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점심식사 후 집에 돌아오는 길, 서브웨이 쿠키 세 개를 샀다.
쿠키 한 개의 가격은 1300원.
오늘 아침 나의 소소한 행복값은 1300원이다.
1000원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며칠 째 이 고민에 빠져있다.
도서관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독서 수업을 하게 되었다.
수업은 2회 차, 모집인원은 9명, 회당 재료비는 1000원이다.
회당 재료비 1000원.
온라인 수업이기 때문에, 수업 전 참여자들이 수업용 꾸러미를 수령해야 한다.
그래서 지난주부터 꾸러미 만들기에 한창인데,
어떻게 하면 1000원으로 만족스러운 수업을 준비할 수 있을지 도통 모르겠다.
벌써 문구점에 두 번 이상 다녀왔다.
매의 눈으로 샅샅이 살펴보면 더 좋은 게 발견될까 싶어서.
종이나라 색종이 4매 200원
반짝이 웃음 스티커 2장 800원
컬러 프린트 1장 500원
1000원을 쪼개고 쪼개서 어떻게 써야 되지?
1000원이 내 돈 일 때는 이런 생각을 해본 적도 없다.
'이것과 저것 중에 어디에 쓰면 좋을까? 내가 이 돈을 쓰고 나면 만족할까?'
그런데 1000원이 타인의 돈이라고 생각하니,
심지어 수업에 대한 기대비용까지 담겨 있다고 생각하니, 1000원이 너무 무겁다.
그 무게는 내 욕심의 무게라는 생각이 든다.
수업을 잘하고 싶다는 욕심.
아이들이 수업에 재미를 느끼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바라는 욕심.
어느새 수업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내가 지금 1300원으로 즐거움을 느끼듯,
아이들 역시 수업을 통해 즐거움과 만족감을 느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문구점에 방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