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않아도 다 알 수 있을 줄 알았다.
지금 생각하면, 그건 나만의 오만이었다.
그날의 너는 말이 없었다.
평소보다 더.
웃지도 않았고, 무표정하지도 않았다.
그냥 말이 침묵했다.
나도 따라 말이 없어졌다.
괜히 소리 내면
모든 것이 바스러질 것 같아서.
차가 식어가던 시간,
너는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끝내 아무 말도 묻지 못했다.
우리는 서로에게
어떤 문장도 건네지 못한 채
서로의 마지막을 앉은 채로 바라보았다.
이제 와 생각해 보면
그날의 침묵이 전부였고,
그리움은 그때부터 자라고 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