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시의 가장 큰 매력은 연령대의 다양성이다.
30대, 40대, 50대, 60대까지.
글마다 결이 다르고, 시선의 폭이 넓다.
나이가 들수록 친구를 만나기 어렵다고들 한다.
그런데 이렇게 귀한 사람들을 만나다니, 나는 운이 좋다.
게다가 ‘글을 쓰는 친구들’이라니.
단순한 친목이 아니라, 생산적인 만남이라는 게 더 마음에 든다.
글을 쓰고, 서로 읽고, 생각을 나누는 그 시간이 참 좋다.
2024년 하반기, 배다리도서관에서 글쓰기 수업을 들었다.
3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다.강의와 매주 글을 발표하는 동안 끈끈함이 생겼다.
수업이 끝날 무렵, 누군가 말했다.
“같이 모임 하자.”"지끔까지 내 경험상 모임이 안되더라고요."
강사의 말처럼 모임은 한 번 모이고 흩어졌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도서관에 수업들으러 갔다가 기사자격증 공부하러 왔다는 예민아씨를 만났다. 수업이 끝난 후 1층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 김에 매일 도서관에 나온다는 빛나샘에게 전화했다.
“오늘은 안 돼요, 다음에 얼굴 봐요.”
점심을 먹으며 예민아씨가 말했다.
“샘, 용인으로 이사 가요. 내년 복직을 위해서요.”
분위기 메이커였던 예민아씨가 이사를 간다니 아쉬운 마음이 컸다.
예민아씨 송별회 겸, 미아샘, 빛나샘, 미영샘이 모였다.
다시 만난다는 생각에 괜히 웃음이 나왔다.헤어지면서 예민아씨 집들이를 가자고 했다.
그때만해도 '갈까, 다시 모일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글쓰기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가끔은 자신이 쓴 글을 톡방에 올려 생존신고를 했다.
예민아씨 집까지 갔다가 오기엔 무리수가 있다는 미아샘의 말에 평택에서 다시 뭉치기로 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반갑게 맞아준다.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다.
미영샘은 웹소설을 준비 중이었다.
“요즘 공모전 준비 중이에요.”
예민아씨는 대회에 응모한 이야기를 해줬다.
빛나샘은 다음 달에 책이 출간된다고 했다.전직이 편집자라 혼자서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었다고 한다.
소설을 쓰려다 그만둔 내 입장에선 미영샘과 예민아씨의 창작력과 유우머가 부러울 따름이었다.
글에서 사람이 보인다는 말을 실감했다.
요즘 나는 ‘내 삶이 그림책이 되는 순간’ 수업을 듣고 있다. 중간에 그만두려다 강사님의 배려로 계속 진행했다. 하는 일이 몰려 그만두려고 하는 건데, 머리 속으로 언제 그림책에 집중할 수 있는지 셈을 하고 있었다. 하고잡이라 어쩔수 없다. 막바지라 그림을 완성해 제출해야 한다. 내용도 그림도 제목까지도 계속 뒤집었다.변덕이 죽을 끊인다는 말처럼 손을 댈때마다 뭔가 달라졌다.
오늘 모임에 도움을 받고 싶어 그림을 들고 나갔다.
그림을 먼저 보여주고 텍스트를 읽어주었다.
“괜찮은데요. 그림이 따뜻하네요. 첫 페이지는 조금 더 강력해도 좋겠어요.”
“표지는… 좀 식상한 것 같아요. 바꿔보면 어때요?”
가져오길 잘했다. 혼자 고민하는 것보다 같이 이야기하니 새로운 생각들이 떠올랐다. 너무 고마웠다.
“고마워요. 더 먹고 싶은것 있으면 말해요.”
예민아씨는 평택에 왜 가냐는 남편에게 '나이도 다르고 서로에 대해 잘 아는 것도 아닌데 만난다고 생각하니 좋다, 이름을 만들어야겠어.'했단다. '옷깃을 스친 사람들' 여기까지 생각했어요.
미아샘이 예민아씨의 말을 듣더니 제안했다.
“한 달에 한 번씩 만나자.
그냥 만나지 말고, 글을 써와서 읽고 이야기 나누자. 어때요?”
글쓰기에 대한 열망이 있으니, 다들 좋아했다.
“모임명은 ‘나시’어때요?
“나시? 옷 나시?”
“‘나를 만나는 글쓰기 시간’의 줄임말이에요. 가벼운 나시처럼 글쓰기도 가볍게요."
“좋아요.”
그렇게 ‘나시’가 태어났다.
미아샘은 말했다.
“내 소원이 제주도 글쓰기 여행을 가는 거예요.
밥 먹고 자기가 원하는 곳에 자리 잡고 계속 글을 쓰는 것 해보고 싶었어요."이미 장소도 정해 허락까지 받았다고 한다. 아무때나 가도 된다고. 여행이야기에 웃음소리와 목소리가 커졌다.
“좋아요, 재미있겠네요.”
올해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글쓰기 공동체를 만들어 함께 성장하기’였다는게 생각이 났다.
버킷리스트 하나 달성 ,신났다.
나시의 가장 큰 매력은 연령대의 다양성이다. 30대, 40대, 50대, 60대까지.
나이가 들수록 친구를 만나기 어렵다고들 한다. 이렇게 귀한 사람들을 만나다니, 나는 운이 좋다.
게다가 ‘글을 쓰는 친구들’이라니.단순한 친목이 아니라, 생산적인 만남이라는 게 더 마음에 든다.
글을 쓰고, 서로 읽고, 생각을 나눌 시간이 참으로 기대가 많이 된다.
이 모임이 어디로 갈지는 모르겠다. 오래 갈지, 어떤 모습이 될지고 모른다. 상관없다. 지금 이 순간이 좋다. 한 달에 한 번, 글을 들고 가서 함께 읽고 나누는 시간에 대해 기대가 크다. 분야도 다양하다. 소설을 쓰는 사람, 에세이를 쓰는 사람, 동화를 준비하는 사람, 각자의 개성이 묻어나는 글이 기대된다. 나시. 가볍지만 진심인 우리들 계속 만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