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책 읽으세요?"에 멋지게 답하는 법
어떤 책 읽으세요?
이런 질문을 받으면 멋진 남자는 이렇게 대답해야 한다.
"어떤 책이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왜 읽냐가 중요하죠."
'어떤 책'이냐는 중요하지 않다. 좋아하는 장르가 있을 것이고, 읽어야 하는 책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책은 종류와 상황과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읽어야 한다. 왜냐하면, 걸작은 그런 것들을 초월해서 탄생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을 읽을 때 나만의 걸작 즉, '인생책'을 찾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읽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런데 그런 인생책들은 힘 잔뜩주고 찾으려고 할 때는 찾아지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누군가가 툭 던져 준 책, 표지가 이뻐서 산 책, 아빠 책장에서 찾아낸 책 등이 인생책이 된 경우가 더 많다.
나에게 인생책은 명확하다.
폴 투르니에의 책, 오스 기니스의 책, 움베르토 에코의 책, 마틴 로이드 존스의 책 등
인생책의 기준은 무엇인가?
나는 '여러 번 읽기'라고 생각한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인생 드라마 틈나면 다시 돌려보듯이, 인생 영화 잊을만하면 다시 보듯이, 어떤 이유에서 다시 읽어지는 책이 인생책이다.
어떤 이유로 다시 읽게 될까? '인생의 위기' 혹은 '인생의 전환기' 시점에 다시 읽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인생책을 다독해야 하는 이유, 인생책을 다독하게 되는 이유는 그 시점에 그 책을 읽고 싶어지는 본능때문이다. 본능은 지능보다 우선된다. 다시 읽어야겠다는 본능이 발동하는 책은 인생책일 가능성이 크다.
다독이 가능한 인생책은 놀랍게도 다시 읽을 때마다 그 시점에 필요한 새로운 인사이트를 제공해 준다.
나는 인생책은 다시 읽을 때마다 다른 컬러의 펜으로 메모를 하고 밑줄을 긋는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다시 읽기를 할 때마다 이전에 읽었을 때와 지금의 내가 어떤 차이를 보이고 있는지, 어떤 성장과 변화를 겪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차이를 트래킹해보면 지금의 내가 된 과정과 그 원인과 결과의 틀이 맞춰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결국 인생책이라는 것은 그 시점의 나에게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그 시점의 나를 이해할 수 있는 단서를 준다는 장점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나를 이해할 수 있다면 위기극복의 실마리도 찾을 수 있다.
인생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기에 그 과정을 제3자의 시각으로 평가하고 분석해 줄 수 있는 책이 있다면 그것을 과연 인생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인생책은 어떻게 찾을 수 있나? 물론 많은 책을 읽어야 찾아낼 수 있겠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촉'도 필요하다. 베스트셀러나 트렌드를 타는 책을 따라다니는 것도 필요하지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아니다.
그런 책도 읽어야 하지만 그런 책읽기 패턴은 나를 또다른 '정형화' 혹은 '표준화'의 굴레에 얽혀들어가게 한다. 나의 인생책이라면 언제든 반드시 읽게 된다.
그래서, 나에게 가장 적합한 책을 알아보는 기술이나 촉이 중요하다.
나는 서점에서 서문을 읽는다.
(사실 그 전에 책이 이뻐야 손에 집어들게 되긴 한다. 이건 나만의 또다른 촉이다.)
서문만큼 목차가 도움이 되기도 하고, 본문은 좋은데 서문이 맘에 들지 않는 책도 있긴하다. 잘 접목하면 된다. 하지만, 내가 찾은 걸작과 인생책은 모두 본문 못지 않은 서문을 갖고 있다.
그런 서문은 책 한 권 이상의 가치를 갖고 있다. 그래서 서문도 한 권의 책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서문만 읽은 뒤 '서문만 읽고 서평'이라는 글을 쓴다.
이 행위 자체로도 배우는 것이 많다. 책에 대한 전체적 흐름을 잡고 본문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되니 훨씬 이해도 잘 되고, 내가 지금 이 책의 어느 관점을 지나고 있는지도 쉽게 알수 있다. 저자와 호흡을 같이 하며 책을 읽는 방법이다.
서문에 집중하는 방법은 자신의 책을 쓸 때도 도움이 된다. 자신의 책이 좋은 책으로 기억되고 싶다면 서문에서 그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줘야 한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서문에서 책 전체의 액기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책 한 권 읽은 기분을 서문에서 제공해야 한다는 나만의 관점이다.
그리고, 미안한 말이지만, 서문을 통해 끝까지 읽어야 할 책, 여기까지만 읽어야 할 책, 선별된 챕터만 읽어야 할 책 등을 구별해 낼 수도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어떤 책 읽으세요?"라는 질문에는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 같다.
"잠재적 인생책을 읽습니다."
참, 하나만 더 첨가하자면.
인생책은 1분 동안 그 내용을 설명할 수 있을 수준으로 머릿속에 정리해 두는 것이 좋다. 한 걸음만 더 나가자면, 각 인생책의 개념들을 서로 엮어 또다른 새로운 자신만의 개념으로 정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것이 책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