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천에는 오리 부부와 그들의 자식 오리들이 살고 있다. 나는 어느 날 불광천의 오리 가족을 보며 멍하니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때 동네 활동가인 신현일 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안녕하세요? 김대표님. 구청에서 잘 지내고 계세요?”
“아, 현일님.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저는 지역위원회에서 바쁘게 지내고 있어요. 지역위에서 할 수 있는 좋은 이벤트 없을까요?”
“그럼 불광천 주변에서 활동하는 문화예술인과 동네 가게 젊은 사장들이 모여서 간담회를 가지면 어떨까요?”
이렇게 마련된 자리가 ‘문화예술인·동네 가게 사장’ 간담회였다. 평소 교류하던 인맥들을 연결해 8~9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박주민 의원과 함께 문화예술인들의 고충과 코로나19로 인한 동네 가게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일회성 간담회가 끝난 후 몇몇 참여자들은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래서 우리는 정기적인 모임을 가지기로 했다. 30대 초반의 디자이너들과 30~40대 동네 가게 사장들은 매우 의욕적이었다.
‘은평크루’라는 이름으로 격주에 한 번씩 모임을 이어가던 중, 동네에서 청년 사업을 하는 청년도 합류했다. 점차 스토리를 쓰는 사람, 디자이너, 동네 가게 사장, 활동가들이 함께 힘을 모아 불광천에서 코로나19로 힘든 주민들을 위한 플리마켓인 <불불광광천천천>을 개최하기로 했다.
다음은 2022년 6월 22일 작성된 보도자료이다
은평구 청년 소상공인 대표와 문화예술인이 모여 코로나19로 지친 주민들을 위한 [불불광광천천천] 마켓을 연다.
은평 지역의 문화예술인, 작가 등은 청년 소상공인 대표와 함께 ‘은평크루’(EP_crew)라는 모임을 결성, 오는 6월 25일(토) ~ 26일(일) 오후 1시부터 저녁 7시까지 주민들을 위한 마켓을 열고 무료 음료를 나누어 주고 초청 가수를 불러 문화행사를 연다. 문화예술인은 무료 부스에서 자신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이번 마켓을 준비한 ‘은평크루’는 지난 2월 4일 ‘은평 컬처노믹스 리더 간담회’ 자리에서 처음 만나 ‘불광천 대표 시그니처를 만들어보자’는 순수한 의지로 시작됐다. 한 달에 두 번씩 만난 불광천 인근 가게 청년 대표, 은평의 문화예술인과 활동가들은 그 결과물로 [불불광광천천천] 마켓을 만든 것이다.
행사에 참여하는 은평 지역 문화예술인들은 무료로 자신과 굿즈를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행사를 준비한 ‘은평크루’의 한 멤버는 “코로나19로 지친 주민들과 함께 서로 격려하고 힘을 주고받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었다”며 “불광천에서 한번 놀고 웃을 수 있는 행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참여 신청서 링크>
https://bit.ly/불광천플리마켓참가신청서_2022
행사는 6월 25일과 26일 양일간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 은평구 내 청년들과 함께 사업을 진행하면서 큰 보람을 느꼈다. 우리는 이후 활동을 정리하며, ‘불불광광천천천’ 브랜드 명을 상표 등록하기로 했다.
‘불불광광천천천’ 플리마켓 이후 은평구청에서는 불광천을 중심으로 동네 가게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행사와 이벤트를 진행했다. 또한, 은평구청에서는 ‘불불광광천천천’의 네이밍과 의미를 좋게 평가하여 이름을 빌려 서울시 동네 가게 활성화 프로그램으로 제안했고, 별도의 예산을 받는 성과를 거두었다.
골목길에 사는 몇몇 사람들이 모여 불광천을 매개로 하나의 프로젝트를 이뤄냈다. 코로나19로 지친 주민들을 위한 행사를 개최한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다. 1년여가 지난 후, 우리는 ‘불불광광천천천’ 상표 등록증을 받았고, 이는 참여한 모든 사람들에게 큰 자부심을 안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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