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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 Jul 27. 2023

[일상] 전세계 모든 사람의 개인과제

가장 현명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어린 시절에 어른들이 이야기 하는 어린 시절에 대한 그리움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했다. 특히나 중학생 시절에 이런 얘기를 하루에도 여러 번 들었다. 사춘기여서 그랬던 건지 반복적으로 세뇌시켜려 한다는 그 느낌에 나 스스로는 계속해서 거부했다. 아니면 정말로 당시엔 지금보다 꿈을 위해서 미래지향적으로 살았기 때문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을 현실에서 스스로 도피하고 과거에 얽매여 사는 미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현재 시점에서 돌아보면 이보다 더 오만할 수는 없다. 물론 그렇다고 과거에 얽매여 살아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계속해서 미래를 향해서 나아가야 한다는 어린 시절 스탠스는 그대로이지만 예전에 비해서는 많이 약해졌다. 저 말들이 이해가 되기 시작하고부터 예전에 비해 자주 나는 과거에 머물러 있게 되고 현재를 더 즐기려 노력한다. 그렇기 때문에 삶의 정신적인 분포는 예전에 비해 고루 분포하고 있다.

 

 나는 종종 영화나 드라마나 책, 대화를 통해서 꽂히는 문장이나 말을 메모해놓는다. 항상 매 시즌마다 꽂혀있는 말이 있다. 최근에는 ‘너는 과거로부터 도망칠 수 없고, 너의 과거는 항상 너를 따라간다.’ 라는 말에 꽂혀있다. 어려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예전에는 과거는 교훈만 빠르게 가져가고 현재의 문제를 미래를 위해서 거시적인 안목으로 전략적인 사고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보다는 훨씬 더 시니컬했다.

 

 이런 생각을 최근 들어 하다보니 뻗친 줄기를 따라가보니 좀 더 일반적인 맥락에서 ’공감‘ 이라는 말을 한층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사춘기 시절에 나는 지금보다 훨씬 더 냉소적이었다. 과할 정도로 비관적인 시각을 가지고 살았다. 나 스스로에게는 언제나 이상적인 사고를 할 것을 권하면서 남에게는 그렇게 인색할 수 없었다. 그러다보니 상대방이 어떤 경험을 했건 어떤 생각을 하건 내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무조건 아니었다. 수용에 대해 일말의 가능성도 열어두지 않았다. 사실 지금도 사실 크게 다르진 않다. 하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더 많은 경험을 하게 되고 점점 더 깊이 사고하게 되었다. 어린 시절부터 경계했던 그렇게 되면서 성장이 정체되고 군중 속에 침묵하게 되는 그런 모습은 스스로 피하려고 의식적으로 최근에도 계속 노력한다. 어린 시절보다는 확실히 더 유연해졌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연기가 아니라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고 설령 머리 속으로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한 걸음 떨어져서 혹시나 내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을까라던가 어떤 상황일까 라는 것을 좀 유보적으로 바라본다. 앞서 말한 과할 정도로 냉소적이고 인색한 모습에서 지금은 거기서 많이 벗어나 합리적인 사고라고 불릴 만큼 가깝게 변하였고 많은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관용의 폭도 많이 넓어졌다. 심각할 정도로 인색하거나 공감하는 것은 답이 아니다. 진실은 그 어느 중간에 있다. 그것을 깨닫고 실현하려 노력하는게 진정한 현명한 사람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상황을 내가 잘 표현할 수 있는 문장이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생적 문제의식을 가지고 상인의 현실감각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해야한다’ 라는 어록이다. 항상 판단은 이성적으로 하되 현실의 문제는 논리로만 풀리지 않는다. 감정이 섞여 들어오고 인간적인 배려와 이해가 필요한 순간이 존재한다. 진정으로 현명한 사람은 이러한 사실에 이미 깊은 통찰을 가지고 답이 없어 보이는 듯한 이 모순적인 난제 속에서 그 중간 어딘가에 있는 진실을 위해 상황마다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위해 스스로의 사고력을 키우는 그 사람들이 제일 정신적인 우위에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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