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했던 모든 사랑이 나의 모든 것을 물들였던 것 같다
고요한 새벽이었다.
지현은 창문을 살짝 열고 깊은 밤의 공기를 들이마셨다.
달빛이 방안으로 조용히 스며들고 있었다.
휴대폰 화면에는 조금 전 여유에게 보낸 메시지가 떠 있었다.
"잘 자 좋은 꿈 꿔ㅎㅎ"
메시지는 아직 읽히지 않았다.
새벽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는 휴대폰 화면을 몇 번이고 바라보았다.
창밖의 달을 멍하니 바라보던 지현의 입가에 작은 웃음이 피어올랐다.
"참 이상하지..."
혼잣말로 조용히 중얼거렸다.
"예전엔 혼자인 게 당연했는데 이제는 이렇게 네 답장을 기다리고 있네"
창문 틈으로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이 어깨를 스쳤지만 지현은 조금도 춥지 않았다.
오히려 가슴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따뜻함이 그를 감싸고 있었다.
그의 기억 속에 여유와의 첫 편지가 떠올랐다.
"안녕하세요 저는 대만에 살고 있는 여유예요!"
그 짧은 문장이 긴 여정의 시작이었을 줄은 그때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처음으로 여유의 얼굴을 직접 보았던 순간의 설렘
서툰 발음으로 웃음을 터뜨렸던 날들
길게 손잡고 걷던 늦가을 골목길
공부가 잘 안 되어 같이 먹었던 디저트와 차가웠던 카페의 유리잔까지...
지현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 모든 순간이 생생히 떠올랐다.
함께 웃고, 고민하고, 서로의 손을 잡았던 순간들은 어느새 지현의 마음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작은 일상이 주는 행복을
사랑이 주는 따뜻한 위로를
그리고 누군가와 함께라면
하루하루가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지현은 이제 알았다.
눈을 다시 떴을 때 지현은 달빛을 응시하며 깨달았다.
'사랑이 나를 이렇게나 바꿔놓았구나...'
이제는 혼자인 시간을 견디는 것이 아니라
여유와 함께 있는 시간을 기다리고
내일의 작은 행복들을 기대하게 된 자신을 바라보았다.
예전의 지현은 상상할 수 없던 변화였다.
어쩌면 그것이 바로 사랑이 가진 진자 힘일지도 몰랐다.
지현은 다시 한번 휴대폰을 바라보았다.
"지현아 나도 이제 잘 거야 좋은 꿈 꿔!"
여유의 답장이 도착했다.
짧은 한 줄에 지현의 마음이 다시금 따뜻하게 채워졌다.
지현은 책상 앞에 앉아 서랍을 열고 작은 메모지를 꺼냈다.
조금 망설이다가 펜을 들어 조심스레 글을 쓰기 시작했다.
'미래의 나에게'
오늘 나는 사랑이 무엇인지 조금 더 알게 됐어
거창한 약속이 아니라 소소한 일상과 대화
그 안에서 웃고 울었던 순간들이 사랑이라는 걸
사랑은 나를 조금 더 용감하게 만들었고
나를 혼자가 아닌 '우리'라는 단어로 살아가게 했어
앞으로 어떤 길을 걷게 되더라도
오늘 내가 웃을 수 있었던 이유를 절대 잊지 말자
그리고 가끔 힘들어질 때면
지금의 행복했던 순간들을 다시 떠올리며 웃을 수 있기를
지현은 편지를 접어 책상 깊숙이 넣었다.
언젠가 먼 미래
이 편지를 다시 열어볼 날을 상상하며 입가에 작은 미소를 머금었다.
지현은 다시 침대에 누워 창밖의 달을 바라봤다.
그리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도 내 마음이 너에게 닿길 바랐다."
달빛은 조용히 방안을 물들이고 있었다.
지현은 마음속으로 짧게 다짐했다.
앞으로의 자신을 그리고 자신을 바꾼 이 사랑을 절대 잊지 않고 살아가겠다고
지현은 달빛 아래에서 천천히 눈을 감았다.
마음속으로 다시 한번 고백하듯 중얼거렸다.
"사랑은 나를 물들였고 나는 그 빛으로 조금 더 따뜻해졌다."
그날 밤
지현의 마음속엔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한 빛이 가득했다.
그것이 바로
사랑이 지현에게 준 가장 큰 변화였다.
그리고 그 따뜻한 빛은
지현뿐만 아니라 지금 이 글을 읽고 있을 당신의 마음까지도 닿기를
지금 당신의 하루도 누군가의 사랑으로 조금 더 따뜻해지기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