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내 얼굴을 책임질 의사를 면접하라.

의사면허발급번호는 바뀌지 않는다.

요즘 면접을 볼 때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아는가?  예전에는 분명 학연, 지연이 최우선시되었지만, 지금의 대기업 면접에서는 성격, 가치관을 먼저 본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의사 개인의 성격이나 가치관을 쉽게 파악할 수는 없어도 되도록 한번 만났을 때라도 질문을 많이 해야 한다.  우리는 보통 홈페이지나 광고를 통해 해당 의사를 처음 보게 된다.  또는 병원에 가면 대기실 벽면에 붙어있는 의사프로필을 보게 된다.  사실상 의사의 출신학교와 학회 밖에 없다.  이것을 보고 의사의 인성이나 가치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 수가 없다. 


프로필 사진에 나와 있는 얼굴은 나이를 가늠할 수 없어 크게 쓸모가 없다.  그래서 직접 만나서 기본적인 정보를 알아내고 상담을 진행하고 면접을 보듯이 하는 것이 좋다.  그런 다음 실물을 보면 대략 나이대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여기서 그 의사가 40대 이상인지 확인하길 권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인턴과 레지던트를 거치면 30대에서는 수술 경험을 많이 쌓을 수가 없다.  그리고 실습 과정에서도 해부를 많이 하지도 않을뿐더러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는 더 이상 공부를 하지 않는 의사도 많이 볼 수 있다.  대학을 다닐 때 질리도록 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페이 닥터처럼 일하다가 공부를 하기란 쉽지 않은 이유도 있고, 나중에 직접 병원을 개원하면 퇴근 후에 술을 먹는 것을 낙으로 사는 의사들도 보았다.  물론 일부만 그럴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의사들은 30대보다는 40대가 노련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래서 너무 경험이 없는 30대에게 나의 얼굴을 맡기는 것은 아주 큰 모험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50세가 넘으면 의사도 사람이기 때문에 노안이라는 것이 찾아온다.  어느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것이 노안인데, 시력이 나빠지거나 침침하고 눈이 뿌옇게 보이고, 피로감을 느끼는 이에게 내 얼굴을 맡기기는 아주 꺼림칙하다.  기본적으로 50대 이상이라고 설정을 해놓았지만, 안경의 착용 유무를 같이 보기도 한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로 미적 감각이 좋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있다.  기본적으로 50대가 넘어가게 되면 20~30대가 원하는 얼굴과 미의 기준이 많이 차이가 나므로 자신의 의견을 꼭 반영할 수 있도록 잘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의사와의 의사소통은 정말로 중요하다.  또 다른 내가 겪은 이유 중 하나는 손을 떠는 의사도 보았다.  술을 많이 먹어서 그런지 몰라도 수전증처럼 손을 떨기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왔던 경험이 있다.


그러므로 45세 전후의 의사가 내 얼굴을 맡기기에 안정적이며, 안심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의사가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는지 꼼꼼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  왜냐 하면 내가 질병으로 어쩔 수 없이 하는 수술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하고 싶어서 하는 수술이기 때문이다.  예뻐질 수 있다는 상상만으로 신중하지 않게 섣불리 성형수술을 결정을 할 수도 있고, 의료분쟁이 발생하더라도 배상의 의무에서 제외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예를 들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예쁘지 않다’라는 아주 추상적인 이유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고, 3D 시뮬레이션으로 본 비포, 애프터 사진이 실제 성형수술 했을 때와는 다르다는 이유로 배상을 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추후에 뒤에서 다시 다루겠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불만을 표현을 해도 의료분쟁에서 승소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필히 알아두면 좋겠다.


그리고 예전에 TV에서 이런 기사를 본 적이 있었다.  환자가 헤어진 전 여자 친구와 닮았다는 이유로 코를 다시는 재건할 수 없도록 코 연골을 완전히 없애버렸다는 것이다.  몇 번의 재수술을 하기 위해서 병원을 찾았지만 도저히 답이 없다는 결과만 나왔다고 했다.  이럴 경우 평생 되돌릴 수 없는 성형에 대한 아픈 기억이 될 것으로 돈으로 보상을 받은들 무얼 하겠나?  이처럼 의사의 인성 또한 중요한 문제이지만 사실상 한 번의 상담으로 알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나의 경우 마주칠 때마다 농담을 던지기도 하고 미리 준비해 온 질문과 원하는 방향의 성형을 계속해서 조율을 했고, 과한 욕심의 성형을 하면 안 되는 이유에 대해서도 상세히 알려주었다. 


그래서 수많은 성형수술을 원하는 사람 중의 한 사람이 아닌 나를 기억하고 만들었다.  자주 보게 되니 약간 친해지기도 하여 한 병원에 자주 왔다 갔다 하며 의사를 지켜보기도 했었다.  그러다 보니 나를 성형수술한 의사 선생님은 하루에 성형을 3건 이상 하지 않으며, 가장 집중력이 뛰어나다는 아침 7시부터 첫 수술을 진행했고, 5시쯤에 퇴근을 하신다는 정보와 일상생활이 규칙적이고 자기만의 루틴이 확실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이러한 부분을 아주 중요시했다.  특히 성형 수술 진행을 위해 검사를 받게 되면서 자주 방문하면서 자연스럽게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이때 3달 넘게 서울에 있으면서 정말 힘들게 쫓아다녔다.


추가적으로 의료사고나 관련기록 및 기사들은 빨리 없어지기도 하고 검색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기에 대한의사협회나 성형외과협회를 검색하여 전문의, 비전문의 검색이 가능하니 참고하는 편이 좋다.  가장 빠른 방법은 해당 병원에 전화를 해서 의사면허번호를 물어보는 것이다.  의사면허번호를 대한성형외과협회에 들어가서 조회하면 증명사진과 함께 볼 수 있다.  그러나 쉽게 알려주려고 하지는 않는다.  분명 이유를 물어볼 것이다.  그러면 '그 병원에서 성형 수술을 하려고 하는데, 환자로써 물어볼 수 있는 것 아니냐?'라고 답변하고, 알려주지 않는다면 의심을 해 봐야 한다.  거의 대부분이 스텝들이 관리하는 병원들이 많기에 스텝들도 성형외과 전문의 인지 아닌지 알고 있다.  가끔 병원이 등록이 되어 있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한국에서 의사자격증을 따지 않아서 그렇다는 병원도 봤으니 고객이 확인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철저히 알아보는 수밖에 없다.  의사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양심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대한성형외과학회, 대한미용성형외과학회, 대한성형외과의사회에 모두 등록이 되어있으면 일단 첫 번째는 합격이라고 보면 된다.  특히 대한성형외과학회는 전문의가 되면 무조건 가입이 되어야 하는 학회이지만, 개업과 폐업을 하는 과정에서 검색이 안될 경우도 있다.  그러나 폐업을 자주 하는 것도 일반적이지는 않으니 여러 경로로 알아봐야 한다.  대한미용성형외과 학회는 대부분 가입을 한다.  대한 성형외과 의사회는 개업을 하면 가입하는 곳이지만 의무적으로 가입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기에 명단에 없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크게 신뢰도는 떨어지지만 3곳 모두 가입이 되어 있다는 전제조건 하에 상담을 가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앞서 이야기한 것은 이것들이 모두 확인되고, 몇 군데의 병원이 추려진 다음에 행동으로 옮겨서 일일이 발품을 팔아야 한다.  하나라도 소홀히 할 수가 없다.  그래야 성공적인 성형으로 웃을 수 있다.



이전 08화 마취란? (마약에 취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