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을 벗어나 한적한 시골길을 걷다 보면 꽉 막힌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든다.
땀을 식혀주는 산들바람은 잠시나마 무더위를 잊게 해 주고 코끝을 자극하는 고소한 벼 익는 냄새는 벌써 가을이 다가왔음을 알려준다. 가을의 향기에 취해 걷는 이 길이 끝이 없기를 잠시나마 소망해 본다.
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리는 메타세콰이아는 일본 식물학자인 미키 시게루(三木 茂, S . Miki )에 의해 1941년 처음으로 명명되었다. 메타(meta)는 '~이후(Post)'라는 접두어를 뜻하며 '세콰이아'는 미국 인디언 추장의 이름을 딴 북미 낙우송과 수종을 뜻한다. 즉, 세콰이어 이후에 등장한 나무라는 뜻이다.
낙엽 지는 키 큰 나무로 측백나무과에 속한다. 높이 35~50m, 지름 2~2.5m가량 성장한다. 피라미드로 보이는 원추형 수형을 가지고 있으며 얼핏 보면 '낙우송'과 헷갈릴 수 있지만 메타세콰이아는 잎이 마주나는 특징이 있다. 어린 수피는 회갈색이지만 오래될수록 적갈색을 띠며 세로로 얇게 벗겨진다. 암수한그루로 수분기는 3~4월이며 녹색 구과는 10월~11월에 갈색으로 변한다.
메타세쿼이아는 중국 서남부 후베이성 양쯔강 상류에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는 1970년대 권장 가로수로 지정되어 전국에 식재되어 우리에게 녹음과 풍치를 제공하고 있다.
추신.
정원가인 나는 장소에 맞지 않게 크게 자라는 나무를 선호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관리'가 너무 까다롭다. 은행나무, 느티나무, 칠엽수, 양버즘나무, 백합나무 등 높이가 20m가량 자라는 나무는 언젠가 재산상, 인명상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기에 계륵 같은 존재가 된다. 이는 곧 유지비용으로 귀결된다.
혹여나 자연재해로 인해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경우 직접 나무에 올라가거나 건설장비를 이용해야 하며 병충해를 입어 나무가 활력을 잃었다면 정확한 진단을 통한 농약 살포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심지에서의 농약 살포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농약을 살포하는 분무기의 출력이 20m 높이에 도달해야 한다.
2) 높은 출력을 가진 기계는 높은 소음을 유발한다.
3) 살포하는 높이가 높아질수록 농약이 주변으로 비산 된다.
4) 유아와 학생이 등교하는 시간을 피해야 한다.
5) 농약 살포로 인한 민원인을 상대해야 한다.
6) 꿀벌이 아프다.
위 조건을 모두 충족해 농약을 살포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나무줄기에 농약을 주입하는 '수간주사' 처방이 주로 이루어진다. 다만 이 방법은 나무줄기에 드릴링을 통한 구멍을 뚫기에 물리적인 상처를 유발한다는 단점이 있다.
수간 주사를 놓지 못하는 나무는 인적이 드문 시간인 ‘자정‘ 이후에 살비제를 살포한다. 달빛이 비치는 고요한 밤 무탈하게 진행될 것 같았던 농약 살포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작업이 중단된다. 나무 뒤에 숨어 한 여름날의 꿈을 즐기던 커플이 농약을 맞았기 때문이다.
“아휴...”
자료출처
http://www.atlas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850
https://korean.visitkorea.or.kr/detail/ms_detail.do?cotid=6e6fad62-1c2a-43ec-8cd9-760e662d8fc7
http://www.nature.go.kr/kpni/SubIndex.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