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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이어파파 Nov 30. 2023

퇴사 후 1년, 난 무엇이 달라졌나?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


2022년 11월 30일, 저는 잘만 다니던 직장을 퇴사했습니다.


그로부터 정확히 1년이 지난 2023년 11월 30일 오늘, 퇴사 후 1년 간 저는 무엇이 달라졌는지 다시 한번 정리를 해보려 해요.

 - 이미 남은 휴가로 회사는 11월 중순에 나와 있었는데, 회사 친구가 보내준 퇴사 발령 당일 사진





1. 독서


직장 다니며 하지 않았던 책을 읽었습니다. 22년 11월부터 일 년 동안 52권의 책을 읽었네요. 일 년에 책을 100권 200권씩 읽는 분들에 비하면 그 양이 적을 수도 있겠지만 제게는 50여 권의 책을 통해 그동안의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고 바뀌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였어요.


뇌리를 스치는 명문장들이 많았지만 큰 틀에서 보자면


'세상은 자기가 생각하는 대로 보인다.

'그래서 생각이 중요하다.'

'의식적으로 살아라'

'내가 하는 모든 결정은 무의식에서 이미 결정돼 있다.' 와 같은 뇌과학, 심리학적인 내용의 이야기와


'실행이 중요하다.' '실력이 돼야 한다.'와 같은 매우 진부하지만 진부한 만큼 인생에서 중요한 부분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살아가는 동기부여를 많이 얻었던 것 같아요.


지금이야 바쁘다는 핑계로 한 달에 책 두권 읽을까 말까였지만 처음 퇴사하고는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일단 책만 읽었습니다. 그때가 시간도 많기도 했고요.




2. 블로그, 브런치스토리, 인스타그램을 시작하다.


저는 사실 온라인 세상에 무언가 기록을 남기고 SNS 활동을 개인적으로라도 아예 하지 않는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이런 좋은 내용들을 내 생각까지 더하여 실제로 필요한 사람들께 좋은 영향을 주고 싶다는 생각 말이죠.


일단 블로그 먼저 시작을 했습니다. 첫 글을 쓸 때가 생각나네요. 혼자 새벽까지 끙끙거리며 철자에 문제는 없는지 체크해 가며 2시간 만에 완성하고 글을 올리던 그때 말이죠. 이젠 그렇게 하지 않고 조금 더 편하게 쓰려고 합니다.


브런치스토리를 시작하게 된 것은 블로그에 제가 창업일기를 연재하면서부터 결심을 하게 됐었어요. 바로 제 이름으로 된 책을 내는 것이고 창업 관련하여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책, 그러면서도 창업하며 어려운 일 기쁜 일에 웃고 울고 그런 스토리가 있는 내용을 통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을 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천천히 기회가 될 때마다 연재를 하고 있어요. 이렇게 2년 정도 제가 하는 사업과 사업을 통해 배운 것들을 적어가다 보면 제가 목표한 시점에 책을 출간하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인스타는 사실 가장 반응도 빠르고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SNS를 한다고 하면 다들 인스타그램을 빼놓지 않고 같이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아이디를 만들어서 첫 100일 동안은 매일 1일 1 피드를 올리며 공부도 하고 좋은 인친분 들도 만나게 되었죠. 지금은 잠시 멈추고 있지만 (약 3주 정도) 또 제가 하겠다는 생각이 들면 바로 시작하게 될 것 같아요. 팔로워는 1750명의 팔로워를 만들었었고 100일이 딱 되는 그때 원래 300~400명대에서 지지부진하던 계정이 릴스 한 개가 대박이 나면서 1000 팔로워를 달성해서 참 신기하다 생각이 들었던 것이 기억나네요.




3. 온라인 사업 시작


작년 6월 퇴사하기 전부터, 저와 아내는 시장조사를 하여 사업을 하기로 결정하고 바로 약 3개월도 안 되는 준비기간을 거쳐 매장을 엄청난 속도전으로 오픈을 했습니다. (프랜차이즈 아님, 이런 속도전이 가능하게 했던 건 제 생각을 동의해 주면서 스피드와 실행력이 강한 아내 덕분이 컸습니다.)


2022년엔 매장 안정화도 필요했고 자리를 잡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그래서 온라인은 언감생심 꿈도 못 꿨습니다. 마음은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일단 사진을 찍어서 상세페이지를 올리려면 카메라도 좋은 걸 써야 할 것 같고 따로 조명도 있어야 잘 나온다고 하고 정보를 찾아보면 찾아볼수록 '온라인 쇼핑몰은 사진이 생명'인건 알겠는데 그놈의 사진 때문에 내 실력도 모르면서 좋은 장비, 좋은 핸드폰, 좋은 조명이 필요하다는 핑계를 대면서 시작을 하지 않는 저를 발견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미루고 미루다 23년 3월 경 처음으로 스마트스토어에 제 상품을 올리게 됩니다. 제가 생각한 전략은 모든 것을 다 한 번에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천천히 매일 단, 한 개의 상품이라도 올리자는 마음으로 시작을 했습니다.


그때 다른 장비를 일절 사지 않았고 그냥 매우 오래된 갤럭시 S9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었고 포토샵이 아닌 미리캔버스라는 온라인에서 게시물을 만들 수 있는 사이트에서 상세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유튜브에서 상품등록하는 법을 두 명 정도 것을 보면서 올렸습니다. 그것이 전부였습니다.


처음엔 아무 반응이 없더라고요. 시간이 꽤 지났다 생각될 즈음 조용하던 스마트스토어에 알람이 울리고 첫 주문이 들어왔어요. 아마 그때가 상품을 올린 지 보름 만에 주문이 들어온 것 같네요. 첫 주문금액은 1,200원이었으며 주문상품은 딱 1개였습니다. 그런데 실망하지 않았습니다. 늘 그렇듯이 처음 시작은 이렇지만 결국 이 시작을 통해 10만원, 100만원, 1,000만원 나중엔 억대까지 주문을 받는 온라인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에서 저희 일부 상품을 보고 쿠팡에서 저희 상품을 쿠팡 측에도 올려달라는 제안을 받게 되었고 그렇게 크게 두 개의 플랫폼에서 저희 오프라인 상품을 일부 판매 중입니다.



얼마 전부터 주문이 꽤나 유의미하게 늘어서 매장의 고정비 중 상당 부분을 커버하고 있을 만큼 온라인 매출이 나와서 그저 감사한 마음으로 하나씩 진행해 보는 중입니다.





1년이란 시간 동안 참 많은 것들이 바뀌었던 것 같아요.

 - 퇴사하고 뭐 할래?

 - 나가면 지옥이야

 - 그래, 그 사업이 영속성이 있어야지?

 - 고생 다하고 이제 관리자 될 마당에 그러니? 등등 참 걱정 어린 시선과 많은 이야기들을 들었지만 제가 생각한 대로 저는 결정을 했습니다. 제 인생에서 제가 이렇게 제 자신이 원하는 큰 결정을 해본 게 아마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알았습니다. 퇴사해도 죽는 것 아니고 아이, 아내 가족과 함께 충분히 잘 살 수 있다는 것을요. 그러나 중요한 것은 퇴사했다고 힘든 순간에서 벗어났다고, 그냥 가만히 있는다고 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무엇이든 실행을 해야 합니다. 행동으로 이루어진 것은 어떤 형태든 그 결과를 받아볼 수 있지만 생각만 한 것은 1년이란 시간이 지나는 동안 그냥 '해야지'에서 멈춰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처음부터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실망합니다. 하지만 다들 그렇게 시작합니다. 그 누구도 처음부터 10만 유튜버가 아니며, 온라인에 진입할 때부터 플래티넘, 빅파워 스토어 배지를 달고 하지 않습니다. 다들 어려움이 있고 그 과정을 지나온 사람들인 것이지요.



내일이면 벌써 12월이네요. 혹시 올 한 해 계획했던 것 중에 못한 게 마음 한켠에 남아있다면 '내년부터 빡세게 해보자', '이미 늦었으니까 24년부터 해보지 뭐' 라는 생각보다는 지금이라도 작은 시작을 해보는 것 어떨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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