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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의문이다

늘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

by 모리샘 Feb 02. 2025

이쯤 되면 괜찮겠지 했지만  여전히 어렵고 헷갈린다. 과정을 몇 번을 가르치고 가르쳤는데 가끔 질문하는 문법의 포인트가 생각이 안 날 때가 있다. 예문을 제시하면 문법이 생각나지만 막연히 툭 물어보면 생각이 안 날 때가 있다. 나만 그런가 싶다. 그래서 늘 쉬는 시간에 토픽 문법과 고급 문법을 비교하고 또 혼자 그려서 설명해 보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그런데 며칠 전 쉬운 문법이 학습자들의 오류에 덮여 나도 헷갈리는 상황이 되었다. 당연히 맞다고 여긴 문법이 너무 많은 오류를 범하는 학습자 사이에서 아닌가 하는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게 당연히 이건 아니지 해야 하지만 실제 그 상황이 되면 멘붕이 된다.


그래서 좀 기분이 그랬다. 뭐야 이제까지 뭘 한 거야. 그리고 왜 이러는 거야 싶은 게 나에게 실망이 컸다. 이런 문제점은 외국인의 입장으로 문법을 보고 있는 나의 자세에도 문제가 있다. 항상 왜? 이러지 라는 관점을 가지고 접근하다 보니 내가 외국인과 같은 사고를 하게 된다.


가르치는 입장에서 좋은 점도 있지만 가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할 때가 있다. 그래서 요 며칠 동안 바보 멍청이라고 나에게 말하고 있다. 예전 어떤 강사 카페에서 틀린 것을 가르치고 학생에게 지적을 받은 후 심장이 울렁거린다는 글을 읽고 그냥 넘어갈 수 있지 않나 했는데 내가 이런 경우를 당하고 보니 쿨하게 넘어가지 못하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심장이 벌렁거린다는 그 강사의 푸념에 강사가 실수를 하면 치명상인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렇다면 나는 여기까지 오는 동안 몇 번은 쥐구멍에 들어가 나오지 말았어야 했다. 그런 일은 될 수 있는 한 빨리 잊으려 하고 더 공부하려고 했다.


그래서 요 근래 발생한 어처구니없는 실수에 자꾸 머리를 저으며 생각을 지워본다. 나는 실력 있는 강사가 되고 싶다. 하지만 공부량이 생각보다 많고 교재를 분석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지금도 방학이라 세 과목의 수업 자료를 만들면서 보내는 중이다. 한 과목은 아직 과목이 정해지지 않아 교재도 선정 못 한 상태라 마음이 너무 급하다.


그리고 이번에 배운 것 중 당황하니 더 당황스러운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천천히 되짚어 보면 알 수 있는 것들인데 훅 하고 들어오니 정신이 멍~~~ 아직 멀었나 보다. 갭이 있는 학습자들 사이에서 수업이 있다 보니 발화 속도도 조절해야 하고 단어도 골라야 하고 정신이 없기는 하다.


오늘은 핫한 프로그램이었던 흑백 요리사를 봤다. 다 본 프로그램 그저 그럴 거라고 여기고 안 봤는데 우연히 보게 되어 끝까지 정주행을 했다. 내가 보는 관점은 하나였다. 나의 주장을 어떻게 말하는 지와 전략을 어떻게 세우는지를 관찰했다.


그리고 심사위원들이 평가하는 멘트에 집중했다. 뭘 보는가? 뭘 지적하는가? 이런 포인트 때문에 끝까지 보게 되었다. 다를 나름 하시는 분들이 어떻게 상황을 극복하고 거기에서 그 사람이 보이는데 나도 저런 상황이라면 하면서 보게 되었다.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이 기본에 충실한가 재료의 맛이 잘 나오는가였다. 이것은 모든 일에 같은 거라 생각한다. 나의 길을 갈 때도 생각하고 있어야 할 물음인 것이다. 그래서 한 분야의 최고의 자리에 가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벤치마킹하면 나 역시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다짐했다.


누가 우승하느냐 보다 저 사람이 왜 저 자리에 있는가를 질문하면서 시청을 마무리하였다. 정말 잘 짜인 각본이며 구성이 정말 좋았다. 우리나라의 프로그램의 구성력에 놀랐고 한식의 재해석에 저걸 세계인이 보면 정말 먹고 싶겠구나 하면서 즐겁게 시청했다.


연휴가 많은 한 달을 보기 위해 구독을 한 보람이 있었다. 그러고 보니 이 시간이다. 수업 준비는 산더미인데 큰일이다. 내일은 좀 더 달려야겠다.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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