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지개물고기 Nov 12. 2024

후회에 대한 단상

너와 헤어지고 하는 것

만약에로 시작하는 것

부질없는 줄 알면서도 하는 것

이별 노래에 단골로 등장하는 것

무덤에 들어갈 때까지 하는 것

가슴 한구석이 시려오는 것

차곡차곡 쌓이다가

해일처럼 몰려오는 것

밀물처럼 몰려왔다가

썰물처럼 흩어지는 걱


너를 만나고 하는 것

온갖 흑역사의 시작이자

밤을 새우게 하는 각성제

아무도 모르게 지우고 싶은 것

지우고도 흉터가 남는 것

너와 내가 매일 하는 것

언제나 한걸음 늦는 것

뒤돌아보면 자꾸 짙어지는 것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것

자꾸만 길어지는 것


하고 싶지 않아도 하게 되는 것

목구멍에 걸린 가시처럼

아프고 거슬리는 것

삼키고 싶어도 삼켜지지 않는 것

모래 위 발자국처럼

비가 오면 더 선명해지는 것

마르지 않는 잉크자국 같은 것

꿈 공장의 주재료이자

국적이 없는 것

자꾸만 보고 싶은 얼굴 같은 것 

작가의 이전글 그 해 겨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