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문을 설치하다!

??? 왜 없지???

by 짜미

우리는 여전히 감기에 시달리고 있다. 조금씩 나아져 가고 있겠지만 와닿을 정도가 아니어서 정말 낫고 있긴 한 걸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감기에 걸린 상태라 마스크의 중요성을 더 높이고 있다. 마스크를 끼면 확실히 답답하긴 하지만 첫 번째로 먼지를 마시지 않아도 되고 두 번째로 마스크 내에 습기가 어느 정도 유지되다 보니 콧물도 많이 나지 않고 호흡이 편한 느낌이다. 그래도 굳이 먼지 나는 작업을 하지 않더라도 현장에서는 마스크를 끼고 있으려고 노력한다. 단순히 나사를 박고 고정하는 그런 작업이었지만 마스크를 벗지 않고 작업에 임했다.


중문은 배송을 받았다. 우리 중문은 3 연동 중문이기 때문에 문이 세 짝 달린다. 그렇게 세 개의 문이 서로 연동되어 있어 다 열었을 때는 문 두 칸 정도의 공간이 생겨서 공간효율에 좋다. 보통 문이 두 짝이면 반 이하로 공간이 생기는데 3 연동 중문은 반보다 더 넓은 공간이 생겨서 장점이 있다. 하지만 좁은 곳에 시공 시 문짝 높이에 비해서 폭이 좁기 때문에 제대로 설치하지 않거나 중심이 맞지 않으면 문을 열거나 닫을 때 밀거나 당기는 방향으로 들리거나 누워버리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상황을 잘 고려해서 선택해야 한다.


내가 중문을 수령하고 박스를 뜯은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설명서를 읽는 일이었다. 부속이 어떤 게 들었는지 어떤 방식으로 시공을 해야 하는지 제대로 배송이 왔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난 뭔가를 구매했을 때 설명서가 들어있다면 유심히 읽고 필요하다면 모아두는 편이다. 나중에 어떤 기능에 대해서나 주의해야 할 점에 대해서 궁금할 때 설명서를 보면 많은 경우에 해결이 되기 때문이다.

vlcsnap-2024-12-12-20h35m06s804.png 셀프 인테리어 신혼집 리모델링 중문 3 연동 도어 시공 DIY


설명서를 꼼꼼하게 읽은 후 본격적으로 조립을 시작했다. 중문의 전체 폭에 맞춰 자재를 위치한 후 드릴로 하나씩 섬세하게 고정을 했다. 포함된 자재 중에는 구조목이 하나 있었는데 수직 프레임의 최상단에 수평으로 고정해서 문 상부의 처짐을 방지하고 3 연동 레일을 고정시키기 위한 목적의 구조목이었다. 아내는 내가 중문설치를 진행하는 동안 샌딩과 퍼티를 더 진행할 예정이다. 나는 일에 집중하면 다른걸 잘 보지 못하는 편이라 아내가 당연히 일을 하고 있는 줄 알았다. 그리고 일을 하고 있지 않았다는 사실은 이 글을 쓰면서 알았다. 카메라 앞에서 날 놀리기라도 하듯 초코파이를 먹고 있는 모습을 보고 나서...


나는 아침을 꼭 챙겨 먹으려고 노력하는 타입이고 아내는 아침에 대해서 크게 관심을 갖지 않고 중요성도 그리 높지 않다. 그래서 나는 밥을 먹고 오지만 아내는 빈속으로 현장에 나오게 된다. 보통의 경우라면 배가 조금 고프더라도 점심때까지 충분히 참을 수 있었을 텐데 오늘따라 아내는 배가 고프다는 말을 현장에 도착해서부터 연신 해댔다. 그러다가 그녀는 결국 배고픔을 이겨내지 못하고 우리의 간식박스를 뒤적거리다 초코파이를 집어 들었다.

vlcsnap-2024-12-12-20h35m40s137.png 셀프 인테리어 신혼집 리모델링 중문 3 연동 도어 시공 DIY


양 측면의 기둥과 상부 구조목을 고정한 후 'ㄷ' 형태로 된 중문 프레임을 들고 현관으로 가져가서 세웠다. 사이즈는 우리가 주문했던 사이즈에 딱 맞게 제작되었다. 양 측면에 10mm 정도의 공간을 띄워 수직을 잡기에 용이한 사이즈로 주문을 했다. 처음에는 혼자서 뚝딱뚝딱했지만 아내의 눈에는 조금 버거워 보였나 보다. 현관에서 샌딩을 하던 아내가 돌아서서 살짝 잡아줬는데 일이 두 배, 세 배는 수월해졌다. 역시 둘이서 할 때는 혼자의 두 배가 아닌 세 배, 네 배의 효율이 상승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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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인테리어 신혼집 리모델링 중문 3연동 도어 시공 DIY

뼈대를 고정 후에 상부 구조목 하부로 3 연동 중문의 문짝이 움직일 수 있는 하드웨어인 레일을 고정시켰다. 레일은 구멍이 나 있는데 그곳에 나사를 돌려 고정하면 끝이기에 꽤나 간단했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 3 연동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여는 게 회사의 기존 방침이다. 그래서 현재 설치될 곳의 환경을 잘 살펴 되도록이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열 수 있게 시공하는 게 가장 좋다. 하지만 우리 집은 현관을 바라봤을 때 좌측에 신발장이 들어서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여는 방향으로 레일을 시공했다. 이런 생각을 하지 않고 아무 생각 없이 바로 고정했다면 나중에 다시 풀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길 수 있기에 레일의 방향을 잘 보고 시공해야 한다. 또한 상부의 레일을 설치한 것과 동일하게 하부 레일도 잘 살펴 위치시키면 된다.


레일도 고정했겠다 나는 얼른 방으로 들어갔다. 방에는 3 연동 중문의 문 짝이 있었기 때문이다. 문을 걸 수만 있게 해 둔 상태에서 문 짝을 가져와 걸어보고 싶었다. 혹시나 문제가 될만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고 전부 마감한 후에 문을 끼웠는데 문제가 생기면 다시 되돌리기에 너무나 많은 소요가 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문을 한 짝, 두 짝 걸어 나가고 마지막 세 번째 문 짝까지 걸었다. 마지막 문 짝은 손가락이 들어갈 공간이 없어 넣기에 힘이 들었다. 하지만 각 레일에 잘 올라타는 것을 확인했고 움직임을 보기 위해서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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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퍼가 없었던 것이다. 댐퍼란 문이 열리거나 닫힐 때 '쿵'하고 닫히는 걸 방지하기 위해 압을 걸어주는 장치이다. 흔히 접할 수 있는 곳으로는 현관문의 '도어 스토퍼'나 싱크대 수납장의 문을 닫을 때의 모습이다. 실내의 문에 사용된 예시를 본다면 좌우로 여닫는 '슬라이딩 도어'가 있다. 중문도 마찬가지로 그런 댐퍼가 있으면 문을 닫거나 열 때 중문이 '쿵'하고 열리거나 닫히지 않게 해 주는데 그 댐퍼가 없었던 것이다. 혹시나 내가 부속이 있는데 시공을 하지 않았나 싶은 마음에 포장 온 박스를 다 찾아봤는데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댐퍼를 굉장히 중요시하는데 내가 중문에서 이걸 놓쳤다는 사실이 내 마음에 큰 상실감을 안겨줬다. 뭔가 아내에게는 좋은 중문을 해주지 못한 것 같아서 미안하기도 하고 미리 확인해보지 않았던 내 과거에게는 살짝의 원망이 생겼다. 물론 이런다고 없던 댐퍼가 생기거나 하진 않겠지만...


어쩔 수 없이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아내에게 자초지종 설명을 했다. 당연히 있을 줄 알았다는 말과 확인해보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아내는 괜찮다고 했지만 정말 괜찮지 않은 건 나 스스로였다. 뭔가 분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자존심도 상했다. '한 번만 확실히 알아볼걸..' 하는 마음의 소리와 함께. 그리고 자재를 구매했던 곳에 전화를 해서 물어보기도 했다. 혹시 댐퍼기능이 없는데 원래 이런 건지 한 번 확인 부탁드리겠다고... 돌아온 답변은 우리의 상황을 반전시키기에는 큰 변화가 없는 이야기였다.


솔직히 중문은 바람 때문에 닫힐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힘을 잔뜩 줘서 여는 그런 문도 아니기 때문에 댐퍼의 필요성이 그리 높지 않다. 하지만 '자고로 미서기 문에는 댐퍼가 기본이지!'라는 가치관을 가진 나에게 댐퍼의 부재는 꽤나 큰 일로 다가왔었다. 여하튼 돌아와서 그렇게 문 짝 상태를 모두 확인 후에 다시 문 짝 세 개를 떼어내고 본격적인 마감 작업에 들어갔다. 중문을 주문하면 같이 오는 몰딩들을 수직과 수평을 잘 맞춰서 고정을 했다. 그리고 아까 간이로 깔아 뒀던 하부 레일도 완전 접착을 진행했다. 얼른 공사가 마무리되어서 중문을 아무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중문은 워낙 민감한 제품이기 때문에 조금만 틀어져도 사용하는 내내 말썽을 피우게 된다. 그래서 더욱이 섬세하게 작업에 임했고 최선을 다했고 나름의 확인도 거쳤기 때문에 이제는 잘 작동하기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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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문을 설치하며 평소의 점심시간이 지나가고 우리는 늦은 점심을 먹었다. 늦었어도 점심은 특식메뉴였다. 어머니께서 구경차 응원차 방문하시면서 족발을 포장해서 오셨기 때문이다. 미리 약속을 했기 때문에 오늘은 도시락을 싸 오지 않았다. 밖에 나가서 외식을 할까 싶었지만 언제 또 이런 낭만이 있겠냐며 안에서 먹자고 이야기하시는 어머니의 의견으로 우리는 허름한 공사장 속 화려한 식단으로 점심식사를 했다.

2023_12_26 14_44_3536.jpg 셀프 인테리어 신혼집 리모델링 점심시간


중문 설치가 끝나고 나면 이제 본격적으로 욕실 공사에 접어들게 된다. 욕실은 좁은 공간에 비해 참 손이 만이 가는 곳이다. 철거부터 마감까지 뭐 하나 편하게 넘어가는 공정이 없다. 욕실만 무사히 잘 끝내더라도 마음이 참 편할 것 같다. 부디 남은 공사들도 순탄하게 잘 끝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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