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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ela Jun 21. 2024

매력 있는 도시, 보스턴 여행기

미국에서 대학원을 다닐 당시 보스턴에 사는 한 친구가 동기들을 부모님댁에 초대하면서 보스턴 여행을 다녀왔다. 보스턴 또한 처음 가보는 도시였다. 그 친구는 조부모님부터 부모님, 그리고 그 친구와 형제들까지 다 같은 집에서 살았다고 한다. 나중에 조부모님이 근처의 다른 집으로 이사 가시고 그 친구를 비롯한 형제들이 대학을 가며 독립을 하면서 부모님이 사는 집이 되었다고 한다.



낮에는 다 같이 보스턴 바닷가를 들렀는데 파란 물색과 하늘이 어우러져 한가로운 분위기가 좋았다. 보스턴은 바닷가에 가까이 있어 미국이 영국의 식민지였던 때, 보스턴 티 파티라는 역사적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던 곳이다. 미국 독립전쟁의 시작점이 되기도 했던 사건. 친구가 이야기를 해주는 모습에서 미국의 자유를 지키고 독립을 이끌어냈던 보스턴의 역사에 대한 친구의 자부심이 느껴졌다. 사실 한국에서 이런 사실에 대해 배웠을 때는 역사 속 내용 한 가지 정도였는데 새삼 미국도 식민지 시절이 있었고 독립을 위해 노력했던 나라였구나 싶었다. 보스턴 토박이 친구와 보스턴 바닷가에서 역사 이야기를 하니 그들의 삶이 조금은 더 와닿았다.



여행을 가서 구경을 하다 보면 금방 출출해져 먹거리를 찾게 된다. 우리는 근처 마켓을 들렀다. 보스턴이 바닷가 근처라 그런지 랍스터가 들어간 샌드위치인 랍스터롤이 그 지역 명물이었다. 나에게 랍스터는 다소 고급 음식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시장에서 팔고 있어서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 하긴 지역마다 많이 나는 특산물은 쉽게 접할 수 있게 마련인가 보다. 랍스터롤은 갓 구워낸 빵 위에 간을 한 랍스터를 듬뿍 올려주는 것이었다. 부드러운 랍스터와 갓 구운 빵의 조화가 잘 어우러지는 메뉴라 기억에 남는다.



그 근처에서 유명하다는 패스트리 가게도 들렀다. 정말 인터넷에서 보던 미국식 간식들처럼 초코칩이 가득 박힌 크림이 듬뿍듬뿍 들어 있었고 맛도 굉장히 달았다. 조금은 과도한 듯 달면서 짠 단짠을 충실히 재현하는 맛이랄까. 미국이 아닌 나라에서 온 친구들은 모두 당뇨가 걸릴 것만 같은 맛이라며 아메리칸 스타일 간식을 즐기면서도 놀라는 분위기였다.


이어서 친구는 보스턴에서 가볼 만한 곳으로 우리를 이끌었다. 보스턴의 도시 뷰를 구경했던 재미도 있었지만 나에겐 고풍스러운 느낌의 보스턴 공공 도서관 (Boston public library)가 인상적이었다.



무료로 이용 가능한 공공 도서관을 예전 모습 그대로 유지하고 관리하는 노력이 느껴졌다. 한국에도 도서관이 잘 되어 있는 곳도 많지만 공교롭게도 내가 한국에서 최근 몇 년간 살았던 곳 근처에는 도서관이 없었다. 멀리 가야만 하니 잘 안 찾게 된다.


어릴 때 부모님과 살았던 동네에는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공공 도서관이 있었다. 동화책을 마음껏 빌려 읽고 도서관 곳곳에 앉아 책을 펼쳐 읽었던 기억이 추억으로 남아 있다. 나도 그렇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전체적으로 책을 점점 안 읽는 추세라고 한다. 읽더라도 종이책보다 전자책을 많이 보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외국의 오래된 도서관들을 보면 우리도 공공 도서관만큼은 소중하게 여기고 보존했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보스턴 공원의 사진으로 보스턴 여행기를 마무리 짓는다. 미국인 가족의 집에 초대받은 것은 처음이라 조금은 긴장하기도 했던 여행이었는데 따뜻한 환영을 받으며 다녀왔다. 친구 부모님은 저녁을 맛있게 차려 주시고는 냉장고에 간식거리를 가득 채워두고 편히 놀라며 저녁 일찍 집을 비우고 나가시기도 했다. 나도 나중에 이런 쿨한 부모님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아무튼 이때까지는 미국에 대해 여러 이미지가 있었고, 제일 큰 생각은 한국과 많이 다르다는 것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여행 이후로 어찌 보면 사람 사는 곳, 다 비슷한 면이 많다는 생각도 하게 된 여행이었다. 나중에 이 친구가 한국에 놀러 온다면 나도 따듯하게 맞아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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