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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연 Aug 19. 2024

내 인생은 왜 이런 걸까?

사장님 월급은 0원 10화 : 입사 한 달 만에 퇴사 결심한 썰

이번만큼은 정착해서 오래 다녀야지라는 다짐을 했던 회사.


마음과는

달랐던 첫 달.

정말 엄청난 우여곡절 끝에 다시 회사에 또 입사를 하고, 열심히 회사를 다녀보자고 마음을 먹었어요. 이 회사에 지원을 하게 된 계기는 재택근무여서였는데요. 보호소에 있었던 저희 탄이(강아지)에게 또 마냥 기다림이란 외로움을 주기 싫다는 생각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만들고자 함이었어요. 운이 좋게 저는 최종 합격자가 되었고, 업무를 시작하게 됩니다.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면, 보통 인수인계자가 있거나, 누군가가 회사의 업무를 파악할 수 있게 도와주는데, 이곳 역시 스타트업에 가까워서, 인수인계도 딱히 없고, 알아서 업무를 찾아서 해야 하는 환경이었어요. 많은 스타트업에 다니다 보니 이런 일들은 너무 자연스러웠고, 저도 알아서 회사의 드라이브를 확인하며, 기존 작업들을 파악하는 작업을 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전까지 제 업무(디자인)를 담당하시던 분이 없었어서, 아카이빙 된 것도 별로 없더라고요.


첫 달에는 전반적인 업무들을 확인하고, 필요한 것들을 백업하고, 대표님이 지시하신 일을 진행했어요. 그렇게 업무가 많은 건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스스로 야근을 할 수밖에 없었어요. 업무의 양은 많지 않다 하더라도, 생각을 해야 하는 작업들이었거든요. 하지만 어느 누구도 그에 대한 명확한 의견을 내주지 않고, 대표님 또한 원하시는 바가 정확하지 않았어요. 


결국, 제가 듣게 되는 소리는 "일을 못한다, 알아서 해야 하는 거 아니냐."류의 이야기였고, 그래도 나름 경험치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소리를 일하면서 듣는 경우는 또 처음이었어요. 엄청나게 짧은 시간에 자괴감이 들었고, 이런 소리를 매일 들으면서 회사를 다니는 게 맞는 걸까? 내가 이 회사에 대해 이제 알아가는 과정인데 모른다는 소리를 듣는 게 정말 맞는 걸까?라는 의문을 하다가... 결국 저를 자책하는 쪽으로 흘러가게 됐어요.


다시 찾아온

우울감

입사한 지 1달이 되었을 무렵, 다시 우울감의 폭풍이 오더라고요. 우울증을 겪어봤기에, 제 상태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던 게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윽, 위험하다. 마음이 일렁인다. 지금 마음을 돌보지 않으면 안 되는데...'

라고 스스로가 인지하고 있었기에, 빠르게 엄마와 이야기를 나눠요. 


그랬더니, 엄마가 병원을 갈래? 아니면 점을 한번 더 보러 갈까?라고 제안해 주셨고, 저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병원에 가게 되면 지금의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는 약을 받게 될 것이고, 

점을 보러 가면 지금의 상황에 대해 이해받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저는 원래 점 보러 다니는 걸 재밌어하고 좋아하는 편이에요. 하지만 삶을 살아가면서 미래를 맞추는 경우는 없다는 걸 깨닫게 되죠.(ㅋ깨닫기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점을 보러 가는 이유는 가끔씩 상담을 받는 것보다 더 위안이 되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래서 점을 보러 갑니다. 이야기를 잘~ 풀어주시는 분들은 어떤 상담가보다 더 효과적일 때가 있어요. 이건 개인의 선택이라 생각이 듭니다.(심리상담을 공부하고도 점을 보러 갈 때가 있습니다..ㅋㅋㅋ) 

점 본 이야기를 하기 전에 꼭 하고 싶은 말은! 절대 사주팔자나 점을 맹신하지는 말라는 거예요! 이 이야기는 나중에 글로 작성해 보겠습니다.


점을 보러 갔다가,

좋은 할머니를 만났다.

엄마와 함께 집 근처에 점집을 찾아가게 됩니다. 사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전 사주를 보러 가거나 해도 100프로 믿진 않는 편이에요. 내 팔자가 아무리 좋아도, 노력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것이고, 내 팔자가 아무리 나쁘더라도, 내가 처한 환경의 기본값이 너무 좋다면 그것 또한 상충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이번엔 제 마음이 너무 힘들고, 회사를 3곳이나 옮긴 상황에서, 또 회사를 퇴사해야 하나라는 자괴감이 옵니다.

내가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인가? 내가 가는 곳마다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날까? 왜?? 나한테만? 왜? 내 인생만 이렇게 어려운 걸까? 난 정말 지금까지 최선을 다하지 않은 적이 없는데... 누구보다 열심히 일해오고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왔다고 나 스스로가 자부하는데... 왜? 나만?....이라는 생각들이 들었어요. 


점을 봐주시는 할머니가 제 사주을 읊어주셨어요. 그리고, 지금 상황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주시는데, 왈칵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정말 펑펑 울었던 것 같아요. 잘 풀리지 않는 제 상황을 너무 잘 이야기해 주셔서... 저의 자세한 이야기는 적지 않을게요. 하지만 그만큼 이야기를 잘 풀어주셨다는 거고, 이 분이 저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그 이야기가 제 인생에 기록되고, 앞으로의 길잡이가 될 정도의 이야기였습니다. 


그 이야기는 다음화에서 풀어보겠습니다.


제 월급은 오늘도 0원입니다.


누구나처럼 평범하겠지만,

누군가에겐 용기가,

누군가에겐 도움이,

누군가에겐 위로가

되는 이야기가 되면 좋겠어요.


<사장님 월급은 0원> 구독하시고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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