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스포츠 해설가를 꿈꾼 적이 있었습니다.
종목을 가리지 않고 밤을 새워 경기를 보기도 했고,
학교에 가는 것도 잊을 만큼 빠져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스포츠와 관련된 일을 하면
평생 행복할 거라고 믿었습니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종목별 월드컵,
메이저리그와 유럽 축구리그까지
가리지 않고 몰입해서 시청했습니다.
구기종목이든 격투기든,
완벽하게 룰을 익히는 데 열정을 쏟았고,
경기를 본 후에는 제 나름의 관점을 정리해 보는 습관도 생겼습니다.
볼링, 골프처럼 직접 해보는 것도 좋아했습니다.
기본에 흐르는 원리를 파악하는 데 능숙했고,
덕분에 새로운 운동도 빠르게 익힐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여러 종목을 보고 배우면서
공통적으로 듣던 말이 하나 있었습니다.
“힘을 빼세요.”
특히, 스윙을 통해 타점을 정확히 맞추고
유연하게 공을 원하는 곳으로 보내야 하는 운동일수록
이 조언은 더 중요하게 들렸습니다.
공, 도구, 그리고 내 몸이 일정한 리듬에 따라
자연스럽게 움직이지 않으면,
욕심과 긴장이 개입하는 순간
헛스윙이 나오거나, 부상의 위험이 커졌습니다.
세 가지가 하나로 일치되는 '삼위일체'의 순간을 만들기 위해
몇 개월, 때로는 몇 년을 참고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힘이 빠지면서
몸과 도구와 공이 하나가 되는 순간을 경험하게 됩니다.
'힘을 빼라'는 말은 결국
흐름에 나를 맡겨보라는 뜻이 아닐까요?
흐름을 내가 만들려 하지 말고,
그 흐름 속에 자신을 내던져보는 것.
물론 그건 엄청난 용기와 숙련이 필요한 일이지만,
결국 그렇게 될 때에야
우리는 비로소 어떤 일이든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