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철학박사 마이오스 Sep 29. 2024

별자리 이야기(신화)의 탄생

별에 관한 이야기들은 주로 고대 그리스에서 만들어졌다. 당연한 말이지만, 밤하늘의 무수히 쏟아져 내리는 빛나는 별들을 생각한다면 인간의 시선을 하늘로 향하게 할 것이다. 별을 향한 고정된 시선의 경외감이 신성을 불러일으키면 인간을 본능적 사색의 세계로 인도한다.


역사적인 관점에서 보면 모든 문명에서 별에 관한 이야기는 다양한 형태로 존재했다. 그러나 상고시대부터 별에 관한 이야기는 그리스에서 가장 발달하게 된다. 그곳에서 민주주의 제도가 태동한 문명의 특성을 생각하면 당연해 보인다. 


고대 그리스 시인 ‘아라토스’는 그리스인들이 고안한 별자리의 이야기는 신도 아니고 그들의 독창적인 창조물도 아닌 미지의 선조들에게 물려받은 유산을 이어받았을 뿐이라고 이야기했다. 

별에 관한 신성한 본능이 우리에게 일깨운 각성은,  고대 그리스인들 통해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가치인 '아레테'라는 개인적 탁월함과 미덕이라는 포괄적 선의 개념을 만들었다.


델포이 신전 벽에 새겨진 첫 번째 조언 ‘너 자신을 알라’는 별을 바라보면서 우러난 인간의 내면적 성찰이 드러난 현상의 상징을 말하고 있다. 


그들의 자유주의적 사고는, 연극과 문화 예술 등에서 공동체 수준에서 선의의 경쟁을 고취하고 비극마저도 승화시킬 수 있는 절제된 윤리규범에 맞추어 상영될 만큼 잘 정립되어 있었다.


이러한 고대 그리스인들의 정신적 자세는 자연주의철학을 바탕으로 무생물에도 생명과 감정을 부여하고, 다신론의 이야기인 신화의 신들을 인문적 감성으로 의인화하여 탁월한 스토리텔링을 구현했다. 이것들이 가져온 결과로, 호메로스, 헤시오도스, 에우리피데스, 크세노파네스 등 수많은 역사적 이야기꾼들을 배출해내기도 하였다.  


신들에게 부여된 창조적 힘은 다른 문명의 고대문화에서도 나타난 보편적인 특징이다. 그러나 그리스가 가진 장점은 이러한 발달된 자연주의 철학을 바탕으로 민주주의철학의 특출한 철학자들을 배출했다. 이들이 남긴 업적으로 현대를 사는 우리는 아직까지도 그들 즉,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가 남긴 철학적 사유의 그늘아래 신학을 포함한 모든 철학이, 그들을 제외하고는 철학적 논의가 불가능할 만큼 여전히 굳건한 토대로 남겨져 있다.


고대 그리스의 별자리 이야기는 총 48개로 구성이 되어 있지만, 현재는 그 수가 88개까지 늘어난 별자리로 구성이 되어 있다. 그 이유는 과학의 발전 때문인데, 고대 천문학은 인간의 시각에만 의존한 별자리의 관측에서 시작이 되었지만, 근대 망원경의 발견과 더불어 발전된 과학이 추가로 발견한 별자리들이 합류하면서 증가한 숫자다. 


인간의 정서를 품고 있는 별자리의 의미는, 정확히 말하자면, 고대 그리스에서 이야기하는 48개만이 의미를 갖는다고 말할 수 있다. 근대 이후에 발견된 별자리들은 실질적으로는 과학적 발견이라는 의미 이외에는 인문학이나 철학적 가치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밤하늘의 별들의 이야기는 파도처럼 굽이치는 인간의 정서를 생동감 넘치는 비극과 희극 그리고 감정적 서사시와 더불어 건축과 예술의 영역까지 포괄하기 때문에 과학적 시각만으로 판별한 별자리는 인문학적 가치가 부재하다고 볼 수 있다.


천문학과 점성학 용어의 구분은, 근대이전까지 별자리에 관한 천문학은 점성학을 아우른 포괄적 개념이었다. 그러나 근대 과학의 발전과 함께 등장한 망원경의 발견이 계몽주의시대를 거치면서 과학적 인식의 범위를 넘어선 것들은 모두 점성학이라는 이원적 분류를 통해 비과학적인 미신의 분야로 분류해 버렸다. 


점성학은 비과학적이라는 미신의 개념에도 불구하고 사유가 메마른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은 별자리의 이야기가 주는 레트로적인 감성을 은연중 그리워하고 있었기에 ‘타로’라는 점성학 기반의 개인적 운명 같은 이야기들에 선풍적인 매력을 느끼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점성학이 그동안 미신이라는 창고에 처박혀 있다가 느닷없이 소환된 가십성 이야기에 불과한 것인가에 관해서 생각을 해보고자 한다.

이전 01화 목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