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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 엄마 Dec 21. 2023

이번생에 김장은 처음이라

올해부터는 김장을 안 한다는 친정엄마의 선언에, 주부는 김장 할 큰 용기를 내어보았다.  

몇 번의 김치 담는 연습을 하고 절인 배추 20kg를 주문했다.


심혈을 기울여 참쌀풀과 육수를 끓인다.

1. 찹쌀풀 만들기

물 1.5L에 찹쌀가루 종이컵 1컵 분량을 넣고 잘 저어가며 끓인 후 식힌다.

(물을 먼저 끓인 후 찹쌀가루를 적은 양의 물에 풀어서 넣으면 젓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2. 육수 끓이기

물 4L에 배 껍질째 1개, 무 반 개, 양파 껍질째 1개, 건표고버섯 5개, 소금 1T를 넣고 뚜껑을 열고 끓이기

→ 명태 머리 2개, 큰 멸치(똥 제거) 1컵, 건새우 1컵, 건 다시마 10g(주머니에 넣기)을 넣고 끓이기

→ 끓은 지 5분 후 다시마만 건져내기→ 10분 정도 끓인 후 모든 재료를 건져낸다.


김장 연습 때 보다 육수 맛이 더욱 진하고 향도 깊었다. 역시 경험이 중요하다.


3.  씻기와 썰기

홍갓 1줌, 미나리 1줌, 쪽파 1줌은 4~5cm 간격으로 썬다.

청각 50g은 여러 번 씻은 후 1~2cm 간격으로 썬다.

무 2개는 1cm 두께로 썰어서 4등분 한 후, 물 1L에 소금 200g을 넣고 1시간 동안 절인 후 물기를 뺀다.

무 1개는 깍둑썰기를 한다.

굴은 씻은 후 고춧가루를 입힌다.



4. 양념 갈기와 섞기

마늘 700g, 생강 300g, 새우젓 건더기 300g을 먼저 갈고 건고추 500g 불린 것을 추가로 넣어 믹서기로 간다.

식혀놓은 육수와 찹쌀풀에 믹서기로 간 양념, 멸치 진젓 350g, 멸치액젓  150g, 매실액 350g, 원당 1컵, 고춧가루 2kg를 넣었더니, 대~박~ 량이 너무 많다. ㅋㅋ



이제 모든 재료 준비는 끝났다.


절인 배추는 비닐봉지를 풀면 배추가 갈변하기 때문에 양념을 치대기 전 1시간 전에 개봉해야 한다.

그런데 어머나~ 어쩌나~

절인 배추를 열어보니 배추가 살아서 춤을 추고 하늘로 올라갈 지경이다.

줄기 부분은 간이 되지 않아 싱거웠다.

이런 생각지도 못한 변수에 김장 초보는 적잖이 당황이 되었다.

어쩌나~ 어쩌나~

1년을 두고 먹어야 하는 김장은 싱거우면 안 된다는 풍문을 들은 터라 임시방편으로 소금을 집어 들고 배추줄기 사이사이 켜켜이 던져 보았다.

소금은 쉽사리 스며들지도 않고 어정쩡하게 배추에서 물기는 계속 나오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갈변은 포기한 지 오래다. 어차피 빨간 양념을 묻히면 갈변은 안 보일 테니, 지금 그런 것을 신경 쓸 틈이 없다.

아~ 이번 김장은 망한 거 아님!!


방법이 없다. 기다릴 수밖에.

배추 숨이 죽기를 기다리는 동안, 노니 염불한다고 수육을 한솥 삶았더니 뽀와 뿌가 수육 맛집 소문을 들었는지 코를 킁킁거리며 주방으로 모여든다. ㅋㅋ



찹쌀풀과 육수를 끓이고, 야채를 씻고 썰고 양념을 만드는 과정에서 이미 지쳐버린 주부는 벌써 허리가 아파왔다.

그러나 예쁜 우리 강생이들을 보면서 기운을 내어본다.

뽀는 원래 집안에서도 유모차 타는 것을 좋아해서 낮잠도 유모차에서 잔다.

뿌는 원래 햇살이 비치는 거실 바닥을 좋아하는데 전날 백내장 수술을 한 탓에 엄마 근처 주방 모퉁이에 누워서 쉬고 있다.

절대 차별대우를 하는 것이 아니다. ㅋㅋ



5. 배추에 양념 묻히기

배추를 절이는 동안 석박이 먼저 양념을 묻히고 나중에 배추 사이 켜켜이 넣을 준비를 한다.

이후 각종 썰어놓은 야채를 양념에 추가한다.

절인 배추를 여러 번 짜고 드디어 배추에 양념을 묻히기 시작했다.

양념 만드는 과정은 힘들었으나, 실제로 배추를 치대는 시간은 짧았다.



굴을 넣은 김치는 빨리 먹어야 하므로 1통만 담았다. 1년 동안 두고두고 먹을 김장은 2통이 나왔다.

깍둑썰기한 무 1개는 굴 양념에 묻혔다. 이건 이름도 모른다. 시장 반찬가게에서 이렇게 만들어 팔기에 맛있어서 따라 해 봤다. ㅋㅋ

파김치도 담았다. 요기에는 나만의 비법이 따로 있다. 4번째 담아 보았는데 4번 다 맛있었다. 비밀 레시피가 있는 것은 안비밀이다. ㅋㅋ

홍갓 남은 것도 담았다.

김치 부자가 되었다.

맛은 모르겠고 일단 올해는 담는 것에 의의를 둔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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