도,

남편이 자기만의 2세를 정말 책임감있게 키울 준비가 됐다며 나를 진심으로 떠나고 싶어할 때.

그의 새로운 가정을 응원해줄 수 있을 즈음. 그 뿐.

평생 오지 않았으면 하는 순간이 내게도 찾아올 수 있기 때문에.(덕구의 사고처럼)

결혼 전부터( 21살부터) 딩크 99%(1%는 내가 독일에 나가 살 수 있으면 낳겠다는 그런 생각때문) 였던 나와 달리 딩크 성향이 반반이었던 남편은 최근 90%이상으로 딩크가 굳어졌지만, 남자 나이 40살이 되면 자신의 뿌리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는 시기가 다가온다고 하니 나는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것이다.


바람을 피우고 불륜을 저지를 거라면 나와 끝내는 것이 맞을텐데, 그 사람 불륜녀가 될지도 모르는 또다른 이성을 내 눈으로 직접 보지 않고는 순순히 물러나줄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에.

다만 지금 남편에게 "나만큼 널 잘 알고 있는 여자는 없을거야"라는 말을 가끔 한다.

그리고 남편도 끄덕인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남편과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집 가는 길에 들러 사가는 간식들이나, 갑자기 틀어놓는 음악 같은 게 남편이 소스라치게 놀랄만큼 일치할 때가 많이 있다.


"아 나도 피자 땡기던 참이었는데"

"어? 나 바나나우유 먹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헐? 나 방금 그 노래 머릿속으로 흥얼거리고 있었는데"


우리가 천생연분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아직은 창창한 가시밭길을 같이 걸어가줄 수 있는 좋은 동료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리고 나는 이 좋은 동료이자 내 사랑, 내 삶의 반을 위해

오늘도 밥을 짓고, 나와는 상관없던 가게를 돌보고, 우리와의 작은 결실,복구덕구와 함께 삶을 맞이하고 있다.


누군가와의 사랑이 많이들 힘들지 않길. 힘들었다면 그만큼 더 행복해질 수 있길.

사랑의 유통기한이 지났어도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품고 가줄 수 있는 진짜 사랑들을 하기를.

올해는 조금 따뜻한 2024년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점심은 수제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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