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지지 속 민주주의, 그 변화의 흐름을 듣다
최근 탄핵찬성 집회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상징적인 움직임 중 하나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 이후, 시민들은 거리에서 목소리를 내는 것에 더욱 익숙해졌다. 하지만 최근의 탄핵찬성 집회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서울대 민주동문회 회장이며 다수의 민주화 단체에서 회계 감사를 맡고 있는 장원택(64) 회장을 만나 현재 집회에 대한 생각을 나눴다.
그는 서울대 민주동문회 회장이자 자주통일평화연대 감사 등 여러 시민단체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평화주권행동, 행복중심 생활협동조합, 한국주택에너지진단협회 등에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그는 “대부분 시민운동 관련 단체에 몸담고 있다”며 “여성운동, 통일운동, 복지운동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활동 중 하나가 최근 탄핵찬성 집회 참여다. 그는 “탄핵찬성 집회에 나갈 때는 주로 민주동문회 소속으로 나가지만, 때에 따라 다른 단체와 연대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매주 빠짐없이 집회에 참여하는 그는 “출장이 있을 때를 제외하면 항상 거리에서 시민들과 함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탄핵찬성 집회의 분위기는 이전과 다르다고 한다. 박근혜 탄핵 당시 시민들은 “탄핵이 안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지고 거리로 나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원택님은 “이번에는 탄핵이 당연히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분위기가 차분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젊은 세대의 참여 방식도 변화했다. “과거에 비해 시위 문화가 밝아졌다. 젊은 친구들이 나오면서 응원봉을 흔드는 등 축제 같은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며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처럼, 이제는 흥겹게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변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그는, “결국 민주주의 운동은 다음 세대에게 어떻게 전해지느냐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시민운동을 지속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장회장은 “우리나라 기부 문화가 발달하지 않아 시민단체 운영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시민단체는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은데, 기부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시민단체를 돕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돈이 없고, 돈이 있는 사람들은 시민단체를 지원할 생각이 없다”며 “결국 활동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현실을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계속해서 거리로 나간다. 탄핵찬성 집회와 시민운동이 단순한 ‘저항’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만나고 소통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는 “과거에는 젊은 세대와의 간극이 컸지만, 집회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게 됐다”며 “남성과 여성, 장애인과 비장애인, 성소수자와 일반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광장에서 만나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페미니즘에 대한 논의 역시 마찬가지다. 장회장은 “페미니즘이 우리 사회에서 공론화된 지 오래되지 않았다”며 “주장하는 사람들도,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아직 조정하는 과정에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인권 운동은 결국 모든 인간의 해방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며 “페미니즘이 지나치게 한 방향으로만 가면 전체적인 조화가 깨질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밝혔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현재 어느 정도 발전했을까? 이에 대한 질문에 그는 “절차적으로는 잘 갖추어져 있지만, 이를 무시하는 사람들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주의는 원래 합의된 절차에 따라 진행되어야 하는데, 일부 세력들이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인다”며 안타까워했다.
최근 극우 세력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이들은 법률과 제도적 절차조차 무시하려 한다”며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극단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특히, “문제는 이러한 극우 세력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견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터뷰의 끝에서 그는 “결국 민주주의란 끊임없이 소통하고,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고 “정부와 국가 기관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시민들이 나서야 한다”며 “촛불은 계속될 것이고, 우리는 계속 싸워나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탄핵찬성 집회는 단순한 시위가 아니다. 그것은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시민들의 움직임이며, 변화의 시작점이다. 거리에서, 광장에서, 사람들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민주주의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 [쭌터뷰]란?
‘쭌터뷰’는 김준호 작가가 직접 진행하는 인터뷰 시리즈로, 우리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는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