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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브와뽀빠이 Aug 01. 2024

To be discussed

never ending but sooner or later

  한국을 떠난 후로 내가 거주해 온 나라들은 외국인들이 많이 사는 곳이다. 특히 현재 내가 거주하고 있는 이곳은 외국인의 인구 비중이 29%에 달하는 곳이다. 그래서 이방인으로 살아가기에는 전혀 이질감도 없고, 불편함은 더더욱 없고, 법 테두리 안에서 안전하게 잘 지낼 수가 있다. 짧게는 2-3년, 길게는 5 년 정도 되면 주위에 있는 지인들이 아주 자주 바뀌게 되는 그런 불편함(?) 낯설감이 늘 존재한다는 것 빼고는 말이다. 새로운 사람들 만나고 새로운 경험과 문화를 알아가고 즐기기에는 너무나도 좋은 환경이지만, 나 같은 I형 인간에겐 한 번 마음을 열려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한 번 열리면 홍수같이 내 마음을 쏟아내게 되는데 그런 인연들이 2-3년 후면 떠나니 아주 힘든 공간인 셈이다. 하지만 이런 생활 총 15년 차에 이제는 요령이 생겨 나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내 마음의 강도를 조절하는 방법도 알게 되었다. 떠나는 자들은 새로운 변화를 기뻐하며, 바쁘게 떠나가나 남는 자는 언제나 그렇듯 텅 빈 공간이 적적하고 그립고 무력해지는 법. 우리는 언제쯤 떠나는 자가 될 것인가에 대해 언제나 고민해 왔고, 머리로는 언젠가는 떠나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이곳에서의 생활이 너무나 만족스럽고 이렇다 할 trigger가 생기지 않아 여전히 행동에 옮기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따금씩 처해지는 상황, 비자완료일이 다가온다거나 covid 같은 예상치 못했던 상황들이 발생하게 되는 순간들을 겪어내면서 모든 일이 계획대로 움직이지는 않는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면서 동시에 그래도 계획이라는 것을 세우자라며 우리의 인생에 청사진을 그려본다.


 베이징에서 시작된 만리장성같이 긴 인연의 고리의 정착지가  마테호른의 나라 스위스인 것은 확실하나,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여전히 to be discussed....


*이 글을 마지막으로 연재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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