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그녀의 온기로 완성된 삶

그녀의 온기가 나의 빈 공간을 따뜻하게 채워줬던 것 같다

by 여유한잔

시간이 제법 흘렀다.


여전히 익숙한 그 카페


지현은 창가에 앉아 천천히 책장을 넘기고 있었다.


따뜻한 햇살이 카페 안을 은은히 채웠다.


가끔 책장을 넘기다가도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는 습관이 생겼다.


그런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때면 지현은 자연스레 미소를 지었다.


예전에는 혼자 앉아 있는 시간이 마냥 길고 외롭게 느껴졌는데


이제는 그 시간마저도 따뜻했다.


잠시 책을 덮고 창밖을 바라보자


예전 이 자리에서 여유와 함께했던 순간들이


다시금 지현의 마음에 스며들었다.


처음 그녀의 편지를 받고


낯선 나라의 친구와 작은 이야기를 나누며 설레었던 때부터


처음 얼굴을 마주하고 부끄럽게 인사를 나누었던 순간


함께 공부하고 함께 웃으며


사소한 행복들을 만들어가던 순간까지


그 모든 기억들이 지현에게는 선명하고 따뜻했다.


지현은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그녀를 만나기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무엇이 다를까?"


답은 간단했다.


여유를 만나기 전, 지현은 삶의 행복을 너무 먼 곳에서 찾고 있었다.


커다란 꿈, 큰 성취, 특별한 순간만이 행복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이제 그는 알았다.


사랑이라는 건 크고 거창한게 아니라는 것을


그저 일상 속에 스며드는 작은 온기라는 것을


누군가와 함께할 때의 설렘


누군가와 헤어졌을 때의 그리움까지


모든 순간이 다 사랑이었다는 것을


지현은 카페에서 나오며 가벼운 걸음으로 길을 걸었다.


길가에 핀 작은 꽃들


지나가는 사람들의 밝은 웃음


가벼운 바람이 주는 기분 좋은 느낌까지


이제 그 모든 것이 그에게는 새롭게 다가왔다.


사랑이 그의 눈을 열었고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마음에 따뜻한 온기를 심어주었다.


지현은 여전히 그녀를 만나기 전과 같은 일상을 살아가고 있었지만


이제 그의 삶은 완전히 다른 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것은 '사랑'이라는 온기였다.


집에 돌아온 지현은 책상 위에 놓인


작은 사진 액자 속의 여유를 바라보았다.


두 사람이 함께 웃으며 찍었던 사진


언제 봐도 환한 미소가 담긴 사진이었다.


지현은 사진을 보며 조용히 말했다.


"너 덕분에 이제 난 더 이상 혼자가 아니야"


그리고 작게 덧붙였다.


"고마워"


사진 속 여유의 미소가


지현의 말에 화답이라도 하듯


조금 더 밝게 느껴졌다.


지현은 책상 서랍을 열어 작은 편지지를 꺼냈다.


펜을 들고 잠시 망설이다가 천천히 글을 적기 시작했다.


여유에게


네가 내 삶에 머문 시간은 얼마나 특별했는지 몰라

네 덕분에 나는 웃는 법을 알았고

혼자서도 행복해질 수 있는 사람이 되었어


네가 준 이 온기로 나는 삶을 더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고

그 따뜻함을 이제는 다른 누군가에게 전해주며 살아가고 싶어


너와 함께했던 모든 순간이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준 소중한 시간이었어


언젠가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이 편지를 펼쳐볼 때면

오늘의 이 따뜻한 기억을 떠올리며 웃을 수 있기를


지현은 편지를 접어 다시 서랍 깊숙이 넣었다.


언젠가 먼 훗날


이 편지를 다시 펼쳐볼 순간을 상상하며


지현의 마음이 다시 한번 따뜻해졌다.


창밖에 어둠이 내려앉고


하늘에는 달이 떠올랐다.


지현은 창가에 서서


조용히 달을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도 네가 행복하길 바랄게"


달빛이 그를 조용히 감쌌다.


그녀의 온기가 여전히 지현의 삶을 완성하고 있었다.


지현은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앞으로 살아갈 날들 동안


이 온기를 품고 살아가겠다고


그녀 덕분에 물든 자신의 삶을


더욱 사랑하겠다고


지현의 마음속엔 이제 외로움 대신


따뜻한 온기가 가득했다


그리고 그는 알고 있었다.


이 온기로 완성된 삶이


바로 자신이 오랫동안 찾았던 행복이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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