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투어는 간디 슴리티
우리가 주로 머물렀던 인도 뉴델리에 ‘간디 슴리티(Gandhi Smriti)’가 있다.
간디가 암살당한 장소로 지금은 간디 기념관이다. 오빠가 우릴 인도여행의 마지막으로 데려다준 곳이다.
인도하면 떠오르는 대표 이미지 가운데 하나는 ‘마하트마 간디’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린 시절부터 간디 위인전을 들었고, 많은 사람들은 그를 비폭력 저항운동의 상징으로서 기억하고 있다. 인도의 카스트만큼 전 세계에 남겨진 간디에 대한 이미지는 강렬하다.
인도에 있으면서 매일 간디를 만난 셈이다.
인도의 지폐인 루피에 간디의 초상화가 있기 때문이다.
종교적 화해와 국가 일치를 위해 노력했지만 힌두교 출신인 간디가 무슬림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힌두교 극우주의자에 의해 암살당했다.
건물의 1층에는 간디의 저서 외에 그의 생애와 사상, 그리고 간디에 관해 화제를 모은 책들이 비치된 도서관이 있다. 2층에는 간디가 사용했던 방이 그대로 전시되어 있다. 간디가 처음 실 짜는 법을 배운 것도 이 방이었다. 그리고 벽에는 간디의 생애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9일간의 투어는 거대한 인도를 아주 작은 창으로 내다본 것에 불과하다. 우리의 여행기는 아주 작디작은 별.
인도 여행 붐을 촉발시킨 여행기로,
해마다 인도를 여행하는 시인이 쓴웃음과 교훈 넘치는 경험담을 그린 류시화작가님의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책 제목을 그대로 따온 이유이기도 하다.
인생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은 ‘다른 인생’이다. 새는 해답을 갖고 있어서 노래하는 것이 아니다. 노래를 갖고 있기 때문에 노래하는 것이다. 삶이 힘든 시기일수록 마음속에 아름다운 어떤 것을 품고 다녀야 한다. 그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한다.”
↘️ 류시화 님의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中.
철학적인 류시화 시인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우리 파이브퀸 인도여행이지만 오래전 읽었던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인도여행기는 늘 내 머릿속 한켠에 남아 있었다. 삶이 힘든 시기에 떠난 인도여행 마지막 투어는 한줄기 빛을 선사했다.
말장난 같지만 소를 신으로 삼는 인도는 소신 있어 보이기도 하다.
추측건대 인도는 이 삼 년 내에 대단한 발전을 보일 것이라 확신한다.
그땐 소도 차도에서 보이지 않고 차선도 더 분명해지겠지?...
여권에 찍힌 출입국 도장처럼 우리 인생 노을에 덧칠한 퀸들의 여행은 또 다른 인생 도장이었다.
인도여행의 파이브퀸들은 다 할머니다.
건강문제는 언제 어디서나 돌출할 문제들이 도사리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급체며 무릎 관절통증이며 척추측만증에다 방광염까지 등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진할 수 있었고, 무사 귀국할 수 있었음은 서로를 향한 특별한 사랑과 믿음이었다
지상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 역시 저 하늘 호수로부터 먼 여행을 떠나 온 별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43p.
우리 퀸들의 여행은 꼭 뭘 보기 위해 떠난 게 아니었다.
그 시간에 녹여낼 뭔가가 있음을 알고 간 거다.
십 오년 전 친구들과 한 달 동안 다녔던 미서부 투어 때보다 이번 여행이 더 좋았다.
어쩌면 내 인생의 황금기는 지금 인지도 모른다.
특히 이번 인도여행은 황금기의 꽃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