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펀지인간」 : 주변의 장점을 빠르게 흡수하고, 본인 방식으로 소화하는 사람.
주변에 이런 사람 한 명쯤 있지 않나요?
일 잘하고, 말도 잘하고, 분위기 띄울 줄 알고, 필요할 땐 진지하고, 놀 땐 제대로 놀 줄 아는 사람.
“저 사람은 대체 어떻게 저렇게 다 잘하지?” 소위 말하는 사기캐!
타고난 걸까? 특별한 비법이라도 있는 걸까?
제가 본 그런 사람들은 누구보다 다른 사람들을 잘 관찰하고, 배우는 사람이었어요. 말을 잘하는 사람을 보며 대화 센스를 익히고, 결단력 있는 사람에게서 리더십을 배웠죠. 센스 있는 사람들의 행동을 보고 흡수해 자연스럽게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마치 스펀지처럼, 필요한 건 쏙 빨아들이고, 자기에게 맞지 않는 건 흘려보내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완성해 가는 사람이었어요.
그렇게 쌓인 것들이 어느 순간 그만의 스타일이 되었고, 우리가 보기에 ‘완벽한 사람’처럼 보였던 거죠.
그래서 저는 이런 사람을 ‘스펀지인간’이라 부르기로 했습니다.
- 스펀지인간(Homo Spongianus)
1) 주변 사람들의 강점을 빠르게 흡수하고, 자기 것으로 만들어 활용하는 사람.
2)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자신에게 맞게 재해석해 성장하는 능력을 가진 존재.
*대표습성 : 사기캐
- 이름: 최지훈
- 나이: 31세
- 직업: 영업팀 대리
- MBTI: ESFJ
- 취미 : 풋살, 자격증 따기, 모임 주최
"대리님, 오늘 뭐 드실 거예요?"
"음, 뭐 먹고 싶은데?" 지훈 대리는 사람들의 반응을 한번 훑어보고 자연스럽게 정리한다.
"어제 저희 한식 먹었으니까, 오늘은 좀 가벼운 걸로 어때요? 샐러드는 좀 그렇고 포케 어때요?" 사람들 의견을 들어주면서도, 결정은 딱 내려준다.
팀장님이 갑자기 부른다. "지훈 대리, 저번 프로젝트 진행 상황 어떻게 돼가?"
나는 순간 당황했다. 내가 맡았으면 "잠시만요, 확인해 볼게요"라고 했을 상황.
근데 지훈 대리는?
"현재 진행률 80%고, 문제는 지금 디자이너 배정이 밀려서 속도가 좀 느려지고 있습니다. 그쪽이 조정되면 원래 일정 맞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준비한 것도 아닌데 저걸 바로 정리해서 말한다고?'
회의할 때, 보고할 때, 심지어 그냥 대화할 때도 정보를 정리해서 깔끔하게 말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다.
"대리님, 같이 점심 드실래요?"
별생각 없이 말을 꺼냈는데, 덜컥 약속이 잡혔다. 좀 어색할 줄 알았는데, 막상 둘이 마주 앉으니 대리님이 편하게 말을 걸어준다.
“요즘 일할 만해?”
“아, 네. 이제 좀 적응하는 거 같아요. 근데 확실히 일보다 사람들한테 익숙해지는 게 더 어렵네요.”
지훈 대리는 피식 웃었다. "그렇지. 일은 배우면 되는데, 인간관계가 제일 어렵지. 근데 너 요즘 팀장님이랑 이야기 좀 해봤어?"
“아… 사실 팀장님이랑 단둘이는 아직 어색해서요.”
"음, 팀장님은 말 길게 하는 거 안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핵심만 딱 짚어서 필요한 얘기라고 생각 들면 편하게 받아주셔."
“아, 그래서 대리님도 회의 때 핵심만 딱딱 말하시나 봐요.” 지훈 대리가 싱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예전엔 나도 말 장황하게 했거든. 내가 말하고 싶은 주제의 핵심이 없으니까, 다른 사람들도 내 말을 잘 못 알아듣더라. 근데 팀장님이 상무님께 보고하는 모습을 보고 배웠지. 아, 저렇게 두괄식으로 핵심을 먼저 말하면 사람들이 더 집중하겠구나."
"그러면 대리님이 요즘처럼 말하게 된 게… 팀장님 영향이었어요?"
"그렇지? 처음엔 따라 하다가, 내 스타일로 변했어."
순간 머리가 띵해졌다. 팀장님이랑 말하는 방식이 비슷하긴 했는데, 그게 그냥 자연스럽게 몸에 밴 거였구나.
“대리님은 진짜 사람 잘 보시는 거 같아요.”
“그런 편이지. 잘하는 사람 옆에 있으면 배우는 게 많잖아.”
그 말을 듣고 보니, 지훈 대리는 팀장님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의 강점을 닮아 있었다.
회사 생활에 익숙하지 않았을 때는 그냥 ‘원래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그런 센스도 다 보고 배운 거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펀지인간은 단순히 남을 따라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주변 사람들의 장점을 빠르게 캐치합니다. 하지만 그대로 흡수하진 않습니다. 자신에게 맞게 걸러내고 변형합니다. 말을 잘하는 사람을 보면 어투까지 똑같이 베끼는 게 아니라, 어떻게 말을 잘하는지 분석하고 나에게 필요한 요소만 익힙니다.
그리고 사실, 스펀지인간은 제가 되고 싶은 방향성이기도 합니다.
저는 사람을 관찰하고, 유형을 정리하는 걸 좋아합니다. 단순한 호기심 때문만은 아닌 거 같아요. 그 과정에서 저도 배우고 싶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이 특별한 강점을 가질 때, 그게 단순히 타고난 성격인지, 아니면 배워서 익힌 능력인지 고민하려 합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그걸 제 방식대로 흡수하려 합니다.
사람들을 각자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가지만, 그 안에는 저한테 도움이 될 만한 요소들이 있습니다. 저는 그걸 정의하고, 정리하면서 배웁니다. 단순히 "아, 저 사람 말 잘하네" 하고 끝내지 않고, "어떻게 하면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거죠. 그리고 고민을 정리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게 저만의 방식으로 바뀌어 있어요.
어쩌면 이 글을 쓰는 과정 자체가 제게는 하나의 학습 방법인지도 모릅니다. 인간을 정의하고, 그 특징을 분석하는 글을 쓰면서, 저는 남들이 가진 장점을 제 식으로 소화하는 연습을 하고 있는 거니까요.
스펀지인간은 특별한 사람이 아닙니다. 남들보다 조금 더 배우고 싶어 하고, 주변을 잘 살피고, 거기서 필요한 걸 자기 것으로 만들 줄 아는 사람. 그리고 저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서 이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