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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학박사 마이오스 Sep 29. 2024

천문학과 점성학의 차이

천문학과 점성학에 대한 현대인의 인식은 과학과 미신이라는 차이를 가진다.


역사를 거슬러 살펴보자면, 르네상스 시대까지는 천문학과 점성학의 구분이 없었다. 단지 ‘astrologu’라는 라틴어로 통칭해서 불렀다. 단어의 의미는 ‘별자리 모양에 대한 학문’이라는 뜻을 가졌다. 여기에 라틴어로 학문이라는 ‘-ology’라는 관례상 학문을 뜻하는 접미사를 붙여서 ‘astrology’라고 불리게 되었다.


동양에서는 ‘천문(天文)’이라는 단어로 사용되었다. 여기서 천문의 의미는, 하늘에 나타난 별들의 운행을 무늬(文)로 표상한다는 뜻이다.


한자의 어원이 대부분 사서(四書)와 삼경(三經)에서 유래되었듯이, 《주역》〈계사상〉 구절에서 유래한다.


“우러러 하늘의 무늬를 보고, 허리 굽혀 땅의 결을 살핀다(仰以觀於天文, 府以察於地理)”


고대 천문관찰은 관측에 주 목적을 두고서, 계절과 시간을 측정하고 방위와 거리를 알고자 했던 과학적 목적과 다른 한편으로는 주관적 의식을 동원하여 하늘과 사람 사이에 놓인 위대한 비밀을 찾아서 인간사와 세상사를 미리 읽어내기 위한 술사적인 즉, 점성술적인 목적이었다.


전자는 근대 이후 천문학이라는 과학의 길로 분류되었고, 후자는 점성학이라는 다른 분야로 나뉘게 된다. 이들이 나누어지기 이전에 그들이 가진 천문학 지식은 모두 동일했다는 면에서, 천문과 점성의 분류는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점성학은 각 문명들이 기간과 규모의 차이만 있었을 뿐 모두 존재했다. 그러나 각기 역사적 과정을 통해 변화를 거치면서 소멸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학문적 역량을 꾸준히 발전시켜 훌륭한 결과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역사적 과정에서 존재감이 떨어진 것들은 설명에서 일단은 제외하고,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는 점성학은 ‘서양 점성학’과 ‘인도 점성학’이 있다. 


국내에 점성학에 관한 대중적인 인식은 모두 서양 점성학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서양 점성학도 신본주의 사고가 지배했던 중세시대에는 쇠락의 길을 걸으면서 존재감을 상실했지만 르네상스시대에 다시 부활하기 전까지 상당한 학문적 퇴보를 감당할 수밖에 없었다.


반면에 인도 점성학은 인더스 문명과 함께 점성학을 자신들만의 고유한 방식에 더해 ,서양 점성학까지 흡수하여 독창적인 학문의 발전을 이루어 냈다. 


대한민국은 계몽주의적 근대화 과정에서 편향된 서구 제일주의 사고가 후진국이라는 이미지의 인도 점성학을 생소하게 바라보게 만들었지만, 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이미 인도 점성학은 서양 점성학과 더불어 대중성을 가지고 있었다.


서양 점성학과 인도 점성학은 천문관측이라는 큰 틀에서 보자면 유사해 보이지만, 해석이라는 내부로 들어가 보면 근본적으로 차이가 난다. 즉, 서양 점성학과 인도 점성학은 완전히 다른 체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인도 점성학은 학문적 뿌리가 워낙 깊고 탄탄하며, 그 범위 또한 방대하다. 여기서 앞으로 언급하는 점성학은 인도 점성학이다. 서양 점성학과 인도 점성학을 쉽게 비교하자면, 서양 점성학은 마스터가 가능할 수도 있지만, 인도 점성학은 마스터가 불가능하다고 표현하는 것이 이해가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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