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녀와 함께 흰색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는 것 같았다
따뜻한 햇살이 유리창 너머로 스며들었다.
주말 오후 동네의 작은 카페는 여유로운 공기로 가득했다.
창가 자리에는 미리 도착한 지현이 책 한 권을 펼쳐놓고 있었다.
잠시 후 밝은 미소와 함께 여유가 들어왔다.
"지현아!"
그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그녀에게 옮겨졌다.
한 주간 쌓였던 피로가 그녀의 미소 하나에 풀리는 듯했다.
"여기야"
여유는 익숙하게 맞은편 의자에 앉아 가방에서 공책과 필기구를 꺼냈다.
"오늘도 공부할 거 많지?"
"응 근데 너 보니까 공부보다는 놀고 싶어지는데?"
지현의 장난스러운 농담에 여유가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오늘 열심히 하고 나중에 보상으로 디저트 먹자ㅎㅎ"
지현도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오늘은 꼭 케이크 먹자"
두 사람은 그렇게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중간중간 서로가 모르는 부분을 물어보며 집중하던 시간이 지나자 여유가 길게 기지개를 켰다.
"아~ 집중하니까 조금 피곤하네"
"나도 그래 잠깐 쉬자"
지현이 책을 덮고 창밖을 바라봤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들이 기분 좋은 소리를 냈다.
잠시의 침묵을 깨며 여유가 말했다.
"지현아 우리 다음엔 어디 놀러 갈까?"
그의 눈이 반짝였다.
"음 제주도 어때? 난 제주도 바다가 그렇게 예쁘다는데 한 번도 못 가봤거든"
여유의 얼굴에 금세 설렘이 번졌다.
"좋아! 제주도 가면 바닷가에서 꼭 사진찍자! 그리고 한라산도 올라가 보고 싶어"
"그래 정상에서 같이 사진 찍자 난 네가 가져온 카메라로 예쁜 사진 많이 찍어줄게"
둘은 그렇게 마주 보며 소소한 여행 계획을 나누기 시작했따.
제주도에서 시작된 대화는 점점 더 다양한 이야기로 퍼져갔다.
"지현아 나 사실 작은 꿈이 있어"
여유가 조금 수줍게 말을 꺼냈다.
"응? 뭔데?"
"나중에 대만에서 작은 카페를 열어보고 싶어 아주 조그마한 곳이어도 괜찮아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고 내가 직접 만든 디저트도 팔면서"
지현은 그녀의 말을 들으며 작은 미소를 지었다.
"멋지다ㅎㅎ 그럼 내가 매일매일 네 카페 가서 커피 사 마셔줄게 단골 소님 1호 예약이야!"
"정말이야?"
"당연하지! 심지어 커피갑쇼은 두 배로 내줄게ㅎㅎ"
여유는 웃으며 장난스럽게 손가락을 흔들었다.
"커피값은 정가만 받을게ㅎㅎ"
둘은 다시 밝게 웃었다.
카페 안이 그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그렇게 작은 꿈을 고유하며 둘은 서로에게 조금 더 가까워지는 걸 느꼈다.
잠시 후 주문한 디저트가 테이블 위에 놓였다.
지현이 휴대폰을 들어 여유에게 다가와 함께 셀카를 찍었다.
둘의 밝은 표정이 화면 속에 담겼다.
"잘 나왔다 그치?"
지현이 보여주는 사진을 바라보며 여유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우리 진짜 행복해 보여 앞으로도 이런 사진 많이 찍자"
그 말에 지현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자은 순간들 많이 남기자 나중에 사진첩 가득히 채워서 서로 가족한테도 소개해주고!"
"좋다 내 가족한테 지현이 소개할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
여유의 진심 어린 말에 지현도 마음이 따뜻해졌다.
"나도 우리 가족들도 너 만나면 정말 좋아할 거야"
그들의 대화 속에서 '우리'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많아졌다.
그 작은 변화가 두 사람에겐 무엇보다 소중했다.
시간이 흐르고 카페를 나서며 지현이 여유의 손을 살짝 잡았다.
"오늘 우리가 한 얘기들 다 이루자! 하나씩 천천히 같이"
여유는 지현의 손을 살며시 더 꽉 자븡며 미소 지었다.
"응 꼭 그렇게 하자"
그들이 꿈꾸는 미래는 크지도 거창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둘에게는 더 없이 따뜻하고 설레는 그림이었다.
작은 카페의 문이 닫히고 두 사람은 서로의 손을 잡은 채 천천히 골목을 걸었다.
어둑해진 하늘 아래 두 사람의 웃음소리가 작게 울려 퍼졌다.
그날 이후 두 사람의 마음속에는 함께 그린 작은 미래가 선명하게 자리 잡았다.
그리고 그 미래를 향한 설레는 여정이 이미 시작되었다는 것을 두 사람 모두 느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