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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y Mar 27. 2024

봄꽃이야기-명자꽃

1.  말 한마디의 무게

바야흐로 봄꽃이 만발한 계절... 봄이 돌아왔습니다.

잔뜩 웅크리고 언제나 끝나려나...하며 그렇게 추운 겨울을 잘 견뎌낸 선물을 주는 양 형형색색 꽃들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꽃을 좋아하시나요?

세상에는 우리가 이름은커녕 존재조차 알지 못할 만큼 엄청나게 많은 꽃들이 있습니다. 그렇게 많은 꽃들 중에도 누구에게나 가슴에 품고 있는 최애꽃 하나쯤은 있을 겁니다.

꽃의 모양과 향기도 제각각 다르듯, 꽃을 좋아하는 이유도 사람마다 가지각각이겠지요.


봄꽃 이야기 그 첫 번째는 명자꽃입니다.


혹시 명자꽃이 어떻게 생긴 꽃인지 알고 계시나요?


[ 명자꽃 ]

주변에서 볼 수 있지만, 그리고 봤을 수도 있지만 그냥 별 관심 없이 스쳐 지났을 수도 있습니다.

사진을 보고

'아, 저 꽃이 명자꽃이구나.' 하신 분들도 있으실 겁니다.


동백꽃과 비슷한 듯하지만 동백꽃처럼 크고 화려하진 않습니다. 오밀조밀 모여서 그렇게 꽃을 피우는 명자꽃입니다.

그래서 일까요?

명자꽃의 꽃말이 "겸손"이라고 합니다.


제가 이 꽃을 좋아하게 된 이유가 있습니다. 제가 활동하는 카페에 어떤 분이 하신 말씀 때문입니다.

봄을 맞이하여 남쪽으로 여행을 가셨던 것 같습니다.

제가 있는 곳은 수도권이라, 3월 중순에는 아직 이렇다 할 꽃소식이 들려오지 않았을 때였습니다.

그분의 여행글을 보고 댓글을 달아드렸는데, 그분이 여행 중 찍은 꽃이라며 명자꽃사진을 첨부해 주셨습니다.

그러면서 명자꽃을 보면 제가 생각이 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그 이유가 더 감동이었습니다.

명자꽃은 사람들이 무심히 지나칠 수도 있는데, 자세히 보면 화려하고 이쁘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생각해 보면, 저도 수목원이나 공원에 들렀을 때 피어있던 명자꽃을 그냥 지나쳤었습니다.

명자나무아래 푯말을 보고는

'아~, 이게 명자꽃이구나.' 하고 말입니다.


그 댓글을 읽고 한동안 기분이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어떤 꽃을 보고 누군가가 떠올랐다면, 그분 머릿속에 제가 있었던 거고, 그렇게 떠오른 저의 이미지가 정말 감사하게 좋았기 때문입니다.


말 한 미디, 글 한 줄의 소중함을 느꼈던 하루였습니다.


심하게 예민한 사람이 있고 무던한 사람이 있지요?

저는 전자에 가깝습니다. 별 뜻 없이 한 말인 듯한데, 하루 종일 무슨 의도가 담긴 걸까 고민고민하며 스스로를 괴롭히거든요. 그래서 말을 신중하게 하려고 하다 보니, 말 수가 많지 않기도 합니다.

그런데 말뿐일까요?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줄 한 줄 신중하게 써 내려가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번 해보게 되었습니다.


다들 꽃들과 관련된 추억들 한 가지씩은 가지고 있을 듯한데요.

앞으로 몇 편 더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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