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by writing
C.S.Lewis
번지지 않는다
차오르는 물소리
빛이 들지 않는
갱도 속에 갇혀서
기억이 웅크린 어깨
늘 축축한 눈썹들
바깥을 버리자
안쪽이 환해진다
절벽 끝 난초가
향기를 풀어놓고
그림 속 새들이
한 획씩 날아간다
모여든 빗방울들
유리창에 맺히면
살 냄새 비릿하다
오목하게 팬 가슴
창밖은 밤새 빗소리
모처럼 심어진다
2002년 <전남일보> 신춘문예 시, 2009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 시집 <쌍봉낙타의 꿈>, <숲을 金으로 읽다>, <어쩌자고 그대는 먼 곳에 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