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기간 내내 가장 나를 괴롭힌 과목은 '경제학'이었다. 앞서 말한 적이 있지만 5급 공채 수험생이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것도 경제학이다. 시험 당락에 가장 기본이 되고 비교적 답안과 점수가 정확하기 때문이다.
경제학이 괴로웠던 이유는 가장 생소한 과목이었기 때문이다. 경제학이랑은 1학년 때 '경제학원론'과 잠깐 스쳐간 게 전부였다. 기초적인 수요와 공급곡선 밖에 몰랐던 나는 수학의 정석 맨 앞장 집합을 대하듯이 경제학을 맞이했다.
경제학에서 가장 슬픈 단원 기회비용
수학의 정석에 집합이 있다면 경제학에는 기회비용과 매몰비용이 있다.제일 앞에 있는 단원이기 때문에 누구나 가장 잘 알고 있는 단원이다.
기회비용은 말 그대로 내가 선택한 대가로 치르는 비용인데 내가 A를 선택함으로써 들어가는 비용과 A를 선택하지 않았을 때 포기해야 하는 가장 큰 비용이 포함된다. 무언가를 선택하면서 내가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기회도 날리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슬프다.
모든 일에는 기회비용이 있다.
매몰비용은 더 슬프다.
'기회비용'이 그냥 커피라면 '매몰비용'은 TOP다. 왜냐하면 매몰비용의 가장 좋은 예시가 고시공부이기 때문이다. 매몰비용은 이미 발생하여 회수가 불가능한 비용을 말하는데 강사님들은 농담 삼아 예시로 고시공부를 말한다. '합격'하면 합격자체로 매몰비용을 보상받지만, '불합격'하면 준비기간이 그대로 매몰비용으로 쌓이기 때문이다.
4년 후 아버지의 한 마디
약 4년여의 수험생활의 결과는 시험 불합격으로 끝났지만 4년의 시간이 매몰비용이었을까? 여기에 대해 아버지는 명쾌한 답을 내려주셨다.
"시험에는 합격하지 못했지만 열심히 공부한 결과로 좋은 회사 필기시험도 통과하고 안정적인 직장에 자리 잡은 것 아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