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un 17. 2024
여보 뭐해?
돌림근띠, 회전근개, rotator cuff, 근육, 부착위치
평소 아내와 자주 산책합니다.
일상에서 마트 갈 때,
세탁물 찾으러 갈 때,
아이 학원비 내러 갈 때,
도서관에 책 반납하러 갈 때,
커피 마시러 갈 때,
주말에는 1시간씩 함께 걷습니다.
여름엔 손잡고 걷다가, 손바닥에 땀이 나서 손바닥은 떼고 손가락만 잡고 걷습니다. 겨울엔 서로 팔짱을 끼거나, 아내와 맞닿아 있는 어깨의 반대쪽 어깨를 제 손으로 감싸고 걷습니다. 집안 얘기, 학교 얘기, 연예인 얘기, 동네 뜨고 지는 가게 얘기들을 하며 서로의 모든 생각을 나눕니다. 그런데도 전화 통화는 왜 자주 하지 않냐는 아내의 푸념을 이해할 수 없어요... 오늘은 아내의 어깨를 감싸 안고 걷다가 어깨를 한참 만지작거렸더니,
“여보 뭐해?”
“여보~ 학교 다닐 때 돌림근띠 기억나?”
“돌림근띠? 회전근개 말하는 거야?” (아내도 물리치료학을 전공했습니다.)
“응, 그거 아직 어디 붙어 있는지 기억해?”
“아니~ 4개인 거까지는 기억나는데 정확한 위치는 모르겠어.”
“쉽게 기억하는 방법이 있는데, 우리 학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여보가 한번 판단해 줘.”
돌림근띠(회전근개, rotator cuff)는 어깨뼈와 위팔뼈 사이를 감싸듯이 주행하여, 어깨가 몸통에 안정적으로 붙어있게 하고, 이와 동시에 어깨를 잘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근육들을 말합니다. 돌림근띠는 총 4개의 근육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중에 어깨밑근(견갑하근, subscapularis)은 어깨뼈 앞면 전체에 붙어서 위팔뼈 머리 '앞쪽'으로 감싸듯이 돌아서 작은결절(lesser tubercle)에 붙어 있습니다. 나머지 가시위근(극상근, supraspinatus), 가시아래근(극하근, infraspinatus), 작은원근(소원근, teres minor)은 순서대로 어깨뼈 뒷면의 위, 중간, 아래에 붙어서 위팔뼈 머리(humerus head)를 '뒤쪽'에서 감싸듯이 돌아서 큰결절(greater tubercle)의 위, 중간, 아래에 각각 붙어 있습니다.
돌림근띠의 부착 위치와 역할이 궁금할 때, '어깨동무'를 떠올려보세요. 두 친구가 서로의 어깨를 옆으로 맞대고 나란히 앉고, 한 친구가 옆으로 맞대고 있던 어깨쪽의 팔을 벌려서 다른 친구의 반대쪽의 어깨를 손으로 감쌉니다. 어깨를 감쌀 때 어깨 위에 손을 얹는다는 생각으로 감싸보세요. 그러면 첫째(엄지) 손가락은 어깨 앞쪽으로 닫게 되어, 위팔뼈 작은결절을 가리키고 여기에 어깨밑근이 부착하며, 둘째(검지), 셋째(중지), 넷째(약지) 손가락은 어깨 가쪽으로 닫게 되어, 위팔뼈 큰결절의 앞, 중간, 뒤를 가리키고 순서대로 가시위근, 가시아래근, 작은원근이 부착합니다. 어깨동무는 친구사이의 끈끈함의 상징이죠? 그래서 서로 더 가까워지기 위해 친구를 본인 쪽으로 당기는 것처럼, 돌림근띠는 몸통에 있는 어깨뼈와 어깨에 있는 위팔뼈 머리가 더 강하게 연결시켜 주어 '안정성'을 줍니다.
여보 오늘은 어디 갈까?이와 동시에 어깨관절의 다양한 '가동성'을 만들어주는 것이 돌림근띠의 역할입니다.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손으로 친구의 어깨를 목 쪽으로 쓰다듬어보세요. 엄지와 검지 사이에 어깨가 들어가고, 엄지는 어깨를 안쪽방향으로, 둘째와 나머지 손가락은 어깨를 가쪽방향으로 쓰다듬게 됩니다. 이처럼 엄지가 앞쪽에서 닿는 어깨밑근은 어깨뼈의 '앞쪽'에서 위팔뼈의 작은결절과 연결되어 있으므로, 어깨뼈가 고정되었을 때 어깨관절을 안쪽돌림하고, 둘째, 셋째, 넷째 손가락이 가쪽에서 닿는 가시위근, 가시아래근, 작은원근은 어깨뼈의 '뒤쪽'에서 위팔뼈의 큰결절과 연결되어 있으므로, 어깨뼈가 고정되었을 때 어깨관절을 가쪽돌림합니다. 이외에도 어깨관절의 굽힘과 폄, 벌림과 모음의 움직임에도 어깨관절의 안정성을 유지하며 광범위한 움직임을 하는 것이 바로 돌림끈띠입니다.
“어때 여보?”
“여보 뭐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