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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루다 Apr 06. 2023

슬기로운 병원생활 3화



‘환자분 입원하셔야겠어요’


아픈 배를 움켜쥐고 혼자서 나의 두 발로 ㄱㅂㅅㅅ에 도착한 필자는 접수처에서 접수를 하고 응급실 진료 비용을 안내받았다.


응급실에 들어가기 전에 사전 질의를 하는 간호사가 혈압을 쟤고.. 그 이후에 어디가 아파서 오셨는지 물었다. 대략적으로 아픈 내용을 간호사에게 전달하고 응급실 베드를 안내받고 안으로 들어갔다.


다행히도 여기저기 왔다 갔다 한다고 시간이 늦어서 그런지 응급실 안은 생각보다 분비지 않았고 금방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


침대에 앉아 있은지 얼마 되지 않아 응급실 의사가 다가왔다. 어디가 어떻게 어떤 식으로 아픈지 물었고 나는 아픈 곳을 설명하였다.


당시에 나는 위산이 역류하고 토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소화가 굉장히 안되고 명치 통증이 있었으며 그 명치 위치와 동일하게 등 뒤가 아팠다. 음식을 조금이라도 먹으면 그 즉시 트림 비슷하게 자꾸 올라오고 배가 아프기 시작했다. 그리고 배가 너무 아파서 그런지 전반적으로 갈비뼈에 통증이 있었고 특히 왼쪽 갈비뼈가 많이 아팠다. 그리고 어째서인지 오른쪽 어깨와 팔이 아팠었다.


응급실 의사에게 증상 외에도 현재 먹고 있는 약들 내용을 전달하였다. 그 이후에 간호사 언니가 와서 피검사를 진행하고 수액을 연결해 주었다. 추가로 소변 검사와  X-RAY를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화장실에서 소변 검사 통에 중간 소변을 받아 오라고 하였다. 간호사 언니 얘기대로 화장실을 다녀온 후 X-RAY 순번을 기다렸다 촬영을 하였다. 그렇게 X-RAY검사까지 마치고 나는 침대 상체를 높여 비스듬하게 누워서 조용히 눈으로 병원 구경을 시작하였다. (침대를 눕히면 배랑 등이 너무 아파서 침대를 높여서 기대어 누었다.)


병원 안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병원을 방문했고 그중에는 술이 취해서 다쳐서 온 여자도 있었는데.. 상당히 꼴불견이었고 타인의 시선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지 혼자서 크게 떠들고 주변에 여러 가지로 피해를 주는 여자였다.


또 한 분은 어디가 아픈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자기가 원하는 수액을 맞으려고 오는 분도 계셨다. 특정 약물 이름을 말하며 그걸로 해달라고 간호사와 의사를 졸랐고 잘 들어주지 않자 협박 비슷한 말들을 하며.. 이 분 또한 주변 시선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을 하셨다. 누워서 이런저런 사람 구경을 하니 배는 무척 아팠지만.. 꽤나 재밌었다.


포도당 기초 수액을 맞고 있다가 추가로 진통제 수액을 맞고 있었는데.. 한 번 맞아서는 통증이 가라앉지 않았다. 수액을 맞고 또 맞았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의사 선생님이 오셔서 피검사 결과를 이야기해 주었다. 피검사 결과 간수치가 상당히 높게 나왔다고 하였다. 의사 쌤은 내게 평상시 술을 많이 마시냐고 물었다.


의사 쌤은 내게 술을 많이 마시냐고 물었는데.. 필자는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다. 술을 마시면 해독이 잘 안 되는지 블랙아웃이 자주 발생하였고.. 술을 마셔도 귀성 본능이 있어서 집은 잘 찾아오긴 했지만.. 그래도 여자로서 상당히 위험해서 평상시에는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다.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답변 이후에 의사 쌤은 내게 구정 설 연휴 때 응급실을 갔을 때도 간수치가 높다는 이야기를 들었냐고 물었다. 저번 응급실 방문에서는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없었다. 그 사이에 안 좋아진 건지 어떤 건지 잘은 모르겠는데.. 현재는 간수치가 상당히 높다고 하였고 의사는 CT 촬영이 필요할 것 같다고 하였다.


그렇게 나는 복부 CT를 하게 되었다.


CT 촬영 경험이 있던지라 무섭거나 두렵거나 그렇지는 않았다. 조영제가 들어갈 때 순간적으로 몸이 뜨거워지는 걸 느끼고 곧 괜찮아졌다.


CT 촬영 결과 상 장에 염증이 있고 간이 좀 부었다는

소견이었다.


하지만


‘환자분 간수치가 500이 넘으셔서 입원하셔야 할 것 같아요. 입원하시게 되면 2박 3일 정도 하실 거예요.‘

‘네? 아 그러면 짐 챙겨 오거나 중간에 잠깐 나갔다 올 수 있나요?‘

‘아니요. 입원하시면 바깥으로 나가시는 건 안되세요.‘

‘아 네.. 그러면 제가 주말에 근무 일정이 있어서 지금은 입원이 안 될 것 같아요. 주말 지나서 다시 오겠습니다.‘


당시 병문을 방문했을 때는 금요일로 주말을 앞두고 있었다.


*ALT 기준 정상 범위 9 ~ 40IU/L


*간수치 100: 지방간 등 간 기능에 문제가 있을 수 있음

*간수치 200: 정밀 검사를 진행하고 약을 복용

*간수치 300: 간경변, 간암 가능성이 높고 황달이 발생

*간수치 400: 중증 간경변, 간암을 의심할 정도의 수치

*간수치 500: 병원 처방을 받으며 입원이 필요

출처: SMTMAP


필자는 주말 일정이 끝나면 입원을 하겠다고 얘기하였고 의사 쌤은 아침까지 수액을 다 맞고 가라고 하였다. (간 수치 내리는데 도움이 되는 수액) 필자도 간수치 얘기를 들으니 내 스스로가 걱정이 되어서 수액을 다 맞고 가려고 했으나.. 반 이상 수액을 맞고서는 집에 가겠다고 하였다. 응급실에 너무 많은 사람이 왔다 갔다 하다 보니깐 너무 시끄러워서 더 이상 누워있기 힘들었던 필자는 거의 아침이 된 새벽에 우루사 등 간에 도움이 되는 약을 몇 가지 처방받고 응급실에서 나왔다.


간수치가 높다고 하니깐 괜히 간이 아픈 느낌이었다. 더군다나 필자의 동생은 어릴 적에 간경변으로 수술한 전적이 있기 때문에 가족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갑자기 긴장이 되었다.


그렇게 필자는 조만간 입원을 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돈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요. 명예를 잃으면 많은 것을 잃는 것이며,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라는 격언이 있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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