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공개 의무화가 빨리 되어야 하는 진짜 이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취로 인한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나는 이유이면서 CCTV공개가 의무화되어야 하는 진짜 이유는 근무태만과 인력부족이다. 마취 전문의가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하고 마취만 하고 환자의 상태를 돌보지 않고 핸드폰을 보거나 엉뚱한 짓을 하는 경우가 있다. 얼마 전에 공개된 CCTV에서도 마취 전문의가 수술실에서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지 않고 수술 실에서 왔다 갔다 하는 등의 모습이 뉴스에 보도되었다. 아마도 의료사고가 나지 않았다면 절대로 공개되지 않았을 것이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러나 성형외과는 대학병원과는 조금 다르다고 생각한다. 한 사람의 마취 전문의가 수많은 수술을 한 번에 이 수술실, 저 수술실을 쫓아다니면서 하지는 않을 것이고 대학병원만큼 환자가 많은 것도 아니다. 의료혜택 없는 비싼 수술이기에 확연한 차이가 있다. 물론 의료진의 인력확충이나 처우개선은 되어야 할 부분이긴 하다만 수술이 진행이 된 후에 마취 전문의가 자리를 비울 시 누군가는 백업이 되어야 한다.
이런 일은 마취 전문의에게만 해당하는 일은 아니다. 모든 의료진들이 그 대상이라 생각한다. 심지어 간호사들이 수술실에서 생일파티를 하고 자랑스럽게 SNS에 업로드 한 일도 있었다. 그뿐 아니라 우리가 마취가 되어 있는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환자의 외모를 조롱하거나 신체를 만지거나 옷이 벗겨져 있는 일도 있었으며, 의사가 해야 할 일을 간호사가 대신한다던지, 의료기기 영업사원이 시술을 하는 기막힌 일도 벌어진다.
나의 의식이 없는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최소한의 알 권리라도 보호받고자 한다. 한 때는 나도 주머니 속에 녹음기라도 숨겨놓고 들어가야 하나라는 생각도 한 적도 있었고, 친했던 지인이 이마지방이식을 하고 나왔는데, 상체옷이 거의 벗겨진 채 나온 적이 있어 그 모습을 보고 약간의 의심은 들었지만 그 당시만 해도 성범죄는 상상도 할 수 없었기에 그냥 넘겼는데, 추후에 옷이 벗겨져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냐고 물어보았다. 마취가 완벽하게 깬 상태가 아니었기에 기억을 못 할 줄 알았는데, 정확히 기억을 하면서 수치스러웠다고 대답했던 기억이 난다.
곧 CCTV 의무화가 진행이 되겠지만 구체적인 방안도 확실하게 지켜졌으면 한다. 예를 들면 CCTV는 있지만 촬영을 거부한다거나, 영상은 공개를 하지 않아도 된다거나, 의원이라면 CCTV가 꼭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던지, 의료진의 인권을 보호한다는 이상한 논리로 CCTV가 있으나 마나 한 법이 생길까 봐 걱정이다.
사실 CCTV가 공개가 된다고 해도 이런 일은 일어난다. 어린이집에 CCTV가 있지만 아직도 아동폭행이 끊이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런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 CCTV가 있다고 해도 습관적으로 자신도 모르게 하는 무의식의 행동이 그럴 것이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CCTV가 많고 비교적 안전하지만 감시카메라가 있다는 것을 알고도 절도를 습관적으로 하듯이 어느 순간 망각하면서 근무태만의 무의식적 행동이 나타날 것 같다. 잘못된 행동인 줄 알면서 멈출 줄 모르는 그런 것이 아닐까?
하루 빨리 모든 사람들이 의료사고 없이 투명하고 안전하게 수술받고, 앞으로는 뉴스에서 CCTV가 공개될 만한 일이 없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