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 8시 10분.
일어나야지. 지각하겠어.
얼른 일어나하며 남편이 흔들어 깨운다.
자는 척하다가 고개를 휙 돌려 묻는다.
아빠, 다음생이라는 게 있어?
다음생?(얘가 지금 알고 물어보는 건가?)
응, 죽고 나면 또 살아나는 거 , 그게 있어?
예수님을 믿는 우리에게는 다음생이 아니라 죽고 나면 천국에 가지.
아~~ 그래?
아빠, 나는 있지.
다음생에는 학교 없는 곳에서 태어날 거야.
월요일도 없고 화요일도 없고 토요일 하고 주일만 있는 곳에서 태어날 거야.
불러도 안 나오는 둘째를 깨우러 들어간 안방에서 새어 나오는 대화를 듣고 한참을 웃었다.
우리 집에 노는 게 젤 좋은 뽀로로가 두 명이 살고 있는데,
초등학생 1년 차
둘째는 <월요병>에 걸렸다.
5년 차인 언니는 부지런히 일어나 진즉에 학교에 갔는데,
이놈은 매를 들어도 야단을 쳐도 월요일만 되면 저렇게 찹쌀떡처럼 늘어져 번번이 지각이다.
누가 보면 주말 동안 사교육을 심하게 시켜
애가 피로가 누적돼서 저러는 줄 알려나.
서울시에서 사교육 없이 아이를 키우는 몇 안 되는 부모 밑에서
놀고 싶은 만큼 놀면서
초등학교 생활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이 녀석은 모르나 보다.
행복한 어린 시절 보내고 추억을 많이 만들었음 하는 마음에 자유롭게 한 것인데
밤 10시까지 학원에 있어야 하는 초등학생이나,
학교만 다녀오면 망고 땡인 우리 집 초등학생이나
매한가지의 불평을 한다면
이제는 너도 공부방을 다니며 좀 열심히 살도록 해봐야겠다.
2023년, 우리 집 초1
너는 다소 뻔뻔하고 당당하게 그리고
그 누구보다 자유롭게 즐기며 살고 있다는 사실을 기록으로 남기는 바이다.
-Fact만 남기는 애미의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