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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웅인 Apr 17. 2023

누가 피해자이고 누가 가해자인가.

영화 <빛과 철>(2021) 간단 리뷰(스포일러 O)

[영화 빛과 철 정보]


 억울하게 죽은 이에 대한 진실을 파헤친다. 파헤칠수록 드러나는 사건들. 많은 사람들이 얽히고설켜 분노와 함께 마음이 쓰라린다. 그런 상황에서 보이는 나와 비슷한 아픔을 갖고 있는 사람들. 하지만, 나는 저들의 아픔을 보고 싶지 않다. 저들은 가해자이고 나는 피해자이다.






<빛과 철>(2021) 스틸 컷


 희주(김시은)는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은 후 힘들어하다가 다시 마음을 먹고 직장을 구하러 간다. 그 직장은 이전에 그만두었던 곳이었고, 그녀는 바로 채용이 된다. 그렇게 일을 하던 도중 마주치게 된 영남(염혜란). 그녀는 자기의 남편과 교통사고 난 남자의 부인이다. 그 부인의 남편은 현재 몇 년째 의식불명 상태로 지내고 있다. 이미 다 옛날 일이고 생각하기만 하면 본인만 힘들기 때문에 영남(염혜란)을 피해 일을 그만두려 하다가 그녀의 딸인 은영(박지후)에게 뜻밖의 소식을 알게 된다. 은영(박지후)의 아빠는 당시 자살을 하려고 마음먹은 상태에서 차를 몰고 갔다는 것이다. 이 소식을 들은 희주(김시은)는 자신의 남편이 사고로 죽은 게 아닌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했다고 생각하며 경찰 및 변호사를 찾아가며 다시 그때의 사건을 들춘다. 그렇게 사건을 들출수록 드러나는 진실들. 왜 다 끝난 일을 이제야 파헤치려고 하는지에 대해 희주(김시은)는 무슨 말들을 늘어놓지만, 당시 자신도 남편과 이혼을 준비하고 있었던 사실은 변함이 없다. 그래도 희주(김시은)는 늦었지만 사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였고, 영남(염혜란)도 인정하기 싫었지만 자신의 남편이 자살을 시도하려고 한 명백한 증거를 알게 되며 머리가 아파온다. 하지만 영남(염혜란) 역시 자신의 남편이 희주(김시은)의 남편을 죽이려는 의도가 없다고 믿으며 싸움을 하는 사이에 의식불명이었던 남편이 깨어났다는 소식을 들으며 영화는 끝난다.



 희주(김시은)와 영남(염혜란)의 팽팽한 대립 속에 긴장감이 감돌며 흘러가는 이야기가 제법 재미있다. 그렇다고 너무 정적이지도 않게 흘러가니까 지루함 없이 영화에 몰입을 할 수 있었다.



 누구에게 손을 들어 줄지는 철저히 보는 이에게 결정을 내리게 하는 게 좋았다. 그만큼 보는 이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고, 나오는 인물들이 갖고 있는 억울함도 있겠지만 분명히 자신들도 잘못한 점들이 있으면서도 끝까지 부정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마치 '이렇다고 해서 우리 남편이 잘못한 게 아니야. 우리는 피해자야.'라고 계속 되새김질하는 것 같았다.



 희주(김시은)도 죽은 자신의 남편을 위해 끝까지 이 일을 파헤치고, 영남(염혜란) 역시도 의식불명인 남편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은 눈물겨웠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 둘은 서로 싸워야 하는 건 그만큼 지키고, 믿고 싶은 게 있기 때문이었다.



  배종대 감독 작품을 이번 <빛과 철>(2021)로 처음 접했다. 영화의 이야기가 탄탄하고, 이야기를 통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것이 정말 좋았다. 이전 영화들은 아직 볼 수 있는 플랫폼이 없어 볼 수가 없지만, 추후에 볼 기회가 생기면 보고 싶다. 그리고, 차기작도 기대가 된다.






별점 : ★★★★

(5개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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