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모든 고민은 끝이 없다는 것에서부터 시작이 된다.
꼴 보기 싫은 가족을 딱 안 볼 수 있다면 고민이 없을 텐데 그럴 수가 없어서 화병이 난다.
꼴 보기 싫은 직장동료를 딱 안 볼 수 있으면 고민이 없을 텐데 그럴 수가 없어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너무 힘들어서 딱 죽었으면 좋겠는 그 순간에 내일의 태양은 떠오르고 또 살아야한다.
이것까지만 하면 끝이 나겠지 싶은 것들도 끝은 커녕 시작인 경우가 많다.
끝이란 건 원래 없는 거야, 원래 미완성이야 라고 하면 어차피 끝도 안 날 거 난 시작도 하지 않겠다.
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러면 끝도 못 내고 시작도 못하니 두 개를 잃는 것이다.
그래서 일단 시작은 해보고 끝이 안 나더라도 일단 즐겨보자고 마음을 먹은 사람이
' 내일 지구가 망하더라도 난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명언을 남기고 인생을 멋지게 미완했다.
언제 올지 모르는 죽음.
어느덧 중년이 들어 병원에 다녀오면 마음이 초조해지는 나이가 됐다.
아 지금 죽으면 큰 애 결혼도 못 보는데, 둘째는 너무 어린데 어쩌지.
그런 불안에 몸서리 칠 바엔 난 오늘도 자전거를 굴려보겠다고 다짐한다.
이제 대입을 1년 앞둔 큰꿀이가 17세 생일 선물로 뜬금없이 자전거를 사달라고 한다.
" 왜? "
" 알바하려고."
" 생각해 보자."
자전거를 타겠다고? 이 정도면 됐지. 그럼 그럼.
육아만큼 마음대로 안 되는게 또 있을까?
부모가 아무리 잘해도 아이가 반, 아니 그 이상은 해야하니 완성할래야 완성을 할 수 없다는 핑계대기 좋은 이유가 있다.
어차피 해도 미완성인데, 끝을 맺을 수는 없는데, 그렇다면 미완성을 즐기는 수 밖에.
미완성도 완성은 완성 아닌가.
미완성의 순간을 즐기는 자전거 여행이나 떠나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