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모르는 필러에 대한 잔혹한 위험성
필러가 정말 녹는다고 생각하세요?
10년 전에서부터 우리나라에서 아주 간단하면서도 빠르게 얼굴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시술로 쁘띠성형이 크게 자리를 잡았다. 특히,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어가면서 점점 깊어지는 주름과 피부 처짐으로 인해 얼굴의 생기는 온데간데없어 보여서 보톡스, 필러를 맞으러 가는 사람들이 많다. 나 역시 보톡스와 필러를 맞아봤다. 많은 사람들이 저렴한 가격에 많이 시술하는 필러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10년 전쯤 나도 호기심과 볼륨감이 있는 얼굴을 갖고 싶어서 보톡스와 필러를 맞았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필러 시술을 해서 인지 딱히 필러로 얼굴이 좋아 보이거나 하는 그런 느낌은 못 받았던 것 같다. 그 뒤로는 굳이 더 이상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필러, 보톡스 시술을 받지는 않았다. 그래서인지 필러에 대한 나의 관심은 서서히 없어지기 시작했지만, 고객들을 관리를 하다 보니 필러로 인해 고생을 하는 사람들을 보게 되자 필러의 위험성을 느끼게 되었다.
필러가 가끔씩 소량의 양을 얼굴에 주입했을 때는 크게 문제를 보이지 않았다. 문제는 양을 많이 넣었다거나 자주 넣었을 시에 문제가 되는 것을 보았다. 특히, 나의 고객 중에서는 꾸준하게 피부과나 성형외과에서 필러를 시술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거의 매달 결제를 하는 듯, 얼굴이 미세하게 바뀌는 걸 본다. 볼 때마다 약간 신기한 느낌이 들긴 했었다. 내가 볼 때는 크게 달라진 건 없어 보이나 본인은 아주 만족해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결국 그 고객 또한 필러의 부작용을 겪긴 했었다. 그래서 필러에 대한 위험성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지 말자는 의미를 담아 알리고자 한다.
필러의 단점이라고 하면 효과가 오래 지속되지 못하여 의외로 중독성이 있다는 것이다. 팽팽하게 채워져 있던 얼굴이 빠르면 3개월 만에도 푹 꺼져 있는 얼굴을 본다면 거울을 볼 때마다 자존감이 떨어져서 필러를 다시 찾게 된다. 이렇게 보면 한 번 시술은 크게 비싼 가격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계속적으로 꾸준히 시술한다면 결코 저렴한 가격도 아닐 것이다. 그리고 드물지만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사람도 있고, 경미하지만 필러 시술 후 단 기간 동안 일어나는 반응으로 부종, 가려움증, 발진, 통증, 결절, 감염등이 나타날 수 있다.
나도 필러 시술을 했을 때를 기억하면 약간의 출혈, 부종, 가려움증이 있었다. 그리고 주삿바늘의 통증과 무서움도 있긴 했지만 워낙 짧게 느낀 기억이라 문제는 되지 않았다. 그래도 부종은 생각보다 오래갔었다. 나의 첫번째 필러 부작용 고객 중에서는 지금도 충분히 젊고 예쁜 입술을 가졌었지만, 더 볼륨감 있는 입술을 가지고 싶어서 입술에 필러를 주입했었다고 한다. 입술필러 주입 후 너무 고생을 해서 다시는 필러를 넣지 않는다고 했다. 입술필러를 주입 후 감염으로 인해 입술의 통증과 부어오름으로 인해 입술 필러 시술 후 하루만에 필러를 뺐다고 했다. 다행히 증상이 빠르게 나타나 피부괴사 없이 원래의 예뻤던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있을 때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입술필러 맞았으면 '큰일 날뻔했다'라는 생각과 동시에 이번 생에 앤젤리나졸리는 물 건너 같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필러 부작용이 있었던 두 번째 고객은 필러를 저렴한 것을 사용했는지는 몰라도 고르게 녹지 않아 얼굴이 울퉁불퉁했었다. 이 고객은 50대 여성이었는데, 얼마나 자주 필러를 주입을 했는지 주름 하나 없었다. 그런데, 필러로 인해 양쪽 볼과 턱의 비대칭이 심하게 보였다. 그래서 어떠한 필러를 맞았는지 물어보았는데, 잘 모른다고 했다. 필러를 자주 맞다 보니 원장님과 친하게 되면서 알아서 잘해주시기 때문에 믿고 시술한다고 했다. 그래서 울퉁불퉁한 얼굴을 다림질 같이 생긴 도구로 따뜻하게 한 다음 필러를 녹여서 매끈하게 해주는 시술을 받고 왔다고 했다. 내가 실제로 보지 않아서 그것이 어떤 방식의 시술인지 알 수는 없지만, 가끔 레이저 시술도 무료로 해주실 정도로 돈독한 사이가 되었다고 했다. 순간 얼마나 많이 방문했으면 레이저까지도 해주실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내가 아는 의사들은 그렇지는 않던데, 이 고객은 어떠한 문제가 생겨도 우리 원장님께서 다 해결해 주실 것이라는 강력한 믿음이 존재하는 것 같았다. 마치 신의 손이라도 등극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것이 아니라면 가스라이팅인가? 내가 볼 때 다소 얼굴이 불편해 보이긴 하지만, 본인이 만족한다니 이 또한 다행이구나 싶었다. 역시 단골 고객의 강력한 신임이 돈독으로 연결되어 돈독한 사이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필러 부작용 세 번째 고객이 참 마음이 아팠다. 이 고객을 처음 보았을 때가 48세였는데, 지금은 50대가 넘었다. 3~5년 전쯤이었다. 얼굴이 정말 예쁘고 피부결 또한 좋은 고객이었다. 그런데, 얼굴이 부분적으로 연지곤지 한 것처럼 부어오름, 통증, 가려움, 붉음증등의 복합적인 증상을 다 가지고 있었다. 처음 보자마자 조금 충격적이긴 했지만, 최대한 티를 내지 않으려고 했다. 그리고 관리를 하기는 더 쉽지 않았다. 특히 팔자 주름 쪽과 눈가 부분이 심했는데, 그 부분을 건드리지 말고 관리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얼굴관리를 하는데, 볼과 눈 쪽을 피해서 해야 한다니 나도 처음 겪는 일이라 난감했다. 그런데 만지면 아프기도 하니까 못 만지게 하는 것도 이해는 되었기에 최대한 고객의 불안한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면서 관리를 했었다. 왜 이렇게 까지 되었는지 궁금해서 물어보았다.
처음에는 예뻐지고 싶은 욕망과 주름으로 필러와 보톡스를 시술했었다고 했다. 그런데, 시술 후 자신의 모습이 너무 예뻐 보이기도 하고 지인들 마다 얼굴이 너무 좋아졌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니 3개월에 한 번씩 3년 정도를 꾸준히 맞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그러다 어느 날부터인가 서서히 본모습을 잃어가면서 망가지기 시작했다고 했다. 더 참을 수 없었던 건 항상 지인들과의 모임에서 예쁘다고 칭찬을 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볼 때마다 얼굴이 그래서 어떡하냐라고 계속해서 입을 떼는 것이었다고 한다. 한두 번도 아니고 만날 때마다 아직도 그 상태냐고 확인을 하는 것 같은 마음에 더욱 상처를 받았다고 한다. 급기야 시술했던 병원에 찾아가서 필러 녹이는 주사를 1년 정도 맞았으나 차도가 없자, 마지막 대안으로 1차로 필러를 굳히는 작업을 한 후, 피부를 살짝 절개를 해서 필러를 긁어내어 빼는 수술을 하자고 제안을 받아서 수술날짜를 잡아놓고 왔다고 했다. 이 것이 이 고객과의 마지막 만남이었다. 이러한 모습들을 지켜보면서 필러라는 것이 넣기는 쉬워도 빼는 것은 정말 어렵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빠르게 예뻐지는 것의 대한 대가치고는 처참한 결과라서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