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쳐야 할까 말까 한끗 차이
고치거나, 익숙하게 만들거나
말투는 훈련을 통해 다듬을 수 있다.
나만의 개성이라고 생각된다면,
더 당당히 자신의 말투를 드러내면 된다.
그리고 쪼를 고치든, 개성을 살리든
기본이 되는 발음 연습만큼은 하는 게 좋다.
올바름 All발음
그림에서 원근법이 반드시 필요할까? 여기서 '반드시'에 방점을 찍어 본다. 꼭 그래야 하는 것은 없다. 'KISS'로 잘 알려진 구스타프 클림트의 풍경화 중에는 때론 원근법을 지우고 과장된 도구나 패턴이 나타난다. 물론 클림트여서 가능하다. 원근법에 맞지 않게 그림을 그린다면 그림에 대한 기본을 배우라고 할 지도 모른다. 화려한 금박을 즐겨 사용하기도 했던 클림트의 개성 강한 작품들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개성과 창의성은 낯선 것에서 출발한다. 일반적인 규칙을 벗어나야 한다. 흔히 '쪼'라고 부르는 개인의 고유한 습관도 처음에는 낯설다. 점점 익숙해지면, 개성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빨리 고쳐야 하는 습관인지, 개성으로 살려내야 하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쪼 : 개인의 고유한 습관을 일컫는 '쪼'는 '쪼가 있다, 없다'로 흔히 표현한다. 표준어는 아니지만,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단어라 그대로 사용했다.)
그림의 원근법처럼 말이나 글에도 규칙이 있다. 문법, 맞춤법, 어휘, 문장 구조 등에 알맞게 낯선 말과 글을 다듬는다. 그러다 보면 문체도, 말투도 닮아간다. 고유한 습관을 고친 경우다. 규정이나 형식에 맞춰야 하는 업무적인 글이라면 바람직한 방향일 테고, 시나 문학 작품처럼 자유롭게 개성을 표현할 수 있어야 좋은 글인 경우라면 관점을 달리해서 보아야 한다.
아나운서의 말 하기는 '표준'을 지킨다. 표준 발음을 구현해야 하기에, 평소 잘 쓰지 않는 자고저(성조와 비슷한데, 높다가 낮은 소리)도 정화히 발음하는 훈련을 한다. 자고저는 일반 장음과는 달리 리듬을 갖는데, '없다', '정말'과 같은 단어가 해당된다. 표준이란 것은 기준이 되는 것이기에 개인의 특징을 최대한 깎아낸다. 개성을 내세울 수 없다. 아나운서 특유의 말투가 있는 것도 거기에 맞춰 훈련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미디어 환경이 달라졌다. 미디어의 마이크로화로 AI와 유튜브는 정형적인 틀에 갇힌 말 하기를 많이 요구하지 않는다. 아나운서 직종도 그에 맞춰 재능과 끼를 겸비한 인물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예전 아나테이너라는 말이 반짝 유행을 탄 적이 있는데 지금은 굳이 그런 말을 사용할 필요도 없이 다양한 채널에서 활약한다. 뉴스 진행자나 정보 전달자의 영역에 머물러 있지 않고, 다방면에서 개인의 매력을 발산하는 중이다.
표준의 변화로 반드시 고쳐야 했던 개인의 말투, 일명 '쪼'라는 습관은 이제 고쳐야 할 수도, 지켜야 할 수도 있게 되었다. 정형적인 아나운싱을 추구하던 때에도 메인 앵커의 자리에 오래 머물렀던 아나운서는 역시나 차별성을 지녔다. 개인적으로 모니터링을 많이 했던 어느 아나운서는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발성도 조금 달랐고, 속도도 조금 빠른 편이었지만, 오히려 전달 분위기를 잘 살리면서도 딕션도 좋고, 신뢰감을 주었기 때문에 더 잘 각인되었다.
요즘은 사투리도 개성이다. 유명 방송 PD는 조금 정신없이 진행하는 인기 유튜브 채널의 진행자를 찾아가 벤치마킹을 할겸 직접 출연했다고 한다. 미디어 환경 뿐만 아니라 보고 듣는 대중의 입맛도 달라졌다. 단점도 장점이 된다.
그렇다면 쪼를 어떻게 개성으로 만들 수 있을가 내가 가진 단점을 계속 보여줌으로써 익숙하게 만드는 전략을 쓰면 된다. 굳이 나를 바꾸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익숙함에 도달하기 전에 거부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둘 중 하나다. 고치거나, 익숙하게 만들거나.
특정 프로그램의 예능 혹은 방송인이 아니라면, 비즈니스 관점에서는 고치고 수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업무상 대화나 발표에서는 신뢰감을 바탕으로 잘 전달하고, 설득하고, 좋은 인상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여기에 개인의 개성 한 방울을 넣어 말맛을 더한다. 품위있는 유머러스함이나 유연함을 겸비한다면 금상첨화다.
대체로 '쪼'는 어미에서 많이 드러난다. 그리고 어미는 발성 발음표 트레이닝과 뉴스 원고 트레이닝을 통해 어느 정도 수정 가능하다. 이를 통해 '쪼'로 들리는 리듬감을 최소화하고, Pause나 강조, 속도 등의 스킬로 적절한 변화를 주면 된다. 대체로 두 가지 훈련만 받아도 제법 말하기가 근사해 진다. 평소 꾸준히 낭독을 통해 발음 연습을 많이 해 두면, 딕션도 좋아져서 한결 업그레이드 되었다고 생각될 것이다.
말투는 훈련을 통해 다듬을 수 있다. 나만의 개성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은, 더 당당히 자신의 말투를 드러내면 된다. 그리고 쪼를 고치든, 개성을 살리든 기본이 되는 발음 연습만큼은 하는 게 좋다.
녹음이나 녹화를 해보면 말끝(어미)에서 말투가 어느 저도 결정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다음은 '음' '어' 등 불필요한 말이 신경쓰일 것이다. 톤이나 텐션 정도에 따라 쪼인가 개성인가 생각해 보게 된다. 따라서 피부결을 관리하듯 가장 기본적인 말의 결부터 미션을 통해 인지하고 수정해 보자. 추후 발성발음표와 이중모음, 뉴스 트레이닝 등의 포스팅을 통해 좀 더 명확하게 개선할 수 있다.
자신의 글은 얼마든지 말로 구현될 수 있다. 어미만 '습니다' 등으로 바꾸면 된다. 만약 어미를 바꾸었을 때 부자연스럽다면, 구어체보다 문어체로 썼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도 자신의 말투가 녹아 있기 때문에 직접 쓴 포스팅을 1분간 낭독해 본다. 입으로 말하기 좋게 조금씩 원고를 수정해 보면, 자신의 말을 눈으로도 볼 수 있다.
포털검색창에서 '글자수세기'를 검색한 후 낭독한 부분을 복사해 넣으면 읽은 글자수를 알 수 있다. 대략 300자 이하로 읽었다면, 속도가 느린 편, 350자 안팎이라면 좋음, 400자 이상이라면 조금 빠르다고 생각하면 된다. 절대적인 수치는 아니지만, 속도의 기준을 확인해 두면 유용하다.
나의 글 중 한 두 문장만 골라 어미를 여러가지 버전으로 바꿔서 낭독해 본다. 한 문장의 끝을 '습니다' '인데요' '이고요' 등으로 바꿔서 낭독하는 것이다. 어색하거나 어렵게 느껴지는 어미가 있고, 자연스러운 어미가 있다. 문장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한 두 문장, 가능하면 더 많은 문장을 이렇게 바꿔가며 낭독해 본다. 어떤 어미가 말할 때 편하고 불편한지 미리 인지하고 있다면 모니터링을 하거나 어미 처리 연습을 할 때 도움이 된다.
내가 고치고 싶은 습관 (억양, 속도, 잡음, 어미, 리듬, 어휘 등)과 내가 살리고 싶은 나만의 개성 (유머러스하거나 텐션이 좋다거나, 차분하다거나, 지인들의 반응이 좋은 말습관, 호흡 조절 등)을 생각해 보고 기록한다.
고칠 습관은 괄호 속 예시처럼 세분화하고, 개성은 전체적인 분위기가 조화로울 때 나타나므로 괄호 속 내용처럼 느낌으로 기록한다.
* 미션은 무리가 되지 않은 선에서 3가지 중 한 가지만 선택해서 해보세요.
* 이번 미션의 경우에는 가능하다면 3가지 모두 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2023년을 마무리할 때가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한 해 어떻게 보내셨을까요?
저는 영화와 음악, 사랑에 대한 이야기로 <음악 에세이>를 쓰기 시작해, 스피노자의 48가지 감정에 관한 이야기와 음악을 풀어나가 보았고, 말하기와 발음에 관한 <올바름 All발음>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제 개인의 일상과 독서, 미술, 여행 등 소소한 기록들과 습관이 하나씩 새로운 형태로 변화하고 색다른 시도로 발현해온 한 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온라인의 쓰기 활동을 오프라인의 일상과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면서 틈틈이 써온 기록은 다시 들춰보는 재미도 있고, 저 자신을 좀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기도 했습니다. 소중한 시간을 내어 방문해 주시고 읽어주신 작가님들께 감사 인사 드립니다.
새롭게 시작할 2024년, 한 뼘씩 더 성장하고, 뜻한 바를 하나씩 이루어 가는 한 해 되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Happy New Year! :)
현재 읽고 있는 책의 일부분을 낭독해 본다. 한 문단 혹은 한 페이지 정도면 충분하다. 매일 3분을 넘지 않게 실천해 본다. 녹음이 필수는 아니지만 권장한다. 톤, 속도, 발음, 목소리 크기 등을 체크하고 감상과 함께 기록한다.
읽고 있는 책을 낭독할 때, 여러 번 낭독하다 보면, 갈수록 더 잘 안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연거푸 녹음을 하다 보면 처음에 자연스럽게 낭독하던 것도 자꾸 반복할수록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러면 말에 너무 많은 힘이 들어가게 됩니다. 실천할 때 3분을 넘기지 않도록 했던 이유이기도 한데요. 반복 연습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이럴 땐 호흡을 가다듬고, 처음 녹음한 것을 다시 들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힘을 빼고 첫 마음으로 다시 돌아가 보는 거죠. 저는 현재 토니 로빈스의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를 읽고 있어서 낭독하였습니다.
길을 가다가 혹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이동 중에 간판을 읽어 보자. 단, 운전 중에는 위험하니 금물이다. 빨리 그리고 많이 읽어 내는 것이 관건이다. 시선의 효율적인 움직임과 자신의 발음에 대해 생각해 보고 감상과 함께 기록한다.
정말 많이 해왔던 훈련이기도 하고, 혼잣말로도 연습을 많이 했던 터라 지나는 길에 간판들을 보며 시도해 보았습니다. 여유롭게 주위를 둘러 보고 관찰할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구석구석 미처 못보고 지나친 간판들과 깨알 글씨를 발견하는 재미가 있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