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 마음이란 무엇인가 - 6
의식을 이해해야 하는 이유
앞에서 간략히 의식에 관해 언급했다. 물론 우리가 경험하는 '정신 현상'은 의식 뿐 아니라, 뇌와 백魄, 영靈 등 다양한 존재 구조가 통합적으로 협응한 결과로 나타난다. 그래서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려면 의식 뿐 아니라 뇌나 다른 에너지 장의 역할까지가 충분히 해명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의식'의 기능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데, 그것은 사람들이 흔히 '마음 근육'이라 부르는 것의 실체가 의식이라서, 이를 이해하는 것이 마음 활용의 관건이 되기 때문이다. 또, 우리가 자유의지를 발휘할 수 있는 것도 의식 덕분이다. 그러니 내 마음을 이해하고 활용한다는 것은 결국 의식의 기능을 이해하고 활용한다는 말과 같다.
조건 반사를 발견한 파블로프는 1904년 노벨상을 받으면서 “우리 삶에서 유일한 관심거리는 우리의 심리적인 경험”이라고 했다. 그의 말대로 우리가 무엇을 경험한다는 것은 결국 의식에 나타나는 감각질을 경험한다는 뜻이다. 행복의 요소로 거론되는 '쾌快/불쾌'의 본질도 결국은 마음에 주어지는 감각적 느낌이고, 가슴이 아프다는 느낌도 의식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로봇을 만들기 위한 인지과학이 아니라, 인간을 행복하게 하기 위한 인지과학이라면 '뇌' 못지 않게 '의식'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현대인에게는 '심리적 고통'이 '생물학적 문제'보다 더 큰 관심사다. 육체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데도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 보면, 의식이 갖는 주관적이고 내면적인 경험의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인류의 행복과 복지를 위해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지 알 수 있다.
그러니 이제 '뇌'를 떠나 '의식' 자체의 기능과 작용에 관심을 기울여 보자.
인식의 정의와 조건
의식이 작동하는 방식을 개괄하기 위해 예컨대, 피부 위로 개미가 한 마리 기어가는 상황을 생각해 보자. 감각이 예민한 분이라면 곧바로 피부가 간지러움을 '의식'할 것이다. 하지만 조금 무딘 사람은 아무것도 의식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즉, 이 사소한 관찰은 자극이 주어진다고 해서 그것이 곧바로 마음 안에 들여지는 것은 아님을 보여 준다. 나의 존재에 주어진 자극이 '정보'로 처리되기 위해서는 먼저 이 정보가 '마음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이를 '인식'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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