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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ela Jul 05. 2024

와이키키 해변에서 허니문을

벌써 몇 년 전의 일이다. 결혼식을 올리고 가족들과 지인들에게 인사를 한 후 우리는 바로 택시를 잡아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비행기표 일정에 맞추다 보니 결혼식 당일로 비행기 티켓을 예약해 두어서 정신없이 떠났던 기억이 난다.


우리의 신혼여행지는 하와이였다. 와이키키 해변이 보이는 숙소를 기대하며 긴 시간 비행을 거쳐 도착한 하와이. 출발하던 한국은 겨울이었는데 도착하니 공항에서부터 벌써 따뜻함이 온몸으로 느껴졌다.



한가로운 바닷가가 보이는 숙소뷰는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아침에 눈을 뜨고 창문을 열면 보이는 지평선과 파도치는 바다. 바닷소리를 듣고 있자면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정신없이 바쁘던 일상을 잘 포개어 한국에 잠시 두고 온 기분이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올 때라서 반짝거리는 크리스마스트리와 장식이 여기저기 보였다.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느낄 수 있는 특이한 기분이었다.


와이키키 해변 근처에 늘어선 쇼핑몰 구경도 재밌었다. 낮에 쇼핑몰 구경을 하며 가족들 선물로 사갈 파인애플 쿠키와 초콜릿도 살 수 있었다. 유명하다던 파인애플 쿠키는 포장 케이스부터 귀여웠고 맛도 있었다.


봉지에 파는 해물찜 느낌의 메뉴를 파는 음식점도 다녀오고, 전부터 가보고 싶던 가게인 치즈케이크 팩토리도 다녀왔다. 치즈케이크는 특히나 달고 찐한 크림 맛에 미국 음식 느낌이 나는 케이크였다. 개인적으로 맛은 있지만 물릴 정도로 달고 찐한 것이 미국 음식의 특징인 것 같다.



와이키키 해변가 밤 산책도 잊지 못할 추억이다. 해가 지는 모습을 보고 있다 보니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묘한 색감이 멋졌다. 조금 걷다 보니 또 금세 컴컴해졌다.


와이키키의 밤 풍경도 정말 아름다웠다. 하지만 잘 기억 안 나는 이유로 갑자기 말다툼을 했다가 금방 화해했기에 더 기억에 남는다. 잘 안 싸웠던 우리였기에 거의 첫 말다툼이었다. 얼마간 서로 말없이 바닷가에 서 있었는데 예쁜 바닷가를 보고 있자니 화가 가라앉으면서 별 의미 없다는 생각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싱겁게 화해를 하고 마저 산책을 이어갔다.



서핑을 하는 사람들, 서핑보드를 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 해변가에 앉아 있거나 누워 있는 사람들. 모습은 제각각이지만 하나같이 여유로워 보이는 모습에 나도 마음이 편해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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