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A 씨는 매일 아침 일곱 시에 일어난다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양치질을 한다
두유 한 팩과 사과 한 조각을 먹고
출근길에 나선다
A 씨는 지하철을 타고
매일 아침 한강을 본다
한강에 비치는 햇살의 조도로
그날의 날씨를 가늠한다
A 씨는 매일 회사 앞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한다
원두를 가는 기계음이
하루의 시작을 알린다
따뜻한 커피의 맛을 위해
차가워지는 계절이 있다고
믿으면서
한 모금 마신다
A 씨는 반복되는 아침을
싫어하고 동시에 좋아한다
태엽을 감으면
일정한 속도로 돌면서
늘 같은 멜로디를 들려주는
오르골처럼
리드미컬한 아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