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세계의 미스터리, 신의 작품일까?

'빛이 있으라!', 그리고 과학이 말하길

by 공상과학철학자
본 브런치북은 과학적인 관점에서 인간에 대해 탐구해 보며,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철학을 함께 생각해 보는 시리즈입니다.


사람이 이해할 수 없는 신비한 현상들...

오늘날에도 여전히 이 세계에 존재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과학적으로 검증이 안된 UFO나 버뮤다 삼각지대, 로즈웰 외계인, 좀비, 혹은 귀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과학적으로 내용이 충분히 밝혀졌는데도(또는 오히려 밝혀졌기 때문에), 여전히 미스터리 한, 초월적인 존재의 개입을 빼고는 상상이 잘 안 되는, 대표적인 신비한 현상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지금부터 몇 가지 과학 이야기들을 최대한 쉽게 풀어서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이 세상이 대체 어떻게 생겨났을까?


우리가 길을 걷다 보면, 큰 산, 높은 빌딩, 자동차,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보게 된다. 이러한 거대한 물질들은 대체 어디서 어떻게 생겨났을까? 문득 경이롭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의 답은 의외로 쉽다.

정답은 '에너지는 얼마든지 물질로 변환될 수 있다.'라는 것이다.


적절한 예시는 아니지만, 스타워즈의 레이저광선 검이 서로 부딪혔을 때, 펑하는 소리와 함께 검은 재가 생성되는 이미지를 상상해 보자.


하지만 이것은 상상만이 아니라 실제 실험으로도 관측된 바 있다.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입자가속기에서는 양성자, 전자 등의 입자를 빛에 가까운 속도로 충돌시켜 수백 배의 질량을 가진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고 지금도 연구는 계속 진행 중이다.


그렇다면 또 하나의 의문이 생기게 된다. 에너지로 물질이 생성된다는 것은 알겠는데, 그렇다면 그 에너지는 대체 어디에서 왔단 말인가?


이렇게 거대한 우주의 물질들을 만들어 낸 에너지는 우주의 빅뱅에서 왔지만, 그 빅뱅의 초기 에너지가 어디에서 왔는지는 아직까지 알 길이 없다. 무(無)에서 에너지라는 유(有)가 생겨난 셈인데, 열역학 제1법칙, 에너지의 총량은 늘어나지(줄어들지도) 않는다는 '에너지 보존 법칙'에 위배되는 것 같다.


과학자들은 이 에너지 보존 법칙도 우주가 태어난 이후에 생겨난 법칙이므로 그전 상태에 대해서는 적용할 수 없다고 설명하지만, 여전히 빅뱅의 에너지가 대체 어디서 왔는지는 아리송하다.



그 어렵다는 양자역학


우주의 빅뱅이 '양자 요동' 현상에서 출발했다는 시각도 있다.


우선 여기서 양자의 개념을 알아봐야 하는데, 양자(Quantum, 量子)라는 것은 에너지의 최소 단위로, 대표적인 것으로 광자(빛 입자)가 있다. 그런데 이 직진하는 빛 입자 하나, 하나의 정확한 도착 지점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확률적으로 어느 범위쯤에 도착한다는 것을 예상할 뿐이다.


무슨 이상한 소리냐고? 이의 설명을 위해 간단한 그림을 준비했다.


레이저광선은 원래 뜨겁지 않지만, 어떤 과학자가 무기로 사용하기 위해서 뜨겁게 상처를 주도록 개발했다고 쳐보자. 그리고 나는 저 멀리 산에서부터 누군가로부터 조준 공격을 받았다. 그럼 나의 상처는 어떻게 팔에 나타날 것인가?

상처를 아주 자세히 확대해 보면, 바로 아래와 같은 식으로 나타난다. 광자 하나하나가 한 군데 점에만 집중되거나, 또는 넓은 면적에 고르게 분포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렇게 파동 형태로 확률적으로 도착하는 것이다.


이것을 양자의 불확정성, 확률적 분포성이라고 이야기한다. 즉, 양자는 확률적으로 분포하기 때문에, 광자 1개의 상처가 중심원 쪽(A)에 나타날 수도 있고, 상처의 바깥원(B) 쪽에 나타날 수도 있다. 광자 1개가 A에 나타날 확률, B에 나타날 확률이 모두 존재하는 것이다. 빛이 입자인 동시에 파동이라고 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물론 실제로 이런 상처가 날 일은 없다!).


다시 앞으로 돌아가 보자.


양자 요동이란 우주의 공기가 없는 진공 같아 보이는 공간에도, 이따금씩 에너지가 순간적으로 찌릿하고 흐를 수 있는 상태이다. 그것은 전자와 양전자의 쌍으로 잠깐 나타나 소멸할 수도 있고, 빛(광자)이 순간적으로 번뜩할 수도 있다. 그래서 우주의 진공은 사실 완전한 진공이 아니라 확률적 양자장(에너지장)이 펼쳐져 있는 불안정한 가짜진공(또는 거짓진공) 상태라고 부른다.


양자장은 확률적으로 어느 장소에서든 물질과 반물질을 나타날 수 있게 만드는데, 특정 장소에서 양자의 미세한 불규칙성이 나타나 지금과는 전혀 다른 에너지장 상태를 연쇄적으로 만들고, 인플레이션 과정을 통해 지금과는 다른 물리법칙을 가진 새로운 우주가 생겨날 수 있다는 가설들이 있다(설명이 직관적으로 와닿지 않는데, 대충 그런가 보다 하자. 많은 전문가들도 이것을 정확하게 이해하지는 못하는 듯 보이니까 말이다.).


바꿔 말하면, 높은 진공 에너지 상태의 과거 우주에서 양자 요동의 변화가 일어나, 현재의 우리 우주가 새롭게 태어났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여전히 의문은 존재한다. 그렇다면 그 양자 요동을 발생시킨 양자장의 에너지는 또 어디에서 왔단 말인가?


과학자들은, 팽창시키는 암흑에너지와 질량이 플러스(+), 잡아당기는 중력이 마이너스(-)의 균형을 이루고 있어 에너지 자체는 원래 0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양자요동은 에너지가 없어도 생길 수 있는(?) 현상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속 시원한 답이 나오지 않는 것은 여전하다. 여호와께서 외치신 것일까? "빛이 있으라!"



매트릭스 속의 우리?


그런데 지금 세계가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우주라는 주장은 실제 학계에서 나오기도 한다.

일론 머스크는 '우리가 실제 존재하고 있을 확률은 수십억 분의 일'이라고 주장했는데, 철학자 한 명의 주장은 이러하다.


아래 셋 중 하나는 참.


1. 문명이 초지능을 개발하기 전에 멸망한다.


2. 아니면, 문명이 고도로 발전하지만 굳이 시뮬레이션을 돌리지 않는다.


3. 그게 아니라면, 엄청나게 많은 시뮬레이션들을 돌려볼 것이다.


기술이 충분히 발전한 문명은 인간의 의식과 뇌 활동을 정확히 모사하는 시뮬레이션 제작이 가능하다고 보고, 고등 문명이 수많은 시뮬레이션을 실행한다면, 진짜 세계보다 시뮬레이션 세계 안에서 의식을 가진 주체가 훨씬 많아진다는 주장이다. 그래서 우리가 현실 세계에 존재할 확률이 매우 낮고, 우리가 지금 사는 이곳은 고등 문명의 컴퓨터 속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한 가지 의문은 생길 수 있다. "내가 짜장면을 시킬지 짬뽕을 시킬지?", 이 세상 수억, 수조 가지의 경우의 수를 어떻게 다 시뮬레이션하냐는 의문이다. 하지만 이의 해결 방법은 간단하다. 바로 엑셀에서 쓰는 랜덤 함수처럼 무작위 값을 입력해 놓는 것이다. 당장 엑셀 칸에 =RANDBETWEEN(0,100)라고 입력해 보면, 0부터 100중 아무 하나의 정수가 하나 튀어나온다. 이것이 바로 우주의 랜덤, 카오스이론, 엔트로피의 증가이다.


과학적으로는 검증할 수 없겠지만, 논리적으로는 반박하기 어려운 주장이다.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미래인류연구소를 창립해 운영했고, 현재도 AI와 윤리의 문제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는 세계적 석학 '닉 보스트롬'의 주장이다.


우리가 진짜 이 가상현실 속에서 살고 있다면, 이 가상현실을 만든 이는 다른 의미에서 우리의 여호와가 될 수도 있는 동시에, 그 단순한 랜덤 함수가 우리가 느끼는 '자유 의지'와 '우연'의 본질일지도 모른다.



정교하게 설계된 우주


과학자들이 매우 신기하게 느끼는 중요한 우주의 현상이 하나 또 있다. 우주에는 4가지의 힘이 존재하는데, 이 힘들의 크기는 구체적으로 값이 정해져 있고, 우주 어느 곳에서든 어느 시기에서든 똑같이 작용한다.



★중력 : 뉴턴의 만유인력


★전자기력 : 전기와 자석에서 보이는 힘


★강력 : 원자 구성물질들을 서로 잡아당기는 힘


★약력 : 오랜 시간에 걸쳐 동위원소를 붕괴시키는 힘



중력을 보자. 만약 중력이 현재의 우주 값보다 조금이라도 높거나 낮았다면 지금의 우주는 없었을 것이다. 중력이 낮았다면 별이 뭉치지 못해 결국 인간이 생기지도 살지도 못했을 것이며, 중력이 높았다면 별이 지나치게 급 수축해서 행성이 빨려 들어가고, 항성은 쉽게 폭발해서 결국 인간이 살지 못했을 것이다.


강력도 마찬가지다. 강력이 지금보다 약했다면 원자가 뭉쳐지지 않아 생명체의 구성 물질인 질소, 탄소 같은 복잡한 입자들이 안 만들어졌을 것이고, 강했다면 너무 무거운 원소들만 우주에 가득 찼을지도 모른다.


전자기력의 변화도 전자가 이동해서 생기는 분자의 화학결합력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고, 약력도 태양 핵융합 과정에서 양성자가 중성자로 바뀌는 붕괴 반응 속도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이 우주의 4가지 힘은 마치 생명체를 위해서 미세하게 조정되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러한 절묘한 힘의 균형으로, 별과 행성이 생기고, 그 위에서 생명체가 살아간다는 사실을 과학자들은 기적적으로 생각한다(물론 반론도 있다. 여러 가지 다른 힘이 작용하는 여러 우주들이 무수히 존재하지만, 그중 마침 우리가 우리한테 딱 맞는 우주에 살고 있을 뿐이라는 주장. 여의도공원에 사는 비둘기들은 먹이도 그렇게 많고 살기 좋은 환경이 비둘기들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느낄지도 모른다.).


이 외에도 시공간을 휘게 만들지언정 불변하는 빛의 속도, 생명과 의식의 신비 등 아직 소개하지 못한 이 세계의 신비한 현상들은 무수히 많다.


그래서, 신앙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매우 타당하다. 이 세계가 신이 만든 것이 아니고서는 이렇게 신비할 수 없게 느껴진다. 신의 창조가 아니라는 증거가 어디에도 없다.



그럼에도 우리가 나아갈 곳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신의 창조가 아니라는 증거를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고 해서, 반드시 이 신비한 세계를 신이 만들었다는 증거 또한 찾아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신앙은 믿음의 영역이지 과학적으로 논증하기에는 어려운 영역이다.


그래서 신앙은 신앙대로, 과학은 과학대로, 상호 보완적으로 우리 인간의 길을 밝혀 나가면 된다.


다만, 이 브런치에서는 신의 존재를 잠시 내려놓고, 과학의 렌즈로 우리 인간을 들여다보려고 한다. 다음 편부터 바로 그 인간의 탄생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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