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잣대로는 출산을 결정할 수 없다
우리나라가 출산율 0.6명대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절대적인 수치로 보면 우리나라는 빈곤하지 않다. 오히려 부유한 편에 속한다. 그럼에도 "행복한 삶"의 규격이 정해져 있는 것처럼 사람들은 앞만 보고 1등을 쫒는다. 1등이 아닌 다른 수많은 사람들은 패배자가 된다. 이러한 비교는 임신·출산·육아에도 적용된다. 소위 1등인 육아(엄마표영어 및 영어유치원부터 시작하여 의대 등으로 종결되는 코스)를 하지 못할 것 같으면 출산 자체를 포기해 버린다. 싱글 또는 딩크로서의 "행복한 삶"이 현재 더 이루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모든 행복한 삶은 누구를 위한 삶인가. SNS가 없었다면 추운 겨울날 설산을 오르고, 3시간 웨이팅이 있는 맛집에서 식사를 하고, 해외여행을 수시로 즐겼을까? 임신·출산·육아에 있어서도 이러한 질문을 항상 자신에게 하면서 살아야 한다. 신상 키즈카페에 가지 않아도, 멋진 인스타용 카페·맛집에 가지 않아도 아기는 양육자와 함께하는 동네산책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
우리나라는 타인의 잣대로 자신의 인생을 결정하는 것이 너무 익숙해진 사회이다. 타인이 정해준 "행복해 보이는 삶"에 들어가기 위해 발버둥 치며 모두가 불행해진다. 맘카페에는 '둘째 낳아도 될까요?'라는 질문과 함께 자신의 현재 경제적인 상황을 나열한 글들이 수두룩하다. 그 내용만 보고 사람들은 '낳지 마라. 아기가 불행해진다. 한 명만 낳아서 사교육을 몰빵해라'는 댓글을 단다. 그러한 댓글이 99%인 것을 보면 우리나라 출산율이 앞으로도 희망적이지 않은 이유를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