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연 Feb 26. 2024

이것은 행복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아니다 맞다. 내가 ~할 수 있다는 것의 의미.

평범한 일상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 평범하지 않았음을 깨닫는 순간이 올 때가 있다. 예를 들면, 나에겐 강아지와 산책하기, 책 읽기, 친구와 대화하기(경청하기), 적금 붓기, 기부하기, 네일아트하기, 마사지, 보톡스 맞기 등과 같은 것들이다. 약간, 응?! 할 수도 있다. 누군가에겐 너무 당연하고 쉬운 일 일 수 있다.


하나의 이야기가 있다. 이것은 하버드대에 있는 교훈 중 하나이다.

지나가던 신이 길가에 있는 거지에게 물었다.
“너에게 무엇을 해주면 행복해지겠는가?”
거지는 답했다.
“전 비바람을 막아줄 집과, 먹을 밥이 있으면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신은 그 거지에게 그 행복을 주었다.
그리고 또 길을 가다가 만난 상인에게 물었다.
“너에게 무엇을 해주면 행복해지겠는가?”
상인이 답했다.
“행복이 뭔가요? 필요 없습니다.”
다음날 상인은 아내와 딸을 잃고, 모든 물건을 잃어버렸다.
그제야 상인은 눈물을 흘리며, 자신에게 있던 것이 행복이었음을 깨닫는다.


엄청나게 평범한 일상 속에 있는 것이 바로 행복이다. 소소하지만, 소소하지 않은 그것.

사실 내가 하려고 하는 이야기는 행복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나’의 ‘현재’를 알아가는 것에 대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분명 앞의 이야기와 관련은 있다.


누군가에겐 엄청나게 당연하고 쉬운 일상인 것만 같은 것들이 나의 현재를 알게 해 준다. 직장생활을 하며 따박 따박 월급이 들어올 때는 내가 원할 때 기부를 할 수 있고, 적금을 붓는 일이 당연했고, 매달 네일아트를 받고, 때때로 마사지에 가기도 하며, 나의 만족을 위해 턱 보톡스를 맞는 일이 당연했었다. 하지만, 내 사업을 준비하며 프리워커로 일하는 현재는 그 일이 너무 사치스러운 일이 되었다. 여기까지는 물질적인 것이다.


직장생활을 할 땐 직장에서 받는 자잘한 스트레스가 쌓여, 친구와 만나면 직장생활에 대해 이야기하기 바빴다. 친구의 이야기보다 내가 힘든 이야기를 하는 게 더 시급했다. 그리고 우울증이 왔을 땐,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줄 여력도, 책을 읽을 의지도, 어떤 무언가를 할 힘도 없었다. 여기까지는 심리적인 것이다.

엄청 사소해 보이는 책을 읽고 내 머릿속으로 생각을 하는 일도, 나의 만족을 높이는 꾸미는 행위도, 내가 원할 때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자금이 있는 것도 모두 사소하지 않다.


삶에는 내적 만족도와 외적 만족도가 있다. 

둘 중 어떤 것이 더 만족되어야 만족스럽고 내가 편안한 삶이 될 수 있을까?

*내적 만족도는 내면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의 총합이다. 내가 경청을 할 수 있는 준비가 되는 것, 책을 읽을 마음의 여유가 있는 것, 생각을 할 수 있는 것 등… 내 내면에서 일어나는 심리적인 것들이다.

*외적 만족도는 단순히 생각해선 외모, 그리고 그 이외에 물질적인 것을 이야기할 수 있다.


당신은 어떤 답을 내렸는가?

.

.

.

.

.

정답은 사람마다 ‘다르다’이다.


하지만, 정말 일상에서만 있을 법한 사소한 일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면 어떤 것에도 행복해질 수 없다.

앞서 이야기한 거지와 상인의 이야기를 보면 알 수 있다. 물론 거지가 되라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결핍을 겪어본 사람만이 그에 대한 필요와 감사함을 느낄 수 있다. 그것이 곧 행복이 된다.


내가 탄이(강아지)와 산책할 수 있다는 것은

내게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것이다.


내가 턱 보톡스를 맞을 수 있다는 것은

내 통장에 여유가 생긴 것이다.


내가 주변을 살피고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건

내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는 거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축복이다.

내 마음과 정신에 책을 읽을 여유가 있다는 거다.


내가 지금 무언가 하고 있는 그것은

분명 내가 내적으로든 외적으로든 충족되어 있다는 것이다.


나는 현재의 삶에 만족하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면, 나는 여전히 목마르다. 이것은 조금 더 잘 살고 싶다는 욕심이자 의지이다. 하지만 나는 지금 누리는 것들에 대한 감사함을 누구보다 느끼며 살고 있다. 많은 결핍을 겪어 봤기에 지금의 삶에 있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안다. 가족과 나눌 수 있는 삶,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시간, 내가 원하는 일을 선택할 수 있는 것, 가끔은 호캉스를 갈 수 있는 것, 무엇보다 책을 읽을 때 책에 집중할 수 있는 마음 상태라는 것. 이것의 소중함을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결핍을 가져본 사람이 왜 다른 사람들보다 감사함을 더 크게 느끼고, 행복해할 수 있는 걸까? 심리적 이유는 다양하게 찾을 수 있다. 그중 하나를 꼽아 이야기하자면, 추가 가치의 인식이다. 추가 가치의 인식이란 결핍이 있는 사람만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가치를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 없거나 잃어본 적이 있기에, 그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


정말 별거 아닌 일상이라도 그 가치는 충분히 높아질 수 있다. 내가 결핍을 겪어본 적이 없더라도, 상상만으로도 충분하다. 일상의 소중함이 평범해져 버려, 오늘도 내일도 같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거지와 상인의 이야기를 떠올려보자. 무엇이 행복한지 모르겠다면, 현재 당신이 살고 있는 일상이 모두 없어진다고 생각해 보세요.라고 말이다.


나의 현재는 어떠한가?

작가의 이전글 완성형 인간은 없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