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따라 욕망하고 미워하고
남들처럼 상처내며 살던 어느 날, 영혼을 보았다.
뒤늦게 만난 나의 영혼은
더께가 앉고 상처로 패여
그 처참함을 되돌릴 수 없을 것 같았다.
차라리 눈 감아 외면하고 싶었다.
그 때에 나를 일으킨,
"자기를 되돌아 보아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성질이
바로 부처가 될 수 있는 기질이라는 것을
꿰뚫어 보아야 한다.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떠나
따로 부처가 될 수 있는 기질이 있는 것이 아니다."
미워함의 독성을 알아야
사랑의 해독 작용을 알게 되고,
아둔하여 상처 입어 보아야
미리 헤아리는 지혜를 찾게 되고,
욕망하다 막다른 길에 닿아 보아야
비우고 돌아서는 법을 배우게 되니,
욕망과 어리석음과 두려움을 떠나
어디서 지혜로울 힘을 얻을까
그러니 지금 여기,
상처 입고 패이고 곪은
이 모습을 딛고 일어서자,
여기서부터 시작하자.
# 인용 출처 : “달마어록”(문화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