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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로 May 09. 2024

나를 돌아봐 그대 나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풀꽃> - 나태주 -


 나도 그래요.


하루는 아이가 진지한 얼굴로 물어봅니다. 작년과 달리 학교 생활이 즐겁지가 않다고요. 5학년이 된 후에 선생님이 조금 엄해지신 모양입니다. 하루동안 거의 웃지 않는다는 선생님에게 적응하는 것이 조금 어려운 것이죠. 쉬는 시간 왁자지껄 수다가 금지되고 나서, 친구들과 장난을 치다가 몇 번 혼난 탓에 꼬마 녀석은 더욱 의기소침합니다. 4학년 담임 선생님과의 기억이 너무 즐거웠던 탓도 있는 것 같은데, 아이는 자신이 나쁜 학생이 된 건가 하고 걱정하네요.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 첫 중간고사를 치른 딸아이의 한숨이 하루를 덮습니다. 공부는 엉덩이로 하는 것이라고 자신을 다그치고, 오랜 시간 준비한 것에 비해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아요. 스스로 알아서 하는 모습이 참 이쁘고 기특할 뿐인데, 본인은 못내 아쉬움이 남나 봐요. 미안하다며 구구절절 편지를 쓴 녀석의 마음이 온기로 가득 찰 수 있도록 녀석을 꽉 안아 줬습니다. 이쁘게 크고 있는 아이가 저는 고마울 따름입니다.


 그러고 보면 저도 그래요. 어울림과 배려라는 태도에 너무 집착할 때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타인을 의식할 때가 많아요. 그것이 나쁠리는 없습니다. 점차 세분화, 개인화되고 있는 이데올로기 속에서 공동체인들에게 필요한 자세이기도 해요. 사회적 통념. 중요합니다.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니까요.


하지만 스스로도 잘 챙겼으면 좋겠습니다. 내 마음을 자주 들여다 보고, 나를 귀하게 여기는 태도도 익혔으면 좋겠어요. 나를 먼저 사랑하고 스스로를 보드 담은 다음에야 진심 어린 마음이 확장될 수 있습니다. 이익과 탐욕을 추구하는 것과는 분명 다른 마음가짐이고, 그것은 매우 존엄한 태도예요.

  

 피곤하고 많이 힘들죠? 어제와 지난주 그리고 지난달까지도 모두 수고 많았습니다. 오늘은 '너'가 아니라 '나' 스스로를 조금 더 바라보고 싶어요. 어떤 것이 즐거웠고, 어느 부분이 아쉬웠는지에 귀를 기울여 봅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나도, 너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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