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쏭쏭이 Aug 29. 2023

#1. 노무사 합격했더니 집체교육을?

최종합격이 되었더니 새내기가 되었다

 정치적 사상을 드러낸다거나, 슬리퍼를 신고 와 면접을 본 게 아니라면 누구나 합격한다는 ‘노무사 3차 면접’이라고는 하지만, 가슴 한켠에는 불합격에 대한 불안함이 여전한 것이 사실이었다. 기업 공채 면접보듯이 압박질문이 쑥쑥 들어왔고, 그 근엄하고 진지한 분위기… 지금 다시 생각해도 아주 아찔하다.



1차 시험, 2차 시험 결과 발표 때와 변함 없이 3차 면접 결과도 오전 10시에 결과 발표가 나온댄다. 결과발표 보기 전 두근두근 대는 마음은 여전하다. 아침 7시에 잠깐 눈이 떠졌지만, 결과가 나오기까지 3시간을 더 기다려야 하는 것을 보고 다시 잠을 청한다.


 어라.. 눈을 떠보니 오전 10시 17분이다. 가슴을 졸이며 ‘산업인력공단’ 홈페이지에 들어가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탁탁탁 쳐본다. 내 눈에 다시 한번 ‘합격을 축하합니다’ 가 떴다… “드디어 끝이구나.”


오른쪽 버튼을 꾹 눌러 화면 캡쳐를 한 뒤, 가족 톡방에 올린다. 가족들의 축하 메세지가 이어진다. 그제서야 합격을 했다는 느낌이 제대로 난다. “나 이제 진짜로 노무사 이구나…”



 노무사 최종 합격을 했더니 이제는 집체교육을 받아야 한댄다. 선배들의 말에 의하면 이때 한 조가 된 사람들이랑 평생 연을 이어간다던데.. 마치 대학생 새내기가 된 것 마냥 설렘으로 다시 부풀어 오른다. ‘우리 조원은 누구일까” ‘ 좋은 조원들 만나야 할텐데…’ 라는 생각으로 말이다.



 예년보다 합격생이 두 배로 뽑힌 만큼, 오리엔테이션은 큰 결혼식장을 대관하여 진행되었다. 둥근 테이블에 앉아 있으니, 내 옆으로 한 두명씩 앉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어색하지만 그렇지 않은 척 최대한 상냥한 목소리로 “안녕하세요…” 를 외친다. 사람들이 다 모여 웅성웅성 대기 시작하자, 애국가, 회장님 축사, 집체교육 설명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은 BGM으로 들릴 뿐, 내 머릿속에는 ‘우리 조원들이랑 어떻게 친해지지?’ , ‘수습처는 어디로 구해야 하지?’ 앞으로에 대한 잡념에만 빠져있다.



 원래도 집체교육은 동기들끼리 미친듯이 놀아야 한다는 전설이 내려온다만, 이렇게 정말 술을 많이 마시고 술값으로 돈을 펑펑 쓸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수업이 끝나면 조원들끼리 근처 술집을 가서 술을 왕창 마시고 집에 와서 뻗은 뒤 다음날 명목상 수업을 들으러 당산으로 향했다. 바니바니, 두부 게임과 같은 전설의 술게임만 하지 않았을 뿐, 대학교 새내기 라이프와 다를 것이 없었다. 정말 많이 논다고 생각했건만 ‘집체때 더 많이 놀아야 해..’ 라는 선배들의 조언을 듣고 ‘아니 얼마나 놀아야 하길래...?’ 라고 생각했었다. 그때는 이런 선배 말의 깊은 뜻을 몰랐었지…..

이전 02화 프롤로그. 대학생이 노무사를 준비하기 전 보면 좋은 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