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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03 나 치앙마이에 살면 안 돼?

전재산 들고 해외로 떠난 한국인 커플 이야기 - 태국 편(3)

by 매일 영어

이번 주 여행 키워드 - 놀거리


1) 선데이 나이트 마켓

2) 님만해민

3) Nong Buak Haad 공원

4) Central Festival Chiangmai

5) 치앙마이 대학교 야시장


3월 17일 : 치앙마이에 오면 무조건 즐겨야 하는 선데이 나이트 마켓


오전 10시 30분

벌써 30도가 되어버린 치앙마이 거리를 걷는다. 그녀는 나갈 준비를 마치고 이미 외출. 난 오전 할 일을 마치고 최대한 빨리 준비해 나가 본다. 그녀가 있는 문구점으로. 펜을 사야겠다는 그녀, 펜보다 커피를 먼저 사서 마신 그녀.

오늘 첫 일정은 독특한 콘셉트의 카페를 방문하는 것. 구글 지도에서 찾게 된 카페다. 이름은 Mars.cnx 홈페이지 주소 같지만 이게 카페 이름이다. 일론 머스크가 에스프레소 머신 앞에서 우리를 맞아줄 것 같은 느낌이다.


오전 11시

입구를 못 찾겠다.. 화성이라 그런가? 두리번거리다 현지인과 눈 마주침

"Cafe?" - "Yes!!"

옆으로 가란다. 분명 거기서 왔는데 말이다. 좀 더 갔어야 했나 보다. 입구는 평범했다. 들어가 보니 왜 화성 컨셉인지 알겠다. 한쪽엔 마치 화성에 온 듯한 느낌의 벽돌, 모래. 한쪽엔 우주에 온 듯한 조명과 달모형. 스타워즈에 나오는 우주선을 타는 듯한 의자. 평범한 카페만 가다 이런 카페에 오니 눈은 즐겁다.


구경을 열심히 해주고, 우리 둘은 커피를 주문해 준다. 여기서 일을 해도 되나 고민을 했지만, "뭐 어때"

그녀는 또메리카노, 난 모카. 더운 나라에 오니 매일 달달한 게 당긴다. 둘이서 우주선에 탄 듯한 사진을 찍어준다. 으어ㅓㅓㅓㅓ 처음 들어왔을 때 그녀는 생각보다 즐거워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우주선 헬멧을 쓰더니 열심히 사진을 찍는다.. 생각보다 그녀는 재밌나 보다.

"휴-- 다행이다."

오후 12시 30분

배가 고파 근처 맛집을 찾아준다. 걸어서 5분 이내 거리에 평이 좋은 식당 하나 발견했다. 이름은 Malee Noodle. 현지인 손님이 90% 이상인 식당이다.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정독해 준다. 평균 가격은 2천 원 정도 하는 저렴한 로컬 식당이다.

"(마음속으로) 오예 싸다~"

난 까오 쏘이! 그녀는 태국식 비빔밥(?). 사이드론 돼지고기 꼬치 6개. 둘이서 메뉴 세 개를 주문해도 6천 원대

(태국에서 과연 난 다이어트를 할 수 있을까..?)


"자 이제 다 나왔으니까 먹어보자 (츄릅)"

우걱 우걱 우걱

(맛.있.다)

생각보다 더 맛있었다. 먹으면서 서로 얘기했다.

"매일 아침 여기서 아침 먹자!"

물론 70밧 80밧 음식들의 맛 퀄리티는 아니다. 하지만 이 가격에 이 정도 음식이면 충분히 다시 올 만한 곳이었다.

오후 1시

"아~ 배부르다... 후식 뭐 먹을까?" 매일 밥 먹고 하는 말이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과 같은 마음인가..? 밥 먹고 후식. 다시 폭풍 검색. 우리가 아는 맛집이 있지만 거리가 너무 멀다. 이미 해가 중천에 뜬 시간이라 멀리 가긴 싫었다. 마침 1-2분 거리에 있는 생과일주스 전문점 하나. "여보 기가 맥힌데 하나 찾았다 가자!"


카페 이름은 Kwankhao Juice & Smoothie

"사와디크랍~ , One Watermelon please"

그녀는 망고주스를 주문해 준다. 한 입 먹자마자 서로 눈이 마주친다. 아무 말 없이 둘은 여기가 최.애 과일 주스 전문점이 되었다.

오후 2시

그녀가 갑자기 머리를 자르고 싶다고 한다. 이럴 때 "갑자기? 안돼 집에가~" 하는 순간부터 일주일 간 겨울의 태국을 맛볼 수 있다.

"으...응? 갑..자..기? ㅎㅎ 알아본덴 있어?

북쪽에 괜찮은 곳이 있다고 그쪽으로 가자고 한다. 그래 밥도 먹었고, 주스도 마셨으니 운동해야지. 걸어가자!!!!! 10분 뒤 우린 후회했다. 땀을 뻘뻘 흘리며 처음 가보는 동네를 구경하며 30분 넘게 걸어 도착한다.

"Can I cut, now?"

안된단다. 아니, 되긴 된단다, 오후 5시에. 지금 시간은 2시다. 갑자기 더 더워진 태국 ㅎㅎ 결국 오늘 커트는 포기하고, 다시 집으로..

오후 4시

집 도착해서 땀으로 젖은 몸을 씻어준다. 그리고 기절한다. 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르겠다. 4시 30분 즈음 깬다.

"흐아ㅏㅏㅏㅏ암, 피곤하다..."

이불 밖에 나오기가 싫었다. 오늘은 치앙마이에서 처음으로 선데이 마켓을 즐겨보는 날이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나가본다.


선데이마켓은 타패게이트부터 왓프라싱까지의 거리가 일요일만 되면 갑자기 시장으로 변하는 신기한 시장이다. 검색을 통해 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가보니 규모가 어마어마했다. 우린 메인이 아닌 사이드 ZONE에서부터 구경. 그녀 말로는 저녁 7시부턴 사람이 굉장히 많아진단다. 그래서 우린 7시 전까지만 구경하자고 결정했다. 집에서부터 타패게이트까지 그리고 왓프라싱까지 총 2시간을 구경한 것 같다. 옷부터 공예품 액세서리 먹거리 등 상상이상으로 재밌는 시장이다. 중간에 내가 좋아하는 버스킹 공연도 하고 있다. 시간도 시간인지라 먹거리 ZONE에서 저녁을 해결했다. 그녀는 만두, 난 새우튀김과 소시지 (왜 난 항상 메뉴가 2갠가..?) 가격은 총 4천 원 정도.

가격에 비해 맛은 그 이상이었다. 먹거리로 인해 더 좋아진 선데이 마켓


"여보 나 여기 매주 일요일마다 올래 괜찮아?" - "응ㅋㅋㅋㅋ"

기분 좋은 허락도 받고 구경도 하다 보니 진짜 7시. 마지막으로 평상복으로 입을 상의 2개와 숙소로 가서 먹을 와플 하나 구매. 마지막까지 좋은 인상만 주던 선데이마켓이었다.

오늘의 마지막

숙소로 돌아와 2시간 동안 흘린 땀 덕분에 또 샤워를 해준다. 그리고 TV를 보며 사 온 후식을 먹어준다. 한국과 다를 게 없는 하루 마무리지만 나에겐 매일이 특별하다. 한 번도 살아보지 못 한 동네에 와서 처음 보는 사람들과 생소한 음식까지 즐기는 지금이 난 너무 행복하다. 내가 예전부터 꿈꾸던 그날이 지금 인 것 같다. 이 행복을 오래 간직하며 앞으로의 인생을 더 행복하게 살아보려고 마음먹는다.


3월 19일 : 치앙마이 부자동네 구경, 님만해민


오전 10시 30분

집 앞을 슬슬 걸어 나오는 우리. 그런 우리 둘을 반갑게(?) 맞이해 주는 고양이 한 마리. 오늘 그녀와 함께 남쪽에 있는 시장에 과자를 사러 가기로 했다. 이름은 Chiang Mai Gate Market. 치앙마이 게이트는 올드타운의 남쪽문이다. 약 10분 정도 걸려 도착한 시장. 많은 상인분들이 이미 북적거린다. 시장이라 그런지 아침 일찍부터 하루를 시작하는 상인분들.. 우리가 아침부터 여길 찾은 이유는? 어제 스위트홈커피 사장님께서 주신 과자 하나 때문. 시장에 가면 살 수 있다고 한 사장님의 말 한마디에 아침 댓바람부터 방문해 본다. 열심히 시장을 뒤진 결과. 찾았다. 드디어. 파인애플 과자.

"여보 여기 있다!!!" - "오오오오 진짜 있다 ㅎㅎㅎ"

둘은 신나서 두 개, 세 개, 네 개... 겨우 참았다. 과자를 소개해 준 사장님께도 우리 숙소 직원에게도 선물을 줄까 하고 몇 개 더 샀다.

"라 카 타오라이카~?" - "씨씹밧"

얼마냐고 태국어로 여쭤보고, 개 당 5밧 총 40밧 계산을 했다. 그리고 시장을 좀 더 둘러보고 다시 집으로 향한다. 중간에 세븐일레븐에 들려 오늘 하루를 책임져 줄 에너지드링크 하나를 사서 마셔본다. 오늘은 부자의 동네에 가는 날이니까.

오전 11시 30분

그전에 배부터 채우자. 걸어서 도착한 Malee Noodle. 서쪽에 위치한 맛집이다. 자리를 잡아준다. 이제 사장님은 우리 얼굴을 알아봐 주신다. 이게 긴 여행의 재미인 것 같다. 내 나름 친구가 생기는 느낌. 팟타이 하나와 까오 쏘이 하나를 주문해 준다. 맛있게 먹어준다. 아니, 흡입해 준다. 나오는데 10분 먹는데 5분. 항상 우리의 식사 시간이다. 나 때문이지 뭐..ㅎ 그렇게 도착한 지 15분 만에 배를 든든히 채우고, 그랩을 불러준다. 숙소 구한 날 이후 처음으로 가서 놀아보는 부자 동네 님만해민

오후 12시 15분

목적지는 원 님만, 님만해민에서 가장 HIP한 쇼핑몰이다. 쇼핑몰을 가려고 온 건 아니다. 그냥 아는 곳이 여기 일 뿐. 약 10분 만에 도착한 님만해민. 오는 길은 재밌었다. 그랩 기사님이 영어를 좀 하셔서 이것저것 물어보며 대답하며 도착했기 때문이다. 항상 고프로를 들고 다니는 그녀 덕분에 자연스레 유튜브에 대한 얘기를 했고, 감사하게도 그랩 기사님의 구독 버튼 덕분에 구독자 한 명이 더 늘었다. 감사합니다.

온 김에 쇼핑몰 잠시, 아주 잠시 구경해 주고, 거리로 나와본다. 오늘은 해가 쨍쨍하지 않아서 그런지 그렇게 덥진 않았다. 그래서 첫날 못했던 님만해민 거리를 구경했다. 한식당도 보고, 미용실도 보고, 카페도 보고.. 올드타운과는 다른 느낌을 가진 이곳. 걷다 발견한 한국식 미용실. 이후 그녀는 여기서 머리를 CUT했다. 가격은 비쌌지만 그녀는 만족했다. 그거면 됐다. 우리는 걷다가 일을 할 수 있는 카페를 찾아 들어간다.

오후 12시 40분

카페 GROON. 식물을 키울 것 같은 느낌의 카페다. 이 카페는 들어갈 때 조심해야 한다. 바로 옆에 망고빙수 현수막이 있는데 다른 카페다. 난 심지어 문을 열었다 다시 닫았다. 다행히 그녀가 날 붙잡아줬다. 아닌가.. 사실은 거기가 더 좋았으려나..? 아무튼 다시 GROON카페로.. 입구 바로 앞 채광이 쫙 들어오는 자리에 착석. 주문을 하러 간다. 안쪽이 더 시원하다. 다시 짐을 갖고 자리를 옮겨 본다. 그러자 다른 테이블의 태국 MZ들이 날 보며 감사하단다. 왜지..? 알고 보니 우리가 처음 잡으려고 했던 자리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그랬나 보다. 뜬금없이 착한 일 하나 했다. 그녀는 아메리카노 두 잔과 시나몬 맛의 빵을 하나 구매한다. 커피 맛은 고소하고 적당히 씁쓸하니 맛있었다. 이 카페는 빵맛집으로 평점이 좋았다. 기대를 가득 안고 포크로 푸-욱 찔러 시나몬빵 한 입 먹어본다.

(오.. 좀 하는데?)

맛있다. 생각보다 더 맛있었고, 겉은 바삭했고, 속은 겹겹이 쌓인 반죽인데 부드럽고 촉촉했다. 빵 덕분에 이 카페가 앞으로도 생각이 날 것 같았다.

오후 6시

그렇게 약 2-3시간 디지털 업무를 하고 나서 다시 집으로.. 아침부터 시장에 님만해민 동네 구경까지. 체력이 바닥나서 침대에 무거운 몸을 눕혀본다. 바로 기절이다. 6시 즈음되니 배가 고파진 나 잠에서 깬다. 저녁을 먹으러 숙소에서 나온다. 저녁은 선선하니 걷기 좋은 치앙마이. 오늘의 저녁은 Its Good Kitchen. 우리 둘의 또 다른 단골집이다. 직원분과 사장님의 반가운 인사를 받으며 자리를 잡아준다. 메뉴를 골라준다. 오늘 저녁은 욕심을 좀 내본다. 음식 3개. 까오 쏘이 하나, 파인애플 볶음밥 하나, 오믈렛 곰돌이밥 하나. 욕심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그릇을 깨끗하게 비워준다. 음식 3개 주문했는데 총 8천 원도 안 하는 가격이었다. 다시 한번 태국 물가에 감사함을 느낀다.

오후 7시

"아~ 배부르다. 집 가자~" - "후식 먹을까..?"

저녁을 배부르게 먹은 나의 제안이었다. 그녀는 익숙한 듯 그러자 해준다. 어떤 후식을 먹을까 고민하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 평소에 자주 보던 "Inside very cool"이라는 문구가 창문에 적혀있는 카페. 마침 먹고 싶은 후식이 딱히 없어서 여기 방문. 카페 이름은 Gravity Cafe. 오늘은 왠지 평소보다 손님이 많이 없다. Shy한 성격의 나에겐 좋은 소식이다. 자리를 잡아주고, 음료를 주문해 준다. 난 딸기주스. 그녀는 Thai Tea. 둘 다 달달한 음료를 주문해 준다. 음료맛은 딱 상상하는 그 맛이다. 딸기 맛, 타이 티 맛. 음료도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여유로운 저녁을 보내고 숙소로 들어간다. 들어와 숙소에서 간단하게 하는 운동 마무리 해주고, 오늘 하루를 기록해 보는 일기까지 쓰면 나름 바빴던 우리의 일상이 끝이 난다.


3월 20일 : 매일 요가를 무료로 배울 수 있다?! Nong Buak Haad Public Park


오전 10시 30분

오늘의 첫 목적지는 숙소 근처 Nong Buak Haad 공원. 5분 뒤 공원 도착. 이곳을 발견한 건 우리에게 행운이었다. 둘이서 공원 한 바퀴 돌아본다. 걷다 보니 보이는 운동인들, 요가인들, 외국인들. 그리고 갑자기 떠오르는 유튜브 영상 몇 개. 치앙마이에 도착하는 유튜버들이 꼭 오는 공원이 있었는데 그곳이 여기인 것 같다. 30분 정도 걷다가 공원 한가운데 카페 방문. 들어가 본다. 자리를 잡아준다. 시원한 실내에서 바깥을 바라보니 공원이 더 예뻐 보였다. 그녀는 오늘도 아메리카노 한잔. 난 타이티 하나 주문해 준다. 자리로 가는데 갑자기 눈에 띄는 계란과자 하나. 노란색을 가진 동그란 모양의 쿠키. 맛있어 보이길래 하나 사본다. 뚜껑을 열어본다. 냄새를 맡아본다. 뭔가 잘못됨을 인지한다. 그래도 혹시 몰라 "맛있겠지"하며 한입 먹어본다. 겨우 하나 다 먹고 더 이상 손을 대지 못했다. 계란 비린내가 날계란보다 더 심하다.. 다시 시간을 돌려도 분명 난 또 구매할 게 뻔하다. "좋은 경험이었다" 음료를 마시며 간단히 해야 할 일을 조금 했다. 어느 정도 일을 마무리하고 배가 고파 카페를 나선다.

오후 12시 30분

30분 정도 걸어 도착한 Krua Dabb Lob. 치앙마이에서 몇 번 오던 맛집이다. 반갑게 직원들과 인사하고 자리에 착석한다. 메뉴판을 훑어본다. 주문해 준다. 난 바질 계란덮밥. 그녀는 쉬림프 볶음밥. 오늘 점심은 둘 다 면이 아닌 밥을 선택했다. 오늘도 역시나 맛있었던 끄루아 댑 뢉이었다. 배를 든든하게 채워주고, 소화도 시킬 겸 산책해 준다. 산책이 아니라 운동이었다. 더운 날씨에 30분 걸어 겨우 도착한 생과일주스 맛집, Waffle square. 밥집과 마찬가지로 반갑게 맞아주시는 사장님. 각자 주스 하나씩 마셔주고, 우리와 같이 마셨던 외국인과 짧은 수다를 마치고 집으로 향해본다.

오후 2시

집으로 가는 길에 시장 방문. 우리가 계속 찾고 있던 쌀과자를 오는 길에 드디어 발견. 완전 똑같진 않지만 그나마 찾던 과자랑 제일 비슷했다. 타패게이트 지나 유명한 비둘기 친구들과 잠시 인사를 하고 계속 걸어간다. 그러다 갑자기 목욕탕 의자에 앉아있던 외국인과 눈을 마주치게 되고, 그가 나에게 한마디 한다. "It's very good" - "Oh, really?" 이미 먹을 거 마실 거 모두 다 채운 상태라 안 마시려고 했지만 괜히 끌렸다. 그것은 바로 길거리 커피. 구글 지도에서도 나름 유명한 길거리 카페란다. 이름은 Man Made Coffee. 오토바이 카페다. "Sir. One Ice Americano" - "Ok" 근데 내가 아는 에스프레소 기계가 없다. 알고 보니 핸드드립 방식. 그중에도 Moka Pot 방식. 가스레인지 버너로 끓여서 샷을 추출하는 방식이다. 커피 한 잔 나오는데 시간은 꽤나 걸린다. 2분 정도? 급한 성격이라면 답답할 수 있지만 커피 추출하는 퍼포먼스가 신기해서 2분은 금방 지나간다. 드디어 받은 커피 한 잔. 냄새 한 번 맡아본다. 한 입 들이켜본다. "오.. 맛있다." 생각보다 더 맛있다. 역시 커피 = 정성. 고소하면서 쓴 맛을 가진 원두였지만 깔끔한 맛이었다. 호불호 갈리지 않을 그런 맛. 한 잔에 50밧, 한화 약 1,900원. 길거리 커피치곤 비싸다고 할 수 있지만 퀄리티는 일반 카페보다 더 맛있는 편이라 저렴하다는 생각이 든다.. 혹시 타패게이트를 지나 남쪽으로 향하는 여행자라면 한 번쯤 마셔보길 바란다. 난 이제 다시 집으로..

오후 6시 30분

숙소에서 좀 쉬다가 저녁을 먹기 위해 슬금슬금 나온다. 우리가 인정한 맛집 중 하나인 잇츠 굿 키친에 도착했다. 바로 주문해 본다. 내 최.애 음식인 까오 쏘이 하나. 그녀는 배가 부른 지 쏨 땀, 파파야 샐러드 하나를 주문한다. 오늘도 역시 실망시키지 않는 It's good kitchen. 밥을 다 먹고 집으로.. 가기 전에 후식 하나 먹고 가야지. 아침에 방문했던 Malee Noodle 도착. 밥집이지만 코코넛 아이스크림이 참 맛있는 밥집이다. 코코넛 아이스크림 하나 사들고 다시 집으로. '근데 왜 이렇게 맛있는 냄새가 나냐..?' 잠깐 고개를 돌리니 현지인이 많이 몰려 있는 꼬치집 하나. 길거리 꼬치집. 갑자기 냄새 명륜진사갈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냄새다. "여보 하..나만 먹어볼까?ㅎ" - "그..럴..까?" 사장님에게 양념고기꼬치 5개만 주문해 본다. 개당 5밧, 한화 190원 정도. 방금 구운 꼬치로 포장해 주는 사장님. 다섯 걸음 걸어가다 하나 먹어본다. "헐... JMT다." 서로 눈이 마주치며, "더 살까..?" 겨우 참았다. 저녁도 먹었으니.. 약간의 아쉬움을 안고 숙소로 도착해 나머지 꼬치를 먹어준다. 기가 막힌 공원을 찾아서 기분이 좋았던 하루를 맛있는 숯불고기로 마무리해 준다.


3월 21일 : 치앙마이 최대 쇼핑몰, Central Festival Chiang Mai


오전 9시 20분

오늘 아침 첫 목적지는 어제 발견한 공원인 Nong Buak Haad. 그녀는 아침 일찍 요가를 하러 먼저 나갔다. 내가 도착할 땐 열심히 요가 중이던 그녀. 난 공원 한 바퀴 천천히 걸어본다. 금방 더웠는지 한 바퀴 돌자마자 카페로 향하는 내 발걸음. 자연스레 들어가서 "Mocha One" 외쳐본다. 그리고 자리에 앉는다. 시원한 실내에서 간단히 일을 하며 바깥을 구경해 준다. 10시 좀 넘어서 카페로 들어오는 그녀. 힘들단다. 덥단다. 그래도 너무 만족하는 그녀. 그녀가 만족하는 모습을 보니 지도에서 우연찮게 공원을 발견한 나 자신이 뿌듯했다. "배고프다. 밥 먹으러 가자"

오전 11시 즈음

그나마 근처에 있는 우리의 단골 식당 Malee Noodle 방문. 자연스레 자리에 앉아주고, 메뉴판을 받아 메뉴를 골라본다. 그녀는 오늘 평소완 다른 음식을 먹어보고 싶다고 한다. 먹어보니 까오 쏘이 소스에 밥을 비벼 먹는(?) 그런 음식이었다. 난 무난하게 팟타이를 먹어준다. 오늘도 역시나 실망시키지 않는 Malee Noodle. 순식간에 흡입해 준다. 그녀의 까오 쏘이 + 밥에도 내 숟가락으로 영역 표시를 해준다. 그렇게 도착하고 단 15분 만에 계산하고 나오기.. 지난번 루트와 똑같이 후식으로 생과일주스를 마시러 가준다, 사장님께 반갑게 인사를 한 뒤 망고주스 하나를 주문해 준다. 개인적으론 수박이 더 맛있지만 망고도 만만치 않게 맛있긴 하다. 오전 일정은 이쯤 해두고 집으로 가자.

오후 3시

숙소에서 간단히 운동도 좀 하고, 쉬다 보니 갑자기 심심. 구글 지도를 켜본다. 그러다 눈에 띄는 이름 하나. Central Festival Chiang Mai. 클릭해 보니 평점도 굉장히 높고, 리뷰 개수도 어마어마하다. 우리의 오후 목적지는 무조건 여기다. "여보 여긴 무조건 가야지, 그랩 부른다?" - "ㅋㅋㅋ 그래" 우리의 마음을 아는지 몇 분만에 도착한 그랩. 약 15분을 달리니 서서히 보이는 큰 건물 하나. 건물 한쪽엔 큼지막하게 Central Festi... 적혀있다. "에이 우리나라 쇼핑몰이 더 크... 우와 진짜 크다 ㄷㄷ" 감히 치앙마이에서 제일 큰 쇼핑몰이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닌 것 같다. 택시는 입구 바로 앞에 우릴 내려준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대기업 브랜드들. 스타벅스, 맥도널드, KFC, 버거킹 등등.. 갑자기 분위기 한국? 어마어마한 규모에 입을 떡 벌려준다. 한편으론 우리나라의 쇼핑몰과 크게 다를 게 없다는 생각도 해본다. 지하 1층엔 먹거리가, 어떤 층엔 스포츠, 또 어떤 층엔 캐주얼, 영화관 등 흔히 볼 수 있는 쇼핑몰 모습이다. 그렇게 한층 한층 구경하다 발견한 'You'll Never Walk Alone' 문구. 리버풀 팬이라면 웅장해지는 문구다. 하필 이 쇼핑몰에 딱 하나 있는 축구 용품점이 리버풀이라니.. 이건 운명이다. 혼자 기념사진을 여러 장 찍어본다. 이런 모습을 멀리서 구경하는 그녀. 기념품을 구매하진 않았다. 내 버킷은 리버풀 구장 근처에서 구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또 쇼핑몰을 구경하다 보인 동물들. 1층 한쪽엔 강아지, 고양이 등을 포함해서 이구아나, 뱀, 부엉이 등도 볼 수 있게 해 놨다. 이 동물들은 파는 건진 모르겠다. 고양이나 강아지, 토끼 등은 판매하고 있었다. 어느 정도 쇼핑몰 구경을 한 뒤 지하로 내려가본다. 둘러보다 눈에 띈 꼬치 하나. 당장 하나 주문해 본다. 그리고 또 보이는 바로 옆 빵. 그것도 주문해 본다. 계산을 마치고 구석에서 한입씩. 와.. 맛있다. 하나 더 살 뻔했다. 겨우 참았다. 애매한 시간이라 저녁을 벌써 먹으면 이따 또 먹어야 하기에 여기까지만... 그리고 잠시 앉아서 쉬기 위해 카페 하나를 들른다. Roastniyom. 태국에서 간간히 볼 수 있는 커피 프랜차이즈다. 각자 커피 한 잔씩 주문해 본다. 아래가 훤히 보이는 자리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하며 시간을 보낸다.

오후 5시 30분

시계를 보니 벌써 한 시간이 더 흘러있었다. 얼른 집에 가야 해서 짐을 챙겨본다. 오늘은 한국 VS 태국 축구를 하는 날이다. 한국 홈인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하는 경기다. 현지시간으로 6시에 하기에 부랴부랴 1층으로 내려간다. 내려가면서 갑자기 든 생각. 지금까지 태국에서 맛있는 치킨집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럼 난 축구를 맛없는 치킨을 먹으며 봐야 한다? "여보 KFC에서 포장해 갈까?" - "그래, 그러자 그게 낫겠다" 1층에 있는 KFC에서 치킨을 포장해 준다. 그래도 KFC인데 설마 맛없을까 ㅎㅎㅎㅎ 그랩을 불러준다. 금방 왔다. 얼른 숙소로 돌아가본다.

오후 6시 10분

하필 차가 막히는 시간대라 조금 늦게 숙소에 도착했다. 그래도 전반 5-10분 사이여서 다행히 너무 늦지 않게 축구를 볼 수 있었다. 치킨 포장을 뜯어준다. 오랜만에 맡아보는 치킨 냄새. 기대된다. 과연 태국 KFC 치킨은 어떨지..? "와그작 쩝쩝" 흠.. 이상하다. 세계적인 기업인데 KFC.. 이날 먹어본 이후 더 이상 KFC는 내 머릿속에서 떠오르지 않았다. 맛 설명은 여기까지 하겠다. 축구 결과는 아쉬웠지만 그래도 인생에서 처음으로 해보는 외국에서 축구 시청, 그것도 내가 여행하고 있는 나라랑 하는 축구. 기억에 남을 추억 하나 쌓으며 오늘 하루는 이렇게 마무리해 본다.


3월 22일 : 매력적인 야시장, 치앙마이 대학교 야시장


오전 10시 30분

오늘도 그녀는 아침 일찍 요가를 갔다. 한국에서 그렇게 하고 싶어 하던 요가. 다행이다. 여기서라도 매일 즐길 수 있어서. 난 숙소에서 간단하게 오전 업무를 하고 공원으로 향한다. 열심히 요가 중인 그녀. 아직 끝나기 전이라 나도 간단하게 운동해 본다. 갑자기 심장이 뛴다. “달려보자” 남들의 시선을 느끼며 뛰어본다. 오버했나 보다. 한 바퀴밖에 안 뛰었는데 숨이 넘어가려고 한다. 너무 더운 날씨 때문인가. 아니면 그냥 운동 부족인가. 분명 난 숙소에서 내 나름 매일 홈트를 하는데.. 나에게 큰 실망을 하며 요가를 끝난 그녀와 만난다. 숙소 들어가기 전에 아침을 먹자고 얘기한 뒤 숙소 근처 브런치 카페에 방문한다. 평소 지나가다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카페다. 좌석은 그리 넓지 않다. 우린 직원의 안내에 따라 2층 좌석에 앉아준다. 호스텔과 같이 하는 카페라 2층 카페 공간을 제외한 나머진 투숙객을 위한 공용공간이었다. 메뉴판을 받아준다. 읽어준다. 주문한다. 음료 각 1잔과 음식 각 1잔. 난 그토록 마시고 싶었던 바닐라라떼를 주문했다. 이상하게 치앙마이 카페들은 바닐라라떼가 은근 없다. 약 10분 뒤 나온 음식. 비주얼 하나는 최고다. 브런치카페를 세 곳 정도 방문했었는데 가성비는 여기가 최고였다. 난 피자토스트 그녀는 계란과 두부 버섯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 음식(?) 그리고 토스트 한 조각과 딸기잼을 주문했다. 음식 맛은 물론 음료 맛까지 최고였던 브런치 카페, Bloomin’ moon cafe. 그리고 숙소로 복귀한다.

오후 2시 30분

숙소에서 각자 일을 하고, 그녀의 오후 일정인 헤어커트를 하러 미용실로 출발한다. 그랩이나 썽태우. 뭔가 지루하다. 그래서 찾아본 독특한 교통수단. GoGoBike. 전동킥보든데 오토바이처럼 생긴 교통수단이다. 한국 고고씽이 생각났다. 회원가입을 하고 이용할 수 있게 돈을 충전해 본다. 각자 100밧씩. 10분당 20밧이니까 미용실까진 충분해 보였다. 마침 숙소 근처 많이 보이는 고고바이크. 각자 하나씩 Lock을 풀어본다. 그리고 헬멧을 쓴다. 손잡이 엑셀을 돌려본다. 슝~~ 재밌다. 물론 위험한 교통수단이라 조심히 달렸다. 생각보다 더 재밌다. 그렇게 님만해민 지역으로 20분 정도 달려 미용실 앞 도착. 올드타운과 님만해민 지역은 고고바이크 주차장이 많다. 그렇게 한 시간 동안 각자 커트와 커피를 즐기며 보냈다.

오후 4시

그녀에게 연락이 왔다. 끝났다고. 곧바로 짐을 챙겨서 미용실 앞으로 가본다. “오~ 한국미용실과 비슷한 결과물” 그녀가 나름 만족했다. 물론 가격은 상당히 의심스러운 정도였긴 하지만.. 그래도 서비스가 굉장히 좋았다고 하니 다행이었다. 자, 그럼 이제 야시장으로 가볼까? 지도를 검색해 보니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걸어가기로 결정. 걷다 보니 든 생각. 택시 잡을걸.. 왜 항상 지도에서 보면 가까워 보이는가..? 매일 드는 생각이다. 이런저런 얘기하며 구경하며 걷다 드디어 도착한 야시장. 치앙마이 대학교 야시장, Malin Plaza. 처음부터 보이는 먹거리 ZONE. 빠르게 들어가 본다. 음식 냄새를 맡으니 배에선 꼬르륵 소리가 난다. 그나마 손님이 제일 많은 식당으로 향한다. 자리에 앉아준다. 직원이 메뉴판을 가져다준다. 음식이 굉장히 많다.. 겨우 하나씩 골라준다. 야시장이라는 이름답게 가격은 굉장히 저렴하다. 난 크리스피 포크 볶음밥, 그녀는 양념된 크리스피 포크 덮밥. 한입씩 먹어본다. 그녀 왈 "와.. 이거 진짜 맛있다.." - "에이~ 또 오버한다." 하며 한입 뺏어 먹어본다. 거짓말이 아니었다. 진짜 맛있었다. 아니 어떻게 2천 원대 음식이 이렇게 맛있을 수가 있지..? 하며 음식 나온 지 5분도 안돼서 다 먹어치웠다. 계산을 하고, 다시 구경모드. 근데 너무 덥다. 결국 구경하다 스무디 한 잔 사서 마시며 구경 다시 시작. 님만해민 방향에서 오면 제일 먼저 보이는 야시장이 Malin Plaza고, 대학교 방향으로 좀 더 가면 Kad Na Mor Market이라고 또 있다. 이 시장은 Malin보다 음식 파는 곳이 적다. 대신 옷 파는 곳이 엄~청 많다. 덕분에 여기서 필요했던 나시티 두 개를 GET 해준다. 한 벌당 100밧, 두 벌해서 200밧. 어떤 곳은 동묘처럼 빈티지 옷을 많이 팔고 있었다. 말이 빈티지지 자세히 보면 뭔가 중고 옷 ㅎㅎ. 구경만 해주고 나온다.

오후 6시 30분

약 1시간 30분 정도 즐기고 숙소로 향한다. 마침 누군가 썽태우 아저씨와 열심히 협상을 하고 있길래 살짝 뒤에 서본다. "올드타운?" - "에~?..... 예스" 드디어 처음으로 타보는 치앙마이 썽태우 택시. 타고나서 알았다. 단체 택시도 택시다. 내가 원하는 목적지를 얘기하면 되는데 그냥 올드타운만 얘기했다.. ㅎ 뭐 처음이니까. 아무튼 어린 친구들과 함께 탄 썽태우. 처음엔 조용히 태국 MZ들 얘기 듣다가 한번 말 걸어본다. "Hi~ 사와디~크랍" - "ㅋㅋㅋㅋㅋ 사와디카~" 다행히 무시하지 않고 웃으며 받아주는 태국 MZ 아이들. 덕분에 람빵에 대한 얘기도 좀 듣고, 무슨 말인진 모르겠지만 그냥 잘 웃어주며 올드타운에 도착했다. 먼저 내리는 아이들. 웃으며 작별 인사 해준다. 그리고 우린 그나마 숙소 방향으로 지나가는 길에서 하차. 썽태우엔 하차벨이 따로 있어서 누르면 바로 그 자리에 내려준다. 약 20분 만에 도착한 올드타운. 숙소로 걸어가 준다. 들어가기 전에 세븐일레븐 들려 필요한 물이나 음료 등을 사서 들어가 준다. 평범했던 하루 마지막에 젊은 기운을 준 태국 MZ 아이들에게 감사함을 전하며 이번주 우리 커플의 여행 이야기를 마무리해본다.


저희 커플의 소소한 여행 이야기를 읽어주신 모든 분께 감사 인사 먼저 드립니다. 다음 주도 묵묵히 그리고 좀 더 나은 글솜씨로 여러분을 찾아뵙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리며 이만 물러가도록 하겠습니다. 매일이 행복으로 가득 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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