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음악 들으세요?“에 멋지게 답하는 법
"요즘 무슨 음악 들으세요?"
이 질문을 받으면 나이스 가이는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가수 이름을 말해야 할까? 노래 제목을 말해야 할까? 나는 '장르'라고 말하는 것이 가장 정답에 근접해 있다라고 생각한다.
왜 장르가 적합할까?
'저 사람 멋지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그 사람이 풍기는 독특하고 일관적인 스타일때문인데, 동일한 스타일끼리 묶어놓은 것이 장르이기 때문이다. 장르를 이해한다는 것은 스타일을 이해했다는 것이고,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을 찾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금 차트 정상을 달리는 음악을 듣는 것도 멋진 일이지만, 자신이 깊이 이해한 혹은 이해하고 싶은 스타일의 장르를 듣는 것은 남자를 더 멋지게 보이게 할 수 있다.
내가 중고등학교를 다녔던 80년대에는 음악을 접할 방법이 다양하지 못했다. 라디오와 TV 그리고 가끔 관심이 생기는 경우 LP나 카세트테이프, CD를 사서 들었다.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 음악을 구입하는 것은 자신의 음악 취향이 쌓여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추적할 수 있기 때문에 스타일 쌓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요즘은 대부분 스트리밍을 통해서 음악을 듣기 때문에 그 '쌓아가는' 재미로써의 음악을 접하기는 쉽지 않다.
나는 애플뮤직을 사용하는데, '플레이리스트'라는 도구가 있어서 장르별 혹은 아티스트별, 무드별로 음악을 카테고리로 나눠 저장해 둘 수 있다. 나름 눈에 보이는 콜렉팅이 될 수는 있지만 여전히 손으로 만져서 고르고 플레이어에 장착시키는 그 세리머니적 감성은 느낄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다.
그래서인지 요즘에는 예전처럼 한 장르에 소위 '꽂히는' 경우는 별로 없어 보인다. 새로운 장르가 생겨나고 곧 없어지기도 하니 - 혹은 트렌드를 탔다가 멀어지기도하니 - 더 그런 것 같다.
알고리즘에 의한 음악 추천이 자신의 장르를 찾아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 탐색의 과정은 알고리즘에 의한 수동성보다 손으로 뒤지는 적극성이 더 필요하다.
다시 불고 있는 LP 붐도 역시 트렌드로서 끝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조만간 LP 트렌드가 끝나면 다시 중고마켓으로 쏟아져 나올지도 모른다.
스타일을 정착시키는 과정에서 가장 큰 적은 트렌드이다.
먼저 자신에게 맞는 음악 장르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찾기 위해서는 많이 들어야 한다. 많이 듣기 위해서는 자신의 취향을 발견해야 한다. 취향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기본'부터 들어봐야 한다.
멋진 것들은 대부분 하나의 공식을 따르고 있다. 멋진 남성이 되기 위해서는 기억해야 할 공식이다.
기본 + 취향 = 스타일
Basic + Taste = Style
대중 음악의 기본을 먼저 들어보자. (일단 Classic 음악은 제외하고)
대중음악의 기본은 어쨌든 록 Rock과 재즈 Jazz이다. 20세기에 접어들면서 대중음악이 말 그대로 '대중'음악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이 두 가지 장르의 역할이 전부였다.
록과 재즈는 뭉치기도 하고 다시 헤어지기도 하면서, 혹은 자신을 분화시키고 확장시키는 형태로 새로운 장르를 계속 탄생시켰다.
재즈가 록과 만나서 재즈록이 탄생했고, 록과 클래식이 만나서 아트록 혹은 프로그레시브록이 탄생했다. 록이 하드 해지면서 하드록이 되었고, 헤비해 지면서 헤비메탈이 되었다.
80년대 한국 가요들은 댄스곡이든 뭐든 모두 록을 기반으로 한 연주가 바탕이 되었다. 재즈를 기반으로 했던 가수들의 곡들도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올디스 벗 구디스, Oldies but goodies'란 말이 있다. 기본이 탄탄한 것이 좋은 것이라는 말이다.
멋진 남자도 기본이 탄탄해야 한다. 그 탄탄한 기본이 취향과 만날 때 비로소 스타일이 완성된다. 음악에서 스타일은 장르이다.
기본이라는 진리가 나의 취향과 만나 탄생되는 나만의 스타일, 그 장르가 완성되면 멋진 남자로서의 자격 하나가 완성된다.
'요즘 무슨 음악 들으세요?'라는 질문에 되돌려줄 멋진 대답을 한번 만들어보자. 그냥 '가요 좋아해요'라고 대답하기보다는 '80년대 밴드 사운드 좋아해요'라고 대답하면 좀 더 스타일이 잡힌 사람으로 느껴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