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로 돌아가더라도 무조건 다시 시험 공부를 할거야
고3 수험생 시절 내 책상 앞에는 'XX 대학교 16학번 XXX’ 가 적혀있었다. ”시험만 합격한다면 살도 빼고 화장하고, 예쁜 옷 입고, 남자친구도 사겨야지…“ 라고 다짐했다. 마침내 내가 원하는 대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지만, 대학교안에서는 겉에서는 절대 볼 수 없었던 취업난 등의 문제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노무사 수험기간공안 공부했던 스터디카페 내 책상 앞에는 또 다시 '31기 공인노무사 XXX' 가 적힌 포스트잇이 붙여지게 되었고, 나 뿐만이 아니라 우리 가족 모두가 '합격'이라는 하나의 소원을 염원하며 지냈다. 기대와 간절함이 정말 높았던만큼, 1년10개월 만에 합격을 할 수 있었고, 합격 후엔 모든 것이 내 세상인 것 마냥 놀고 즐겼다. 그러나, 실제 근무를 함으로써 '진짜' 노무사가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던 것 같다.
기대와 환상은 '양날의 검'이다. 더 열심히 하게끔 동기부여제가 되지만, 또 한편으로는 보상심리를 가져다준다. 어렸을 때부터 환상적인 동화들을 많이 읽었던 탓인지, 백설공주가 어려운 날을 보내다가 결국 멋있는 왕자님을 만나 결혼하는 해피앤딩으로 끝나는 것처럼 나도 그럴 것이라는 꿈을 품곤 한다.
하지만 목표를 달성했을 때부터는 진짜 '현실판‘ 진입이다. 그동안 좋은 것, 꿈만 그리면서 지내왔다면, 목표를 달성한 후부터는 그럴 수가 없다. 그래서 실제 현실을 맞닥뜨렸을 때,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대비한 '대응책 마련' 이 필요할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생각한 것들은 다음과 같다.
1. 허상에만 머물러있지 않기
현실에 나온 이상 이제는 현실이라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 그간 인터넷, 주변 지인 등을 통해 한정된 정보만을 받아 왔고 그 중 나쁜 정보들은 대부분 필터링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드라마가 아닌 현실판이다. 좋고 나쁜 것들을 다 느낄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자각하고 적응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2. 목표 달성하기 이전을 생각하기
그간 절실하게 바래왔던 목표는 절대로 괜히 생긴 것이 아닐 것이다. 이 직업에 대해 나 또한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느꼈지만, 이 자격증을 취득한 것에 대해서는 절대 후회가 없다. 합격을 함으로써 받았던 여러가지 이점들이 있기에 다시 대학생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시험 공부를 또 할 것 같다. 그래서 현실에 좌절하지 않고, 그동안 느꼈던 장점들을 다시금 떠올리면서 현실에 적응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수험생 때 내과를 방문했을 때, 의사 선생님께서 내게 해준 말이 있다.
“무슨 시험 공부 하세요?”
“노무사요”
“오 노무사… 합격 하면 거기도 정글이겠군요”
정글에 진입한 이상 이제는 더 강해지고 독해져야 한다. 더 이상 환상에만 머물러 있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