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내 통장엔 천만 원도 없을까]
우리가 대출에 대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어른들에게 물어보면 반응이 극과 극으로 나뉜다. 누군가는 좋다고 말하고, 또 어떤 이는 한없이 위험하니 조심하라고 한다. 그중에서도 ‘대출은 위험하다. 최대한 받지 않는 게 좋다.’ 고 하는 비중이 훨씬 높다. 왜 그럴까? 정말 대출은 위험하고 나쁜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은 ‘대출을 사용하려는 목적과 이자 감당 가능 여부에 따라 다르다.’로 할 수 있겠다. 대출이 마냥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올바르게, 잘 사용하지 못한다면 대출금이 내 숨통을 조여 오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또한 빚을 감당하기 위해 장기적인 시야를 갖지 못하고 단기적인 시야만을 갖게 되기에 발전적인 삶을 살기도 어려워진다. 즉, 돈에 삶이 묶이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피해야 할, 사용하지 말아야 할 나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우선 명확히 전하고 싶다.
대출은 올바르게 사용한다는 가정하에, 자본주의 안에서 우리에게 가장 큰 무기가 될 수 있다. 돈만큼, 아니 어쩌면 돈보다 더 소중한 ‘시간‘을 획기적으로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현시점에 온전히 내가 갖고 있는 돈만으로 할 수 없는 것을 할 수 있게끔 만들어주는 ‘지렛대’ 역할을 대출이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출을 ’레버리지‘라고 말하기도 한다.
학자금 대출을 예로 들어보자. 지금 당장에는 입학금과 등록금이 없어서 대학교를 진학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학자금 대출을 활용하면, 현재 재정상황으로는 진학할 수 없었던 학교에 진학할 수 있다. 대학교 진학을 바탕으로 더 높은 성취를 달성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는 ‘지렛대’ 역할을 학자금 대출이 해준 것이다.
(물론 요즘은 대학교를 졸업하지 않고도 성과를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이 너무나도 많고, 꼭 대학교를 졸업해야만 그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또한 입학금과 등록금을 모아서 대학교에 진학을 하게 되면 돈을 모으는 기간 동안 입학이 뒤로 밀리기에 시간을 허비할 수밖에 없는데, 학자금 대출을 활용함으로써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다. 이처럼 대출은 잘만 활용하면 많은 이점을 갖고 있다.
대출을 ‘올바르게’ 사용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흔히 대출을 양날의 검이라고 한다. 잘 쓰면 굉장히 효과적이지만, 잘 쓰지 못했을 경우에는 치명적인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출을 발생시켰을 때의 상황을 꼼꼼하게 계산해봐야 한다. 그리고 금리 변동 등 우리가 쉽게 예상하거나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이 분명 있기 때문에 무리해서 대출을 받으면 안 된다. 소위 ‘영끌’을 절대 하면 안 된다.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서 감당이 안되기 시작하면, 현생은 말 그대로 지옥과도 같이 변한다. 이를 정말 정말 명심해야 한다.
앞으로 말하는 좋은 대출은 감당 가능한 선에서 무리하지 않고 대출을 활용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대출이라고 해서 모두 다 같은 대출이 아니다. 대출에는 좋은 대출과 나쁜 대출이 있다. 좋은 대출은 성장과 발전을 위해 사용하는 대출이고, 나쁜 대출은 ’사치 등 당장의 만족만을 위하고 미래에 긍정적인 영향을 전혀 주지 않는 곳에 사용하는 대출이다.
그러면, 좋은 대출에는 어떤 대출이 있을까? 대표적으로 학자금 대출, 주택담보대출, 투자를 위한 레버리지로 활용하는 대출 3가지가 있다.
먼저, 앞서 예시를 들었던 학자금 대출이 있다. 물론 학자금 대출을 받지 않고도 학비를 감당할 수 있는 게 제일 좋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일반적인 대학생 나이대인 20대 초중반에 학비를 모두 감당할 만큼 통장 잔고가 여유가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또한 부모님으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미래를 위해 준비하고 성장과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학자금 대출은 투자 개념으로도 볼 수 있으며 좋은 대출이라 할 수 있다.
그다음으로는, 내 집 마련을 위한 주택담보대출이 있다. 부동산, 내 집 마련에 대해서, 특히 그 구매 가격과 시점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안정적인 측면으로 봤을 때, 무주택자보다는 내 집 1채는 소유하고 있는 것이 좋다. 우선 거주의 안정성을 확보함으로써 약 2년마다 이사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 있고, 또 자녀들이 학교에 다니고 있다면 전학을 수시로 다니지 않아도 된다. 여기에 더해 주택은 자산으로써 인플레이션에 대항할 수 있는 힘을 준다. 즉, 거주의 안정성과 자산으로써의 역할을 하게 해주는 내 집 마련을 위한 주택담보대출도 좋은 대출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꾸준한 공부와 정확한 분석을 바탕으로 하는 투자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대출은 좋은 대출이다. 좋은 투자, 공부를 바탕으로 하는 투자는 시작하기 이전부터 안전마진을 확보한 상태로, 즉 돈을 잃을 확률을 낮게 세팅한 상태로 시작한다. 그리고 예상 수익률을 계산하여 진행하게 되는데, 이때 자본금이 너무 적어서 투자를 진행할 수 없는 경우에 대출을 ‘지렛대’(레버리지) 삼아 활용할 수 있다. 물론 투자를 위한 대출이 좋은 대출이기 위해서는, 절대 공부가 되지 않은 상태이거나 주변에서 들리는 소문에 의해서 하는 투기적 성격을 띠지 않아야 한다. 조금이라도 투기적이라는 생각이 들면 절대로 대출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
나쁜 대출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당장의 만족만을 생각하고 성장이나 발전 등 긍정적인 영향을 전혀 주지 않는 곳에 돈을 쓰기 위해 받는 모든 대출’이다. 나쁜 대출은 돈이 들어가는 대상에 따라 규정되지는 않는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예를 들어 명품을 산다고 전부 다 나쁜 대출은 아니라는 것이다. 명품을 구매함으로써 그 경험을 통해 동기부여를 받아 본인의 일이나 사업에 열중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명품 구매를 위한 대출은 좋은 대출이다. 비슷한 개념으로 피부과 시술이나 성형수술을 통해서 자신감을 회복하고 이를 바탕으로 도전을 하고 결과물을 낸다면 여기에 투입된 대출은 좋은 대출이다.
(그래도 웬만하면 명품 구매나 시술, 수술을 위해 대출까지는 활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 경험을 좋은 쪽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사람보다 그렇지 않고 쇼핑 중독, 성형 중독 등 좋지 않은 쪽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월등히 많기 때문이다.)
대출은 위험한 것인지, 좋은 것인지에 대해 알아보고 또 좋은 대출과 나쁜 대출, 그리고 대출을 활용하고자 할 때의 유의해야 할 점에 대해 알아봤다. 다음 글에서는 우리가 돈을 모으지만, 자본주의에서 통장에 찍히는 잔고보다 더 중요한 것들에 대해 나눠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